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프랜시스 - 마쓰이에 마사시 #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drviche 한 권의 책, 어떤 힘을 가졌나. 굳이 인생책이 아녀도 괜찮다. 한 권의 책으로 삶의 결이 방향을 달리 하거나 또 가느다란 경계를 넘나들었다면 책은 단순히 책이기만 할 수 없다. 무엇이 담겨있기에 그것을 펼친 자에게만 주어지나. 사슴벌레식 문답으로 시작해본다. ‘어떻게로든 알게 돼’ 책의 서평지원 방식이 독특하다. 교환독서. 어릴 때 옆 반 친구에게 수업시간에 몰래 쓴 편지를 공책에 적어 쉬는 시간에 후다닥 뛰어가 전달해주면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또 수업시간에 답장을 써 나에게 가져온다. 사실 별 내용도 없다. 선생님 뒷담이나, 오늘 점심 메뉴(도시락 세대), 어제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온 HOT 오빠들에게 대한 이야기 그게 다다. 근데 뭐, 별게 또 있나. 그게 다지. 중년이 된 지금 책을 교환한다? 서로의 소감을 교환한다? 재미있는 독서가 되겠다 싶어 단번에 신청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브런치에 매거진도 만들었다. 이 책뿐 아니라 다음 책, 그 다음 책으로도 어떻게로든 이어가자고. 서로書路. 안치나이 마을에서 계약직으로 우편 배달부를 시작한 삼십대 초반의 게이코와 마을의 전기를 송출해주는 프랜시스를 관리하며 손수 식사를 만들어 먹는 삼십대 후반의 가즈히코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내용의 소설로 페이지 수는 적지만 들어앉은 문장과 단어는 할당된 페이지를 넘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것에서 밤비와 교환 편지를 두 편씩 주고 받았다. 오랜만에 손에 쥔 일본 소설에 지난 날의 내가 소환되어 반가운 나는 언젠가의 나를 밤비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는 글을 남겼고, 밤비도 나와의 만남이 그 찰나의 우연들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했다며 지난 계절 속의 우리를 환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완독 후 남기는 글에서는 형태를 잃음으로서 언제까지고 남을 기억을 강물에 빗대어 전달된 밤비의 편지에 모든 시선의 이름과 무수한 별 저마다의 음으로 우리의 모든 계절을 기억하고 또 추억하자는 글로 책의 소감을 나누었다. 밤비의 어제와 나의 어제, 우리의 오늘 또 그리고 내일이 ‘지금’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걸 어렴풋하게 느낀다. 각자의 어제가 어떻게로든 이어졌기에 맞이한 지금이 무척이나 따스하다. 게이코의 장갑 위에 떨어진 눈은 우연찮게 이렇게 긴 시간 응시되지만, 대부분의 결정체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갑지가 시작된 되돌릴 수 없는 여행의 앞길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영구히 착지하지 않는 눈은 한 조각도 없다. 분명한 것은 그 사실뿐이다. 125 아무도 보지 않는 작은 눈송이를 긴 시간 응시해줄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은 퍽 즐거운 일이다. 사라져 버릴 게 당연한 한 조각의 눈도 끝내 착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결코 두렵지 않을 시간을 차츰 만들어가 보기로 한다. @luv_bam_bi #가라앉는프랜시스 #마쓰이에마사시 #일본소설 #연애소설 #장편소설 #비채 #김영사 #소설추천 #신간 #여름은오래그곳에남아 #교환독서 #브런치매거진 #브런치 #독후편지 #책벗뜰 #책사애25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