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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 문제가 무엇인가 - AI와 함께 모색하는 한국 교육의 출구
강귀용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11월
평점 :
『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길을 잃는 이유
'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꽤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핵심은 지금의 한국 교육이 학생을 가르치기보다는 선발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험과 평가를 위한 구조에 더 가깝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초/중/고를 거쳐 대학에 입한한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학생들이 학습목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수업 시간마다 학습목표는 제시되지만 왜 그걸 배우는지, 그것이 자신의 삶이나 미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그 결과 학습은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할 내용이 된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게 어디에 쓰이냐는 질문을 마음속으로만 반복하게 되는 이유를 이 책은 비교적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비유는 교과서를 북극성에 비유한 부분이다. 북극성은 길을 안내하는 기준일 뿐 목적지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교육에서는 교과서가 목표가 되어버렸고 수업과 평가는 교과서 범위를 얼마나 정확히 따라왔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스스로 질문을 만들거나 관심사를 확장하기보다는 정해진 답을 얼마나 잘 맞히는지에 집중하게 된다.
책의 장점은 문제의식이 분명하고 논지가 일관되다는 점이다. 교육이 학생의 성장과 미래 설계를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읽는 내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특히 산출물 중심 수업, 자기주도 학습, 평가 방식의 변화에 대한 설명은 추상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예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주장이 반복되면서 다소 단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런 변화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는다. 입시 구조나 제도적 한계를 고려하기보다는 방향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한 인상이다. 그래서 실천 지침서라기보다는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책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국 교육을 경험해온 학생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학교에서 왜 공부가 의미 없게 느껴졌는지, 왜 잘 외우는 것이 곧 잘 배우는 것처럼 여겨졌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답을 주기보다는 우리가 너무 오래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교육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