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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키메라의 땅 - 베르나르 베르베르
#도서지원 #협찬 #출판사제공도서
@openbooks21
식견이 좁아 어려운 책을 만나면 지레 겁을 먹는다. 제목을 비롯, 저 멀리서도 스멀 스멀 피어오르는 난해함에 누구나 쉽게 시도 하지 않을 책들에 거부감이 컸다.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 것으로 모르는 걸 모르고 살았다. 최근 몇 년간 나의 독서 수준에서 범접하지 못할 책들을 한 권, 두 권 어렵사리 읽어내고, 또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겉핥기로라도 읽어 내니 알게 모르게 습자지 같은 앎이 생겼다.
이 책이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읽힌 건 아마도 2~3년가 읽었던 인류 진화사에 관련된 책들을 어느 정도 어쭙잖게라도 섭렵한 덕분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 책으로 또 하나의 세계가 문을 두드렸다. 신화에 대한 책을 읽어야 겠다는 마음은 늘 가득이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마음을 먹었다. 제목 ‘키메라’ 조차 의미를 모르고 아둔하게 책을 펼쳤으니 부끄러움은 내 몫인걸로.
1권은 아이에게 계속 설명하면서 함께 읽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와 전개였다. 알리스가 우주로 유배되는 장면에서부터는 아이가 자꾸만 되물었다. “엄마, 읽은데까지 빨리 이야기 해줘!” 두더지, 박쥐, 돌고래와 유전자가 혼종된 신인류에 아이도 나도 강렬한 호기심을 일으켰다. (지아는 동물과 합체가 된다면 어떤 동물을 원해? 날다람쥐!(아닌가 아니라 아이는 날다람쥐를 정말 좋아한다) 엄마는? ... 엄마는 새, 자체 비상할 수 있는 새!) 두 권짜리 책을 쉬지 않고 읽어내릴 수 있었던 힘 또한 그들의 존재가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3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구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는지, 마지막 남은 사피엔스종과 혼종들은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이었다.
2권 3분의1 지점부터 텐션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도룡뇽 혼종이 다시 나타나는 장면을 맞닥뜨린 후 소설이 하려는 말의 의미를 나름대로 떠올려 볼 수 있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명체, 누구에 의해, 무엇에 의해 ‘만들어’지는지에 관해 다양한 관점으로 떠올려 볼 수 있었다. 혼종들은 각 단일종끼리 삶을 영위하며 다른 종들을 배척하고 또 혐오한다. 그 와중에 사피엔스종은 여전히 오만하고 사피엔스와 혼종의 결합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제 아무리 새로운 종이 나타난다고 해도 탐욕스럽고 오만한 사피엔스종은 변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단단해져 왔다.
또 다른 지구를 상상해보자는 단순한 발상이 단일종만 살아 남을 것이라는 순진한 착각도, 어떻게 해도 사피엔스종이 우월할 것이라는 같지 않은 오만도 (세계 각국에서 실제로 혼종 연구가 실현되고 있지만 여전히 그것에 저어하고 대부분 불허하고 있다), n차 세계대전이 영원히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모두 다 눈 앞으로 당겨져 왔다. 베르나르 소설이라 더욱이 좋았다. 여전히 이런 결의 소설을 참 재미있게 잘 쓰신다. <파피용> 이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가독성 좋은 아포칼립스 소설을 찾는다면 무조건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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