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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 예일대 의대 교수가 가르쳐주는 나이 듦의 철학
셔윈 B. 눌랜드 지음, 김미정 옮김, 임기영 감수 / 생각의힘 / 2025년 9월
평점 :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 셔윈 눌랜드
#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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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몸에 관한 글 한편을 썼다. 주제가 ‘옥대장’이었고, 옥대장은 나의 닉네임이다. 나를 떠올리며 며칠을 고민하다 막상 화면 앞에 앉으니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나? 나의 행위 속에 숨은 본연의 나, 즉 행위가 발현되는 ‘몸’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로 채워온, 나를 담아온 나이테가 몸 속에서 얼마나, 또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 몸을 기점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려 보니 그 몸, 참 안쓰러웠다. 이 책에서 발견한 문구를 빌리자면 나의 몸을 온전히 ‘정비’하지 못한 채 마흔 중반에 다다랐다.
글을 쓰면서 문득, 가까운 미래 그리고 조금 먼 미래의 나의 몸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떠올려 보니 몇 문단 위 글자들 속에서 찰박거리던 안쓰러움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현재 우리의 모습에 행복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듦’의 정의가 새롭게 내려지고 있다. 우연하게 읽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에서는 미래 사회는 수명 연장이 인류의 난제로 그것에 많은 의미가 부여될 거라 이야기 했고, 우연히 듣게 된 김경일 교수님의 강연에서는 지금 아이들의 평균 수명이 무려 160살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정보까지 얻을 수 있었다.
‘오래’ 사는 것, 단지 기간만을 의미 하지 않게 되었다. 얼마나 보다, 어떻게가 유의미해진 것이다. 달력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무의식에 침입하는 ‘나이 듦’을 이제는 다르게 받아들이라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노화는 질병이 아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노화를 고쳐야 하는 병이나 이겨 내야 하는 어떤 극복, 해결의 문제로 보면 안된다는 의미이다.
자연스러운 신체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이야기 나눠야 할 ‘노년’이다. 그 속에서 안온한 관계를 맺고, 하려는 일들이 쉽게 실패하게 놔두지 말 것이며, 꾸준한 성취감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끊임없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기 위해 마음을 닦아내야 한다.
최근, 웨이트(근력 운동)를 꽤 열심히 하고 있다. 책에서도 이야기 하지만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8주간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력이 눈에 띄게 는다고 한다. 이 말은 근력을 보강하고 근육을 키우는 데에는 아주 많은 에너지나,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 되겠다.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근육을 단련시키면 누구나 근육을 가질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체육관에 다니게 된 동기는 사실 건강 그 자체보다는, 분명히 허영심과 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결과에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 (...) 진정한 목표는 결과다. 허영심은 쓸모가 있어서 (...) 내 몸에 관심을 쏟게 됐다. 281’
오늘도 나는 짧지만 생각이 옹골차게 들어 찬 글을 쓰고,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마실 것이며, 늦지 않은 오후에는 산책을 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저녁놀이 붉어지면 음악을 들으며 수업자료를 정리하고, 잠들기 전 고무밴드를 이용해 팔 근육을 키우고, 런지를 각 50번씩 할 것이다. 시원하게 샤워한 후 맥주 한잔을 마시고 다시 또 잠에 들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별일 없이 온전히 나를 위해 채워진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벌써 행복하다. 지금,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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