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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김숙.김보나.김미영 지음, 굳세나 캘리그래피 / 북뱅크 / 2025년 12월
평점 :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은 제목 그대로, 바쁘게 살다 보니 마음을 돌볼 틈이 없어진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처음엔 그림책이 과연 어른을 위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자연스럽게 깨졌다.
이 책이 다루는 가장 중요한 주제는 어른도 여전히 위로가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울음을 참고, 불안을 숨기고, 슬픔을 혼자 처리해야 한다고 배운다.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은 그런 어른들에게 그림책 속 짧은 문장과 그림을 통해 괜찮다고 말해준다.
책에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같은 그림책이 소개된다. 말더듬는 아이의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했던 어른의 마음과 겹쳐진다. 이 책은 그림책을 단순히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로 보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감정과 언어를 다시 꺼내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내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위로를 혼자만의 감정 정리로 끝내지 않는다. 그림책을 함께 읽고, 나누고, 반응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다룬다. 행복을 파는 가게 라이프나 작은 책방 이야기처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순간에 위로가 생긴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진다.
이 책은 억지로 긍정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모든 상처가 사라진다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은 다 보이지 않아도 괜찮고 결핍된 상태 그대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읽고 나면 마음이 갑자기 환해진다기보다는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게 된다는 느낌이 남는다.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은 그림책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지친 어른에게 건네는 긴 안부 인사 같다. 감정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마음이 조금 무거운 날에 천천히 읽기 좋은 책이다. 아이가 없어도, 그림책을 잘 몰라도 괜찮다. 이 책은 어른인 당신도 충분히 위로받을 자격이 있다고 조용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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