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놀로지 - 우리의 세계는 스크린으로 연결되었다
이현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스크린이라고 하면 그냥 휴대폰 화면, 모니터, TV 정도 떠오르는데 이 책은 그걸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한다. 스크린은 단순한 기계 부품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 그 자체라는 거다.


읽다 보니 괜히 좀 뜨끔했다.

전시장 가서 작품 보기보다 사진부터 찍고, 맛집 가서 음식 나오면 먼저 카메라 켜고, 좋은 풍경 보면 감탄보다 저장이 먼저인 나 자신… 지금을 사는 게 아니라 지금을 기록하느라 바쁜 삶. 책에서 말하는 현재를 미래를 위해 저장하는 삶이라는 표현이 딱 와닿았다.


특히, 예술은 한 번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새롭게 의미가 생기는 거라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요즘 스크린 환경은 뭐든 빠르게 소비하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게 만든다. 영상 하나, 릴스 하나, 뉴스 하나… 생각이 깊어질 틈이 별로 없다. 그게 좀 씁쓸하게 느껴졌다.


VR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가상현실이 그냥 가짜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참여하면서 진짜처럼 느끼게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 나오는데 그걸 읽으면서 게임이나 메타버스가 왜 그렇게 몰입되는지 이해가 됐다.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존재하느냐인 것 같다.


이 책은 어렵게 보일 수도 있는데, 막상 읽어보면 생각보다 우리 일상 얘기다. 스마트폰, SNS, 영상, 사진, 온라인 회의… 다 내 얘기.. 다만 그걸 한 발 떨어져서 보게 만들어준다.


읽고 나서 제일 크게 남은 질문은..

내가 스크린을 쓰는 걸까, 아니면 스크린이 나를 설계하고 있는 걸까?


일하면서 하루 종일 모니터 보고, 퇴근해서도 휴대폰 보고, 주말에도 OTT 켜는 입장에서 꽤 생각해볼 만한 책이었다. 당장 디지털 디톡스를 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최소한 나는 지금 어떻게 보고 있는가? 를 한 번쯤 자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괜히 멋 부린 철학서라기보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한테 필요한 정리 노트 같은 느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