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ㅣ 세계철학전집 8
세종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뭐랄까, 읽을 때는 그냥 좋은 말 모음집처럼 보였는데, 다음 날이 되니까 그 말들이 은근히 일상에 끼어들기 시작함. 딱히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생각하는 방식이 미묘하게 바뀌어 있는 느낌으로.


이 책이 특이한 건, 뭔가를 강하게 주장하거나 설득하려고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 자기계발서들 보면 이렇게 하면 성공합니다!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경우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식이 아님. 오히려 되게 담담하게, 거의 옛날 이야기 들려주듯이 말을 건넨다.


근데 그게 더 오래 남는다.



“변하는 게 아니라, 물드는 것이다”라는 문장. 이거 읽을 때는 그냥 아 그렇지 하고 넘겼는데, 계속 생각남.


우리는 늘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더 나아져야 하고, 더 성장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하고. 근데 이 책은 그걸 약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림. 사람은 그렇게 확 바뀌는 존재가 아니라, 결국 자기가 있는 환경과 반복하는 태도에 물들어서 바뀐다는 것.


이게 은근히 무섭기도 하고, 동시에 좀 현실적인 애기다.

왜냐면 한 번 결심하면 바뀔 수 있다는 말보다 훨씬 냉정하니까.


그러니까 결국 중요한 건 결심이 아니라 내가 어떤 것에 계속 노출되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반복하고 있는지라는 거지. 이걸 깨닫고 나니까, 갑자기 내 하루 루틴 같은 게 좀 다르게 보이더라.



사람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댜.


책에서는 신뢰를 강조하는데 이게 단순히 믿어라 이런 얘기가 아니다.

맡겼으면 의심하지 말고, 의심할 거면 애초에 맡기지 마라는 식의 되게 단호한 태도임.


이 부분 읽으면서 좀 뜨끔했음.

솔직히 우리 대부분은 맡기긴 맡기는데, 속으로는 계속 의심하잖아.

그러면서 결과 안 좋으면 역시… 이런 식으로 정리해버리고.


근데 이 책은 그걸 비효율적인 태도로 본다.

책임만 주고 권한은 안 주는 상태, 혹은 권한은 줬는데 신뢰는 없는 상태. 이게 결국 조직이든 인간관계든 다 망치는 구조라는 거지.


이건 단순한 처세 얘기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부분이라 더 오래 남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건 성공 이후에 대한 얘기였다.


보통은 성공하는 법을 얘기하는데 여기서는 성공을 유지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본다.

한 번의 성공은 운일 수 있다는 문장, 이거 좀 세게 들어오더라.


맞는 말이잖아.

근데 문제는, 우리는 그걸 인정하기 싫어한다는 거.


그래서 성공하면 거기서 멈추거나, 아니면 그걸 자기 실력이라고 과대평가해버리는데, 이 책은 그걸 되게 경계한다.

계속 배우고, 계속 점검하고, 계속 다시 노력하는 사람만이 그걸 실력으로 바꾼다는 거.


이건 위로라기보다는 약간 경고에 가까움.

근데 그래서 더 진짜 같았다.


이 책은 읽는 순간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읽고 난 뒤를 위한 책이다.


읽을 때는 좋은 말이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말들이 자꾸 현실에 끼어든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때,

혹은 내가 뭔가를 쉽게 보려 할 때,

혹은 그냥 오늘 하루를 대충 흘려보내려 할 때


그 문장들이 올라온다.

이거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런 식으로.


이게 은근히 사람을 건드린다. 크게 흔들지는 않는데, 계속 찔러오는 느낌.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는데 자꾸 외면하던 걸 다시 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걸 맞다 하고 끝내게 하지 않고,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그게 이 책의 진짜 힘인 것 같다.


읽고 나서 바로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님.

근데 하루 지나고 나면,

조금 덜 대충 살게 되는 느낌은 있다.


뭐랄까…

크게 흔들지는 않는데, 방향을 살짝 틀어주는 책.


그 정도면 사실, 꽤 괜찮은 책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