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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고 이기는 말하기 기술
김은성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적을 만들지 않고 이기는 말하기 기술 - 김은성
쇼펜하우어의 나를 지키는 논쟁적 토론술,
현실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알려주는 갈등의 논쟁을 넘어 건강한 소통에 이르는 법.
책을 수식하는 설명이 많은 책이다. 사실 ‘쇼펜 하우어’가 없었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한 철학자의 이름만으로, 그 명성으로 무조건적 수용은 아니었지만 논쟁과 토론을 이야기하는데 쇼펜 하우어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질까? 하는 호기심은 컸다.
불행이 삶의 근본이라 말하는 쇼펜 하우어는 익숙하고도 당연스럽게 염세주의의 대표격 철학자로 알고 있다. 그가 고통과 불행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 자체의 나약함이었고 많은 걸 갈망하지만 끝내 채울 수 없는 인간의 몽매와 불행이 삶의 기본값이라 이야기한다. 그런 그가 논쟁과 토론에서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페이지를 얼마 넘기지 않았는데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토론의 법칙>이라 해서 그의 유고집의 일부가 프라우엔 슈타트에 의해 편집되어 세상에 출간되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참혹한 현실과 비참하고 어두운 인간 군상을 목격한 후 그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골몰하며 철학적 사유를 펼친다. 어머니의 살롱에서 괴테나 여러 명인들을 만나 철학을 공부한 그가 자신의 철학이 빛을 보지 못하고 헤겔에게 밀려 고독한 시간을 보내던 와중 쓴 책이 바로 <토론의 법칙>이라고 한다.
결국 토론은 정신으로 하는 검술이다. 논쟁을 정신적인 검술로 보는 이유는 토론이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지적 경쟁과 전략적 싸움으로 보기 때문이다. 32p
쇼펜하우어의 토론의 기술(검술, 사술)을 바탕으로 무수한 ‘말하기 기술’이 소개되는 책이다. 어떤 지점에서는 뭘 이렇게까지?라는 생각도 들고, 또 어떤 지점에서는 앞으로의 독서모임에서도 기억하고 있으면 좋을 팁까지 두루두루 담긴 책이다. 다만, 공격, 반격이라는 단어에서 유추되듯 경쟁적 말하기 처세술에 가깝다 보니 비약적인 부분들도 적지 않고, 정치인들의 담론이나 토론이 금세 연상되어 불편해지는 지점들도 없지 않았다. 결국, ‘말싸움’에서 이기는 기술이라는 면에서는 정신이 번쩍 들 만큼 간결하고 강력하지만 이 기술이 필요한 순간들이 아니라면 굳이 권하고 싶은 기술들은 아니다.
뒷장, ‘나를 지키는’ 말하기 기술이 소개되는데 확인하고 해석하고 질문하는 과정들을 죽 읽어 나가다 보니 독모 참여자로서 내가 가져가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한 번 더 체크할 수 있어 좋았다. 출처와 근거 확인, 의도 의미 구체성에 대한 질문, 차분한 태도 유지, 프레임 걷기, 때로는 단호하게!
책을 다 읽고 나니 뭔가 헛헛했다. 쇼펜 하우어 때문에 골라든 책이 쇼펜하우어를 모르고 읽으니 어떤 지점들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 책을 마중물로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을 같이 읽어보기로 했다. 책이 책으로 이어지니 기쁘고, 또 함께 읽어주는 벗이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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