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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를 팔아 150억을 벌었다
윤동규(메이크패밀리)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어제 저녁 7시 쯤, 2호선 신도림에서 강남 방향으로 갈아타고 올라탔다. 사람 진짜 많았고, 숨이 약간 막히는 그 특유의 공기 … 그 상태에서 한 손으로 손잡이 잡고, 다른 손으로 이 책 펼쳤다. 사실 기분이 좀 애매했다. 하루 종일 일은 했는데, 뭔가 남은 건 없는 느낌. 이거 계속 하는 게 맞나… 같은 생각이 자꾸 올라오던 타이밍.
그 와중에 딱 걸린 문장이 될까? 보다 언제 될까? 를 묻자였는데, 솔직히 뜨끔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이거 될까? 괜히 시간 낭비하는 거 아닐까? 이런 질문을 반복하고 있었거든. 근데 책에서는 그게 가능성을 따지는 질문이 아니라, 사실은 실패를 미리 피하려는 태도라고 말한다. 읽으면서 약간 기분 나빴다… 맞는 말이라서.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얼굴 보는데, 되게 피곤해 보이더라. 그냥 몸이 아니라, 생각이 피곤한 느낌.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흔한 자기계발서처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질문 자체를 바꾸라고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행동을 바꾸기 전에, 내가 나한테 던지는 말부터 바꾸라는 거. 이게 생각보다 훅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바뀌진 않았는데… 그래도 될까? 대신 언제쯤 가능할까? 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긴 했다. (이게 진짜 변화의 시작인지, 그냥 또 하나의 자기합리화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의 좋은 점은, 감정이랑 결과를 분리하지 않는다는 거다. 보통 이런 류 책 보면 공감이 중요하다 같은 말 되게 많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그걸 좀 더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사람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본다는 문장이 계속 반복되는데, 이게 단순한 마케팅 팁이라기보다는… 결국 누가 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특히 설득이 아니라 공감으로 팔린다는 부분은, 요즘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한테 직설적으로 꽂힐 문장이다.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건, 실패를 숨기지 않고 계속 꺼내놓는 태도. 보통은 성공담만 쌓아올리는데, 이 책은 오히려 실패를 계속 전면에 둔다. 그걸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자산이 된다고 보는 시선은, 확실히 요즘 시대랑 맞닿아 있는 느낌. 약간 SNS 시대의 자기서사 전략 같기도 하고.
근데 아쉬운 점도 있다. 읽다 보면 약간 그래서 결국은 다 마음가짐 문제야로 끝나는 느낌이 있다. 물론 태도 중요하다. 근데 모든 게 개인의 태도 변화로 해결된다고 보기는 좀 어렵잖아. 그래서 읽는 입장에서는 이게 가능한 건 이 사람이라서 아닐까? 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들긴 한다. 그리고 메시지가 반복되는 구조라서, 중간쯤 가면 또 이 얘기네… 싶기도 했다. 약간 편집을 더 줄였으면 더 좋았을 듯.
그래도 신도림에서 강남까지 서서 읽는 동안, 이상하게 책이랑 상황이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계속 될까만 묻고 있던 내 상태랑. 그래서인지 책 내용보다도, 그상황의 내 생각이 더 또렷하게 기억난다.
아마 이 책은 읽는 타이밍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힐 것 같다. 나처럼 애매하게 흔들리는 날에 읽으면 좀 불편하게 와닿고, 반대로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 읽으면 그냥 그래 맞아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둘 다 아닐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