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말의 가시 ㅣ 바일라 26
김영주 지음 / 서유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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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말의 가시'는 거창한 사건으로 밀어붙이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느리게, 사람 마음 안쪽을 오래 들여다보는 작품에 가깝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면, 세미와 수현을 중심으로 서로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관계를 맺고 흔들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가족 안에서도, 사회 안에서도 쉽게 자리 잡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관계를 억지로 치유나 희망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읽으면서 가장 오래 남았던 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이 책 속 인물들은 다들 어딘가 조금씩 불안하고 서툴다. 누군가는 생활이 무너져 있고, 누군가는 마음 둘 곳이 없고, 또 누군가는 자기 감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모습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조용히 옆에 앉아서 지켜보는 느낌으로 써 내려간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공들여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감각이었다. 사실 현실에서도 사람은 겉만 보면 잘 모른다. 멀쩡해 보여도 속은 다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이상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경우도 있다.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문장도 좋았다.

과하게 꾸미지 않았는데 장면의 온도나 냄새가 느껴졌다. 여름 산의 공기, 눅눅한 반지하, 매미 소리 같은 것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읽다 보면 큰 사건보다 분위기와 감정이 천천히 쌓여가는 느낌이 있다.


다만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야기 자체가 자극적으로 흘러가기보다 감정선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잔잔하고 깊게 남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는 이런 소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한다.

다 읽고 나면 세상에는 서로의 가시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 남는다. 완전히 구원받지는 못해도, 누군가 자기 상처를 이해해주는 순간 사람이 다시 살아가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책 같았다. 읽고 나서 괜히 한동안 멍해졌다. 오랜만에 밑줄 치면서 읽은 소설이기도 햇다.


추천하고 싶다.

감정선이 섬세한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청소년/청년 세대의 불안과 관계 이야기에 관심 있는 사람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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