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집 -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해비타트 엮음 / 소북소북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 집 - 한국해비타트

오래 전, 부엌에 딸린 욕실에서 아니 그걸 욕실이라 부를 수 있나? 합판을 덧대어 임시로 만들어 놓은 반평 남짓한 공간인 그 곳에서 커다란 고무 대야에 받아 놓은 물로 얼굴과 손발을 씻었다. 바닥은 거친 시멘트가 다듬어지지 않은 채 무성의한 곡선을 만들어 냈고, 무례하게 기운 바닥 중앙에는 커다란 수챗구멍이 있었다. 그 곳을 욕실이라 부르지 않으면 무어라 지칭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 곳에서 늘 몸을 씻고, 빨래를 했기에 그냥, 욕실이라 부르기로 했다. 변기가 없어 그 무례한 수챗구멍 근처에서 늘 오줌을 누었다. 어떤 날을 꽁꽁 언 대야 물을 길쭉한 바가지로 콩콩 두드려 얼음을 깨뜨렸어야 했고 또 어떤 날은 초록색 타원형의 비누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나 있기도 했다. 그 더럽게 춥고 좁았던 또 더럽게 더러웠던 그곳에서 자그마치 3년을 씻었다. 내 몸뚱이 하나 깨끗하게 해보겠다고.

해비타트의 슬로건은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다. 이 짧은 문구에서도 한참을 서성인다. ’모든‘이라는 말인지, ’안락한‘이라는 말인지 사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말이 안되는 말 같아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그런 세상이 있을 수 있나?

작년 이 맘때부터 거의 1년동안 후원하고 있는 단체이다. 후원이래봐야 월 1만원 고작이지만 태어나 처음 후원을 하게 된 단체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독서모임 (나혜림 작가님의 ’클로버‘)이 끝난 직후였다. 가난에 찌부러진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것이, 그 가난이 무엇인지가 너무나도 크게 다가와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운 날이었다. 독서모임이 끝난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해비타트 조끼를 입은 남자분이 책벗뜰로 들어와 후원서를 내밀었다. 그때 그 분이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먹는 거, 입는 거 다 중요하지요. 근데요. 집이 있어야 돼요. 위험하지 않게, 따뜻하게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이 사실은 제일 필요한 거예요.“

그 말을 전하던 분의 얼굴과 그 순간 내가 느꼈던,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강렬한 무언가는 여전히 생생하게 가슴 속에 남아있다. 집이 갖는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가. 단순히 지붕이 있는 곳? 잠을 잘 수 있는 곳? 편히 쉴 수 있는 곳?

이 책을 읽으며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새롭게 정의내려볼 수 있었다. 책은 한국해비타트 팀장을 비롯 사무국장과 매니저들과 자원봉사자의 입을 통해 단체에서 실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집이 집으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그들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지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공간의 의미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집은 그냥 집이어서는 아니된다.

오래 전 그 집에서, 그 욕실에서 나는 어떤 것들을 떠올렸었나. 그때 내가, 나따위가 무슨 꿈이라도 꿀 수 있었나. 그저 그 더럽고 냄새나는 공간을 벗어나고만 싶었을 뿐. 바람이 좀 덜 들어오는, 얼음물이 아닌 따뜻한 물이 조금 있는, 쥐가 파먹은 비누를 아무렇지도 않게 손바닥에 굴려 머리를 감아야 하는 그런 일들만은 피하고 싶은. 구덩이같던 수챗구멍이 그냥 조금 덜 무서웠으면 했던 정말이지 작고 작은 바람들.

집은, 사람이 살아야 하는 집은 그냥 집이어서는 안된다. ’안락한‘집이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집 말이다.

@habitatkorea

#도서지원 #한국해비타트 #후원 #집 #안녕집 #책추천 #책사애24158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을 견디는 기쁨 - 헤르만 헤세



얼마 전 아이와 대중목욕탕에 갔다. 목욕이 목적은 아니었다. 바데풀이라 해서 100센티미터가량 깊이의 풀에서 헤엄을 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가볍게 몸을 씻고 곧장 바데풀로 향하는 아이는 스노클링 마스크를 쓴다. 아이가 가고 나서 느긋하게 앉아 꼼꼼히 몸을 씻었다. 온탕으로 걸어가는데 바데풀 속에서 물고기처럼 유영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뜨겁고도 차가운 전율이 정수리에 꽂히더니 이내 목덜미와 허리를 거쳐 발바닥 아래로 내리훑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살아오면서 몇 번 느꼈을까 말까 한 엄청난 전율이었다. 아이가 물고기 같다는 생각이 든 건 그만큼 물속에서의 자태가 자유로웠다는 뜻이다. 물속이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어떠한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의 움직임에 따라 곳곳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물거품들을 바라보노라니 그간 내 삶 속에 잡혀 있었던 어떤 옥죔 들이 물거품처럼 퐁퐁 터지는 것 같았다.



인간은 수많은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아픔, 다른 사람의 판단, 자기 자신의 마음, 잠드는 것과 깨어나는 것, 혼자 있는 것, 추위, 광기, 죽음에 대해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가면에 불과하다. 실제로 사람이 두려움을 갖는 대상은 한 가지뿐이다. 몸을 내던지는 것,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 안전했던 모든 것을 뿌리치고 훌쩍 몸을 던지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진 경험이 있는 사람, 그렇게 큰 믿음을 경험하고 운명을 철저하게 믿은 사람은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146p



‘몸을 던진‘ 경험은 말할 것도 없고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나는 단순히 물이 무섭다, 숨을 못 쉬게 될까 무섭다, 코나 귀에 물이 들어가 고통스러울까 겁난다 등 물속에 들어가면 안 될 이유들을 부단히도 들먹였다. 그러나 정작 내가 두려워했던 건 물이 아니었다. 물속으로 뛰어듬, 그 자체를 두려워했던 것이다. 물속에 뛰어든 아이는 물고기처럼 움직였다. 수영을 하지도 못할뿐더러 물속에서 숨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는 아이가 태초부터 물고기였던 것처럼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이는 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그 장면은 지난 나의 삶을 전혀 다른 각도로 조명했다. 내가 두려워했던 건 실제의 그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말미암아 겪게 될지도 모를 일종의 허상 같은 위험이었던 것이다. 허상. 최근 삶을 둘러싼 대부분의 현상과 관념에 널찍하게 도포된 허상을 시나브로 깨닫는다. 그럴 것이다, 그러지 않을까? 그랬을 가야 등 막연하거나 무지한 것들에 아무렇게나 입혀지는 편파적 사고들이 실제적 시각과 감각을 옥죄었던 것이다.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건 단순한 기쁨이나 즐거움, 행복 같은 것들이 아니다. 고통과 슬픔, 비관과 두려움이 함께 있어야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고통을 잘 이겨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것이라는 말과 같다. 67‘는 헤세의 말에서 고통과 비탄, 슬픔과 괴로움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삶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어렴풋 알게 된다. 숨이 막히고, 시야가 흐려지고, 몸이 제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야 그 속에서 나아갈 방향과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것은 수영을 할 수 있냐 아니냐의 말과는 전연 다른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수영은 못하지만 헤엄을 칠 수 있는 건 최선과 차선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자신만의 방법을 어떻게로든 행하고 움직이는 것. 그것은 아홉 살 아이의 물놀이가 나에게 던져준 조그만 돌멩이가 되어 잔잔하고 안전하기만 했던 나의 마음속 호수에 커다란 포말을 일으켰다.



그렇게 이런저런 책을 읽는 동안 자기 자신과 싸우면서 영원한 수수께끼와도 같은 문제들로 이루어진 세계를 헤쳐나가는 것이다. 그와 같은 문제들은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단지 체험할 뿐이다. 그리고 끝에 가서 우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다시 시도해 볼 수 있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것을 새로운 욕구와 열의로 추진할 수 있는 곳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되돌려 놓는다. 264p



최근 읽고 있는 책들이 어떤 구를 이루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 끝에서 무엇을 마주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결국 구 안의 모든 문제들은 하나로 이어져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시도하고, 추진할 수 있는 욕구와 열의를 다지기 위해 부지런히 읽고 쓰겠다.


@moonchusa
#도서지원 #헤세단 #문예춘추사 #에세이 #헤르만헤세 #필사 #책추천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이프 임파서블 - 매트 헤이그


모든 일의 불가능한 면을 받아들이렴. 464

오래전 박완서 님의 <한 말씀만 하소서>를 읽고 굉장히 큰 아픔에 몸서리쳤다. 결혼을 하기도 전 미리 조우한 ‘참척’이라는 말은, 단순한 ‘죽음’ 그 이상일 것이라는 아득한 사실을 책으로 마주한 것이다. 이후 나의 아이를 만난 후 나는 매 순간 ‘죽음’이라는 것에서 그것도 ‘참척’이라는 죽음의 예시 앞에 매 순간 온몸으로 울부짖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또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의 나를 마주한다. 그 속에서 만나는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여성이며, 어떤 엄마인가. 이 책 <라이프 임파서블>이 단순한 소설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나에게는.

일흔의 그레이스는 은퇴한 수학선생님이다. 일찍이 아들이 죽고 무미건조한 삶을 억지로 살아가며 일탈을 벌이기도 하지만 끝내 당면한 현실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에게 삶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던져진 제안은 단순한 집 한 채가 아니라 거대한 장막을 두른 하나의 세계였다. 그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떠난 이비사 섬. 그곳에서 그레이스는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

크리스티나가 했던 말이 계속 떠올랐다. ‘살아 있음을 이토록 강렬하게 느끼고 나면 다른 생명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거든요.’ 내 안의 변화를 부인해 봐야 소용없었다.... 움직이는 우주에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날 보호할 수는 없다. ... 진정한 보호는 항상 타인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능동적으로 베푸는 것이다. 300

아들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런 고통 속에서 일탈로 저지른 부정. 자괴감 속에, 삶의 의미는커녕 살아 있음을 느낄 새도, 느끼기도 싫은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내던진 그녀에게 이비사 섬과 크리스티나의 존재는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된 것 이상으로 우주 속의 그녀의 본연을 세심하게 조명한다. 책은 전작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보다 훨씬 더 풍부한 상상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기고 있었고, 사향지의 향을 맡으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실제와 꿈, 꿈이 아니라면 환상이나 상상 속에서 충분히 그것들과 조우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것을 어떤 자세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는 스스로가 ‘선택’할 문제이다. 그 선택에 어떠한 것도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기를. 스스로 하는 모든 행동은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를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참척의 고통을 겪은 이에게도 다음의 일은 일면 당연스레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 일들에 가능성을 점 치기보다는 (살아야 하나 살지 말아야 하나) 살아 있음, 그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워 ‘다른 생명’ (물론 스스로를 포함하라)을 지켜내기 위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출판사 서평단 50번째 위원단으로 선정되어 (제가 50번째로 운 좋게 선정되었다는 의미가 맞겠지요?) 받게 된 <라이프 임파서블>을 다 읽고 나니 키트에 동봉된 캡과 오렌지 쥬스, 항공 티켓, 사향지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섬세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 무척이나 영광이었습니다. ‘매트 헤이그’라는 명성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 책은 전작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보다 더욱더 의미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에 꽤 많은 부분 연필로 체크를 했습니다. 줄을 그은 여러 부분들을 다시금 톺아보며 조금 더 이시바 섬에 머물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influential_book


#도서지원 #인플루엔셜 #매트헤이그 #라이프임파서블 #장편소설 #소설추천 #치유 #삶의의미 #책사애24155 #책벗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가 아이의 길이 되려면 - 신뢰로 키우는 부모,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오평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가 아이의 길이 되려면 - 오평선

내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은 대부분 학부모의 바람일 것입니다. 공부란 일반적인 학습 역량을 높이는 공부도 있지만 내가 가진 강점을 이해하고 더 강하게 만드는 공부도 있습니다. 공부하라는 말은 넘치도록 하지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아는 데에는 소홀하다면,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아이가 태어난 지 꼭 2,992일이다. 3천일이 다 되어서야 부모로서의 내 자리와 그에 어울리는 역할, 방법이 어렴풋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5살, 유치원에 들어갈 때만 해도 마냥 ’잘 놀아주기‘만 해도 좋았는데 10살을 한 달여 남짓 앞둔 지금은 아이가 ’잘 자라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아이가 ’잘‘ 해줘야 할 것들이 많은 않지만 이것만은 꼭 ’잘‘ 해주었으면 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얼마 전 <아이들의 책 생활>이라는 타이틀로 여러 차례 강의를 했습니다.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였을까요? 아이가 책을 읽는 삶에 젖어 들게 하려면 필수적으로 부모인 우리가 그것에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꽤 긴 시간 설명하면서 저도 모르게 강조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내 줘야 한다‘입니다. ’잘‘할 필요도 없고, ’잘‘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결국 우리 인간은 아이나 어른이나 ’잘하고 있다‘는 인정(스스로의 인정도 중요합니다)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공부든, 관계든, 삶이든 말이지요.

’잘‘이라는 말을 Best가 아닌 ease로 해석해 주시면 됩니다. 최고가 아닌 편함으로 문구를 정렬해 주시면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잘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갈 것이고 그것들을 편안하게 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덩달아 따라오는 것 중 하나가 ’공부‘가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의 공부를 특목고나 스카이로 해석하시기 보다 ’아이의 능력과 목표에 맞게 스스로 잘 해나가는 공부‘로 생각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전반적인 생활(일상)에서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힘을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알아서 ’잘‘해 나갑니다. 그런 아이로 키워내는 것에 부모로서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따뜻한 조언들이 담긴 책이 바로 이 책 <공부가 아이의 길이 되려면>입니다.

함께 올린 피드 사진 속 문구들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늘 알고는 있지만 매번 잊게 되는 육아의 중요한 메시지들이지요. 특히나 ’행복의 기준‘을 표현하신 문장들에 한참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아이의 행복은 부모가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느끼는 것입니다. 244‘ 실감, 행복은 실제로 느껴지는 감정이자 감각이라 말로만 ’행복‘을 운운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떤 행위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를 통한 개인적 감정과 감상이라는 것인데요. 그런 의미로 지금 나의 아이가 어떤 것에서, 어디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관심 있게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그 관심에서부터 시작될 아이와의 관계를 차곡차곡 챙겨 쟁이시기를.

@jiinpill21
@book_twentyone

#도서지원 #오평선 #공부가아이의길이되려면 #김영사 #육아서 #신뢰수업 #멘토 #부모교육 #책벗뜰 #책사애24154 #양산어린이독서회 #양산독서모임 #양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어가 품은 세계 - 삶의 품격을 올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국어 수업
황선엽 지음 / 빛의서가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어가 품은 세계 - 황선엽



아홉 살 아이는 수시로 엄마인 내게 묻는다. ”엄마, 철이 뭐야? 철이 든다는 게 무슨 뜻이야?“ fe가 아닌 건 알겠는데 단박에 튀어나올 말을 못 찾아 어버버 하며 머리를 굴렸다. ”정확한 뜻은 아닐 것 같은데, 엄마가 생각하기엔 어떤 시기에 어울리는 태도와 자세를 일컫는 말인 것 같아. ’한 철‘이 한 시기를 뜻하는 말이거든“ 추가적인 질문과 대답으로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된 아이는 다시금 또 물어온다. ”엄마, 그럼 양치질은 왜 양치질이라고 하는 거야?“

이른 새벽 일어나 무심히 책을 읽다 말고 양치질의 어원에 대한 챕터에서 눈이 번쩍 떠졌다. (양치질 설명이 어려워 네이버 사전 검색했을 때 나온 단순한 의미만 전달하고는 대답을 마무리했었다) ’양치‘를 한자어로만 생각했기에 ’양‘자를 뜻하는 기를 양(養)에서 아이에게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몰라 버벅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양치‘의 어원에 복잡한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 어찌나 개운하던지!)

양치라는 말은 ’양지‘라는 말이 변환된 것이고 양지는 버드나무 양(楊)과 가지 지(枝) 뜻으로 ’버드나무 가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양지를 한 번 더 검색해 보면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 불교도들에게 냇버들 가지로 이를 깨끗이 하게 한 데서 유래‘했다는 뜻이 쓰여 있다. 오래전 이를 깨끗이 하기 위해 버드나무 가지를 씹던 것에서 유래된 양지 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지‘자가 ’치‘ 자로(한자어로 치아) 인식되며 변하게 된 단어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말한다. 단어는 시대상에서 자연스럽게 변한다고. 기원이 흐려지고 익숙한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변하는 단어는 바꿔 부르는 것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고로 여전히 무람없이 사용되는 일본어를 다시금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1996년 문화체육부에서 대체어로 고시한 돼지고기 너비 튀김, 돼지고기튀김은 무엇을 뜻하는 단어일까? (돈가스가 일본어라는 사실 자체를 처음 알게 된 1인, 충격이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에서 삶의 과거와 오늘, 나아가 내일까지 톺아볼 수 있다 말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 양치질의 어원도 모르고, 아이에게 그것을 설명해 주지 못하는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단 한 번도 그것에 의문을 가져보지 않은 게으름을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 넘치게 헤아려본다. 단순하게 단어를 정확하게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단어의 변천사 속에 깃든 지난 삶 속의 그들을 떠올려보고, 변화되거나 혹은 변화되지 않은 단어들 속에 숨겨져 있는 의도와 맥락까지. 두루두루 넓혀 생각해 볼 수 있는 혜안을 얻었다.

잠시 후 아이가 일어나면 꼭 말해주고 시다. 버드나무 가지를 뜻하는 양지에 대해서. 더불어 요지와 이쑤시개까지 아이에게 설명해 줄 생각이다. 그것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다는 안도가 아닌 단어 하나에도 마음과 정성을 기울여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한 번 더 떠올려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아이와 이야기 나누고 싶다.

@readers_ground

#도서지원 #리더스그라운드 #서울대학교교수 #황선엽 #단어가품은세계 #어휘력 #국어수업 #책추천 #강력추천 #책사애24151 #책벗뜰 #언어 #강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