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의 낡은 수첩 - 위기의 순간마다 다시 펼쳐본 삶의 문장들 AcornLoft
마테호른 지음 / 에이콘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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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새로운 말은 하나도 없는데, 왜 자꾸 표시를 하게 될까? 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인 문장은 없고 감탄사가 튀어나올 만한 대목도 거의 없다. 그런데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이상하게도 펜을 들게 된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좋은 말이라기보다, 그동안 스스로에게 대충 넘겨왔던 기준들에 가깝다.


'억만장자의 낡은 수첩'은 성공을 설명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들이 끝까지 버리지 않았던 태도를 기록한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은 조언처럼 들리지 않고, 확인에 가깝다. 이걸 알고는 있었지. 그런데 요즘은 잘 지키고 있었나? 라는 식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책 속에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인드라 누이, J.K. 롤링 같은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대단한 업적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책임을 피하지 않는 선택, 비교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 당장의 성과보다 오래 가는 판단 같은 기준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인물들은 성공의 상징이라기보다, 오래 버틴 사람들로 읽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감정을 부추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로하지도 않고, 몰아붙이지도 않는다. 괜찮아도 아니고 버텨라도 아니다. 다만 판단이 흐려질 때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읽고 나면 의욕이 솟기보다, 생각이 조금 정리된 상태가 된다. 그래서 힘이 없을 때, 선택 앞에서 망설일 때 더 잘 맞는다.


문장 하나하나를 보면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다. 비교가 나를 흐트러뜨린다는 것,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 결국 신뢰를 얻는다는 것. 이 책은 그 사실을 새롭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말을 여러 각도에서 반복해 보여주면서, 그래도 이건 끝까지 가져갈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물론 단점도 있다. 구체적인 방법이나 전략을 기대한다면 심심할 수 있다. 실천 리스트나 단계별 가이드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는 용도가 아니다. 수첩처럼 곁에 두고, 필요할 때 펼쳐보는 책이다. 실제로 필사하거나, 마음에 걸리는 문장에 표시해두고 다시 읽기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당장 의욕이 필요한 사람보다, 이미 여러 선택을 거쳐오며 기준이 흐려졌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무언가를 더 배우고 싶을 때보다, 이미 알고 있는 것 중 무엇을 끝까지 붙잡을지 고민할 때 읽으면 좋다.


'억만장자의 낡은 수첩'은 인생을 바꿔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포기해도 될 것처럼 보이는 순간, 무엇을 기준으로 다시 판단할지 조용히 되묻는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래 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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