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
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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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 - 모리오카 마사히로

낳음을 당했다고요?

#도서지원 #서평단
@sakyejul

‘언어철학, 마음의 철학, 역사철학은 있지만 아직 생명철학은 없다’고 합니다. 생명철학, 사실 용어 자체가 낯설고 또 책을 읽으면서도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어요. 태어나고 죽는 일, ‘태어남’의 행위를 무어라 정의내려본 적은 없었습니다.

작년 읽었던 소설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거야>를 읽고 나서 독서모임을 할 때 이네스의 탄생은 엄마의 선택일까, 이네스의 운명일까에 대한 이야기는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네스라는 존재 자체에 천착한 질문이었지 ‘태어남’이라는 주제로는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생명철학이라는 용어도, 또 그것을 이야기 하는 해설들도 사실 조금 어려웠습니다.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이 필요해 보였어요. 니체나 쇼펜 하우어, 붓다와 파우스트등 어렴풋하게 이름은 알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라 외국어처럼 난해하지만은 않았지만)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태어난 이후 우리가 겪게되는 삶은 고통이 필연적인데 그것을 괴로워하기 보다 아예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지 않았느냐, 즉 탄생 부정 사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태어나게 하지 않기 위해 그들이 내세운 주장 중에 붓다의 출가를 이어 붙여 이야기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않으려면 가족을 버리고 출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열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출가를 전제로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142’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해석이라 조금 놀랍기도 했고요, 기존 불교 사상중 열반을 이해하기에 이런 지점들이 완전히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조금 더 뒷부분에 니체가 등장하는데요. 영원회귀 사상이 탄생 긍정과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합니다. 후반부에는 자녀를 낳아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데요. 그 중 한 문구에서 눈길이 멈췄습니다. ‘부모가 되려는 사람은 태어난 아이가 탄생 부정의 생각을 품고 부모에게 왜 자신을 낳았느냐고 물었을 때 그 물음에 진지하게 응답하겠다는 결의를 가져야 합니다. 240’ ‘출산철학’이라는 생소한 용어에 다시 한번 생각이 많아졌지요.

책의 내용을 따라가는 일은 낯설고 어려웠지만 결국 이야기하는 것들의 요점은 꽤 명확해 보였습니다. ‘저는 살아가는 의미 문제를 태어난 것의 긍정 문제로 변환하고 철학적으로 추구해 갈 것을 제안합니다.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긍정의 문제로 설정하는 편이 더 알찬 성과로 연결된다고 새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생의 의미 철학 속에 탄생 긍정 철학을 끼워넣고 싶습니다. (...) 나아가 탄생 긍정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인생의 의미 철학 속에서 한층 고찰할 수 있습니다. 257’

무수하게 거론된 탄생 부정 철학(삶은 곧 고통이다)을 전복함으로써 긍정 철학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 마음에 들었고요. 책을 다 읽기는 했지만 사실 세세한 철학적 사상들이 하나 하나 다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철학적 사유가 익숙하지 않아 소화시키기가 버거웠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탄생의 긍부정을 떠올려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된 건 분명합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인간은 왜 태어나는가?로 고민을 돌려 보실 수 있다면 이 책이 꽤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태어나지않는게더나았을까 #모리오카마사히로 #생명철학 #철학서 #철학 #이원천 #책벗뜰 #책사애 #책추천 #사계절 #철학서추천 #니체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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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세대를 위한 문해력 특강
이승화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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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단어)가 다가 아니야! 속(속뜻)을 들여다 봐여지!

#도서지원 #서평단
@moonchusa

흔히들 속뜻이라고 한다. 단어나 문장이 가진 숨은 의미, 문해력이 중요한 건 바로 이 속뜻을 읽어낼 수 수 (여기서 읽다는 글자 읽기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근, 이 말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책에서 내가 유의미하게 톺아낸 건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다. 나 때는 말이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나 또한 라떼 이즈 홀스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지인이 결혼을 앞두고 연락을 해왔다. 디엠으로 주고받는 메시지 속에서 ’모청‘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우리 사이는 그저 그런 사이가 아니니 모청이 아니라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뉘앙스다. 누군가는 이 단어를 단박에 알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단어가 필요한 주류에서 멀어진 내 입장에서는 당최 가늠하기 어려운 단어였다.

모바일 청첩장, 모청. 결혼이라는 이슈를 염두에 두지 않는 이들에게 이 단어는 굉장히 불친절한 단어이다. (서른에 대학을 갔는데 스무 살 동기들이 ’문상‘이라는 단어를 쓰길래 무슨 말인가 했는데 문화 상품권이라길래 그때도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내 맘 이즈 별다줄!)

당근이라는 단어에 내가 떠올리는 속뜻은 ”당연하지!“이다. 지금 친구들에게 당근은 중고거래의 대명사이고. 그들과 나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언어의 역사성이 존재한다. 그것의 유무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책은 ’문해력‘이라는 키워드를 단순히 책 많이 읽어!로 이야기하지 않는다.(저는 이런 내용들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을 읽는 것만이 문해력도 아닐뿐더러 지금은 책’만‘ 읽는 친구들이 더 많아져서 현장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걱정이 들 때가 많다. 책’만‘ 읽는데도 부모님들은 책’을‘ 많이 보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문해력이라는 건 결국 ’속뜻‘을 건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다. 그래서 단순하게 책’만‘ 읽는다고 발달하지 않는 것이다. 사회와 주변과 시대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충분히 그것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이 재미있다고 느낀 건 바로 엊그제 봤던 유튜브 영상에 대한 이야기들, 나도 얼마 전에 경험했던 당황스러웠던 일들이 금방 금방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영상을 보며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언어적 요소들을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 무척 재미있었다. 결국 영상 콘텐츠도 잘 ’읽어야 한다‘라는 것을 많은 예시로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 친구들에게 무조건 추천! (사실은 성인들이 더 많이 봐야 할 것 같아요!)

#도파민세대를위한문해력특강 #이승화 #문해력 #도파민 #숏폼 #청소년문해력 #청소년추천 #미디어리터러시 #책벗뜰 #책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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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 현대지성 클래식 70
애덤 스미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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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심리학 도서 찾으시나요?

도덕 감정론 - 애덤 스미스

#도서지원 #서평단
@hdjsbooks

저도 한, 3~4년 전만 해도 주제 편식을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무슨 말이냐면 책으로 읽을 이야기들에 호불호가 강했다는 거지요. 누가 그냥 말로 하는 거는 아무 거나 다 들어줄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책은, 그렇게 않더라고요. 그래서 읽기 편한 책만 줄곳 읽었어요. (글자가 읽기 편한,은 아니고 담고 있는 내용이 편안한) 그런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독서모임) 그 책만 가지고는 안되겠는 거예요.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딱 그 책이기만 하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조금 더 많이 알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깜냥은 안되지만 기웃거리기 시작했어요. 과학서도 좀 읽어보고, 역사(아, 지도책도 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좋았어요!)책도 읽어보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철학서를 읽기 시작했어요. 아, 물론 완역본같이 원문 그대로를 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어요. 여전히 동양철학은 머뭇거려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도 이렇게 알음 알음 읽게 되는 고전책(꼭 문학이 아니더라도)이 왜 이제야 읽었나 싶게 좋은 책들이 많더라고요. 이 책도 그런 의미로 정말 좋았습니다.

이 책 <도덕 감정론>은 심리학 도서로 읽혔어요. 목차를 훑을 때만 해도 몰랐는데 막상 본문에 들어가니 어? 어? 싶은거지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은 뒤로 물리며, 본능적 이기심을 다스리고 타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마음, 이것이 인간성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다. 이러한 덕성은 인간 사회에 감정과 격정의 조화를 이끌어내며, 그 조화로움이 곧 예의이며 우아함이다. 45p

와! 너무 멋진 말이잖아요. 우아함을 이렇게 정의해 주다니. 애덤 스미스라, <국부론>이라 해서 지식인들이 필독으로 읽는 책을 쓰셨다길래 그저 시장의 원리, 사회의 구조 따위를 따분하게 이야기하는 책인줄로만 알았는데 (아, 물론 그럴 수도 있겠고요) 이 책 <도덕 감정론>을 읽으면서 웬일인지 궁금증이 일더라고요. 그래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무려 1100페이지가 넘는... 어쨌든 애덤 스미스라는 인물이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저에게 다가왔어요.

허영은 자기 자신이 타인의 주목과 승인의 대상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다. 부자가 자신의 재산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도, 그것이 단지 물질적 유익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그 부 덕분에 자연스럽게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고 밎기 때문이다. 95p

단순히 선행이 부족하다고 해서 처벌받지는 않지만 그 미덕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사람은 가장 큰 찬사와 보상을 받는다. 크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깊은 감사와 존경이라는 정서적 반응을 가져오며, 그에 합당한 인정을 받는다. 151p

우리가 아름다움이나 추함에 대해 처음으로 가지는 인식은 자신의 외모를 보면서가 아니라 타인의 모습과 외양을 관찰하면서 비롯된다. 202p

어떤 가요? 귀에 쏙쏙 박히지 않나요? 인간 내면의 총제적인 심리와 감정을 오랜 시간 숙고한 결과로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이런 글이 후대에도 길이 길이 남으려면 그것의 정수가 있어야겠지요? 책에서는 그것을 ’공정한 관찰자‘라는 용어로 계속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용어를 읽으며 ’양심‘과 ’이성‘이라는 단어를 교차로 떠올리기도 했는데요. 어떤 일이나 상황, 현상과 대상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에 공정한 관찰자가 있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보편적 감정과 대응이 가진 본질적 의미를 파헤쳐 보고 또 그런 현상과 증상에 어떤 이성과 도덕성을 들이밀어야 하는지를 꽤 긴 분량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단순하게 받아들여 보려고요.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극히 객관적 시선으로 따라가 보는 거예요. 거기서 궁금한 지점이 생기면 거기부터 파고 들어가면 되니까. 저는 이 책으로 ’타인‘을 조금 더 파보기로 합니다. 국부론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훑어)보고 싶고요. 저를 어떤 방향으로 안내하는 책, 저에게는 피와 살이 되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도덕감정론 #애덤스미스 #현대지성클래식 #고전 #정치철학 #심리학 #책추천 #벽돌책 #책벗뜰 #책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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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없는 우정 - 경계를 허무는 관계에 대하여
어딘(김현아)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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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없는 우정 - 어딘(김현아)

#도서지원 #서평단 @clabbooks

모든 ‘됨’들을 기다리며

결국, 자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어딘가’의 그 ‘어딘’도 따지고 보면 ‘자리’이지 않을까. ‘자리’로 수렴되는 무수한 존재들이(비존재를 포함하여) 떠올려집니다. ‘어딘 글방’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저는 처음 들어봅니다. 글방을 거쳐 온 분들이 범상치 않은 분들이시네요. 글방을 운영하신 저자님의 이야기가 지금 저의 ‘자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정’을 다룬 책이라 해서 궁금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알았습니다. 내가 생각한 우정은 굉장히 협소했구나. 저, 마지막 문어 이야기(문어 다큐멘터리는 익히 알고 있고, 시청도 했습니다)에서 팡, 하고 터졌어요. 우정이라는 것이 둘 사이에서 무언가를 ‘나누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더라고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우정은 관계의 모든 점과 선과 면 들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나누지 않아도 무수히 그려 놓은 점과 선과 면들이 언제고 이어질 거라 믿는 것. 그것이 내가 우정을 대하는 태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 책은 저에게 꽤 좋은 책이겠고요. 글방과 커뮤니티(저자는 모든 우정의 점과 선과 면을 두루 지어 놓으신 분입니다) 속에서 마주친 존재와 비존재를 단순한 사람이 아닌 ‘만물’의 서사로 받아들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과, 하려는 일이 조금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저는, 많이 부족하네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잘 배웠습니다. 인간의 서사, 인간의 일, 인간의 됨을 논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또는 볼 수 없는 무형의 존재들(이를테면 양심이나 정의, 연민이나 분노 같은) 또한 그것의 ‘됨’을 지그시 바라볼 수 있는, 또 그것으로 나의 자리를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것에 앞으로의 시간을 다분히 즈려 내 보기로 합니다.

#격없는우정 #김현아 #어딘 #어딘글방 #에세이 #관계 #사회 #여성학 #책벗뜰 #책사애2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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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혁명 - 멈춰버린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프린키피아 5
에밀리아 부오리살미 지음, 최가영 옮김, 이시형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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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혁명 - 에밀리아 부오리살미

#도서지원 #서평단
@jiinpill21

멈춰버린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호르몬 혁명

호르몬이라는 의학적 용어에 대한 이해가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 속에 ‘몸’을 들여다 봄으로써 자아를 만나고 또 성장시키는 이야기다.

아이가 한때 심심찮게 들었던 음악이 비트박서 윙의 ‘도파민’이다. 제목 한번 잘 지었다 싶게 비트의 전주만 들어도 눈꺼풀까지 박자를 탈만큼 강렬한 사운드다. 도파민, 우리가 뭔가를 기대할 때, 그것으로 어떤 자족과 충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그래서 무턱대고 발산하면 금세 중독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그것을 경계하기 위해 꾸준히 방향을 설정하고 인내심을 발휘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렇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 이후 소개되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호르몬으로 몸을 넘어 삶을 구성해 나가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작년 봄 우연찮게 시작한 요가(운동)로 삶이 바뀌었다. 단순하게 요가 매트 위에서 용을 쓰며 동작을 따라 했다면 마흔 중반의 나를, 그러니까 나의 몸을 온전히 바라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운이 좋게도 좋은 지도사를 만나 진정으로 몸과 대화를 나누고 나니 이전과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건강해진 것도, 활기를 얻은 것도, 미적 외형을 얻은 것도 아니었다. 바로 내면의 평화였다. 그맘때 신경 써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진지하게 임했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온전하게 혼자였고, 또 충만했다. 자연스럽게 달리기와 걷기를 병행했고, 최근 매일 산책을 할 정도로 그 행위의 참의미를 담뿍 느끼고 있다.

최근 내가 꽤 평온하다는 자각이 조금 쑥스럽기도,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2년여에 걸쳐 꾸준히 실천 · 반복하며 저자가 이야기하는 새로운(까지는 아니지만 이전과는 다른) 삶이 시작되었다는 걸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다.

단순히 의학적으로 접근한 해석과 사례가 아닌 몸에서 일어나는 호르몬의 영향과 상태들이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 그것으로 어떤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겪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결이 그렇듯 명상과 자기 정화, 내면 안정과 수용과 같이 비슷 비슷한 키워드라 식상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런 용어들이 결국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더욱이 명확하게 조명해 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모든 빛깔의 햇살’이다. 어떤 고정된 시간이 아닌 다채로운 시간 속에서 각각의 햇살과 조우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인지 다시 한번 떠올려 볼 수 있어 행복했다. 하루 단 6분만 자연 속에 있어도, 잠깐의 손 글씨로 끄적이는 메모도,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소중한 사람도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한 번 더 들여다볼 수 있어 감사했다.

#호르몬혁명 #에밀리아부오리살미 #최가영 #이시형 #호르몬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코칭 #핀란드 #치유 #명상 #책벗뜰 #책사애2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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