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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댕냥이가 죽으면 어떡하지? - 펫로스 에세이, 내 아이의 평온한 마지막을 위한 83가지 힌트
수의사 시와오(주름남) 지음, 김현정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6년 5월
평점 :
반려견과 함께 살다 보면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순간이 있다.
이 아이도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겠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말이다. 그래서 '우리 집 댕냥이가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제목부터 너무 슬픈 거 아닌가 싶었다. 반려동물의 죽음과 장례, 펫로스 같은 이야기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일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런데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이상하게도 읽고 나면 죽음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아이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에 남았던 건 노령견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잘 먹는 것만 찾는 게 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몸에 좋다는 이유로 먹지 않는 음식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 결국 노령견에게 중요한 것은 체중과 근육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그 아이의 상황에 맞게 돌보는 것이라는 내용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이런 고민을 자주 한다.
이게 정말 얘한테 좋은 걸까?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말을 할 수 없는 아이이다 보니 보호자는 늘 대신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죄책감이 되기도 한다. 그런 보호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예상 밖이었던 부분은 치료를 끝까지 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런 책이라면 좋은 병원을 찾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중심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호스피스 케어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이야기한다.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음식을 주지 않고, 아프고 불편한 부분을 줄여주고, 곁에서 쓰다듬고 말을 걸어주면서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해주는 것. 치료하지 않는 것이 곧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반려견을 사랑하면 당연히 하루라도 더 함께 있고 싶다. 돈이 얼마가 들든, 할 수 있는 치료가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게 보호자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그 치료가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이별하기 싫어서 붙잡고 있는 것인지는 막상 그 순간이 오면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남아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말이 남았다.
이 책은 아직 곁에 있을 때 잘 사랑하라고 말한다.
언젠가 마지막은 온다. 아무리 오래 함께 살아도 그날이 오면 조금만 더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래서 언제 떠날지를 걱정하는 것보다 오늘 밥은 잘 먹었는지, 산책하면서 신나게 냄새를 맡았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보는 일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한 번 더 쓰다듬어주는 것.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그런 평범한 하루하루가 훗날 가장 그리워질 순간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