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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빈틈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혁 지음 / 새벽녘 / 2026년 8월
평점 :
“행복은 모든 게 괜찮아진 다음에 오는 게 아니라, 조금 부족하고 서툰 오늘 속에서도 나를 챙기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나는 당신이 빈틈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는 사랑, 이별, 관계, 가족 그리고 일상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사실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주 새롭지는 않다.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고, 힘든 날에는 너무 애써 괜찮은 척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자는 이야기다.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는다. 아는 말과 지금 내게 필요한 말은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가까운 사람에게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진심이었다는 것과 상대가 그 진심을 느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래서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도 떠올랐다. 다음에 연락하지 뭐,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며 미뤄왔던 순간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히려 가장 많은 다음을 약속하며 살고 있지는 않았나 싶었다.
이 책이 편안했던 건 무조건 힘내라고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아무 일도 없는데 축 처지는 날, 사람을 만나기도 싫고 괜찮은 척하기도 싫은 날이 있다. 책은 그런 날에는 조금 아파도 되고,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고 말한다. 별것 아닌 말 같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쉽게 해주지 못하는 말이다.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우리는 행복하면 성공이나 돈, 사랑처럼 큰 것을 먼저 떠올리지만 책은 좋아하는 장소, 음식, 향기, 음악 같은 작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런 것들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하루를 조금 덜 힘들게 해주는 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을 서툰 오늘 속에서도 나를 챙기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요약하고 싶었다. 완벽해져야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책의 중심 메시지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한 문장에는 조금 빠지는 것도 있다. 이 책은 나 자신을 위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랑을 표현하는 법, 이별을 받아들이는 마음, 상대를 헤아리는 태도,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게 다룬다. 단순히 나를 사랑하자는 위로 에세이로만 보기에는 아쉬운 이유다.
책 한 권을 읽었다고 갑자기 삶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생각나는 사람에게 연락하고, 힘든 날에는 조금 쉬고,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 챙겨보는 마음은 남는다.
모든 일이 잘 풀린 다음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잘 풀리지 않는 날에도 작은 행복 하나쯤 놓치지 않는 것.
'나는 당신이 빈틈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는 그 평범하지만 자꾸 잊고 사는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