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말을 잘하게 됩니다 -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말하기 스킬
박수연 지음 / 현익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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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말해주듯, 말하기를 잘하게 만드는 요령을 알려주는 실용서라고 생각했다. 회의나 발표에서 막힘없이 말하는 법, 상대를 설득하는 표현 같은 것들 말이다. 말주변이 좋아지는 몇 가지 기술을 배우고, 필요할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문장이나 요령을 얻을 수 있겠거니 했다.


읽다 보니 내가 예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통 말하기 책이라면 이렇게 말하면 좋다, 이 표현을 쓰면 설득력이 생긴다 같은 설명이 먼저 나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오히려 왜 어떤 사람은 말을 하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지부터 이야기한다.


생각은 분명히 있는데 말로 꺼내려 하면 정리가 되지 않는 사람들.

핵심을 말하려다 문장이 길어지고, 설명이 늘어지면서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흐려지는 경험. 결국 말을 줄이게 되고, 그래서 주변에서는 조용한 사람 혹은 말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는 상황.


이런 문제를 표현력의 부족이라기보다 생각을 꺼내는 방식의 문제로 설명한다.


책에는 여러 가지 간단한 방법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말을 줄이고 의견 → 사실 → 제안의 순서로 말하는 연습을 하라는 조언이 있다. 또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핵심 키워드를 먼저 꺼내고 그 다음 문장을 이어가라는 방식도 제시한다.


읽다 보니 처음에 기대했던 말을 잘하는 기술이라는 표현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말을 꾸미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꺼내는 구조라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는 두 사람이 업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길게 상황을 설명했고, 다른 한 사람은 몇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했다. 흥미롭게도 대화의 결론은 늘 짧게 말하는 쪽에서 나왔다. 책에서 말한 말이 길어질수록 신뢰가 줄어든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다.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기본적인 원칙들을 반복해서 읽다 보니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잘 못해서가 아니라 말을 꺼내는 구조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특히 감정을 먼저 말하지 말라는 조언이 있다. 예를 들어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같은 말 대신 이 부분은 일정상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정이 필요합니다.처럼 말의 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문장 하나만 바뀌어도 말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읽기 전에는 말을 잘하는 방법을 기대했다.

읽고 난 뒤에는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이 특별히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일상에서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말하기 습관들을 차분하게 정리해 둔다. 그래서 웅변술을 배웠다는 느낌보다는 머릿속 서랍 하나가 정리된 기분이 남는다.


결국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거창한 말이 아니라 말의 방식이다.


말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다라는 문장은 책에서 여러 번 강조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문장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아마 그 기술의 핵심은 말을 화려하게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생각을 차분하게 꺼내는 힘일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생각을 잘 정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남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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