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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분 두뇌 훈련 8가지 인지능력 종합편 (스프링) - 치매 예방, 인지능력 개선, 기억력 향상을 위한 ㅣ 매일 10분 두뇌 훈련
한국치매교육협회.동그라미에듀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매일 10분 두뇌 훈련 – 8가지 인지능력 종합편'은 노년층을 주요 독자로 상정한 인지 활동 워크북이지만 실은 연령을 초월해 기본기의 회복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작동하는 도구다. 사진 속에 드러난 문제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단순성 자체가 이 책의 정체성 그리고 의도를 정확히 말해준다. 복잡한 자극이 아니라 오히려 비가공의 반복과 직관적 과제를 통해 뇌를 다시 기동시키는 방식이다.
1. 구성의 명료함
책은 지남력,기억력,집중력,시지각능력,언어능력,계산력,사고력,공간지각력이라는 여덟 범주를 나눠 일정한 리듬으로 순환시킨다. 하루 4문제, 10분이라는 단위 설정은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정확히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가벼운 문제들이지만 몇 가지는 실제로 어른에게도 반응 속도와 주의집중의 흐름을 시험하게 만든다.
2. 문제들의 성격
사진에 등장한 장면들만 봐도 책의 접근법이 선명하다.
패턴 완성, 조각 비교, 선 긋기 같은 시지각 기반 문제
가격 계산처럼 일상적 맥락과 연결된 기초 산술
문자 찾기, 유사어 구분 같은 언어적 주의집중
순서 배열식 그림 퍼즐
이것들은 인지과학적으로 보아 기초 정보 처리 속도와 작업기억의 가벼운 간섭을 유지하는 데 최적화된 과제들이다. 단, 창의적 사고나 복합적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는 거의 없다. 이 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보수적 유지,예방이지 사고 체계의 재구축이 아니다.
3. 시각 디자인과 판형
스프링 제본은 고령자에게 실제로 큰 장점이다. 페이지를 완전히 젖혀 세울 수 있고 필기 시 손을 방해하지 않는다. 글자 크기,여백,아이콘의 대비도 비교적 잘 조정돼 있어 피로도를 낮춘다. 다만 몇몇 페이지는 일러스트가 다소 유아적 톤을 띠어 성년 독자에겐 심리적 저항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4. 이 책이 제공하는 ‘효용’
이 책은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마법서가 아니다. 다만, 현대인의 뇌가 잃어버린 기본기인 주의집중,단순 처리,규칙적 반복을 회복시키는 데는 실제로 역할을 한다. 특히 스트레스성 인지 저하나 디지털 기기의 과자극 속에서 미세하게 흐트러진 사고 리듬을 다시 조율하는 도구로는 꽤 유효하다.
5. 아쉬운 점
난이도 스펙트럼이 좁고 고급 사고력 문제는 거의 없다.
반복 훈련의 특성상 일정 시점 이후엔 지루함이 발생한다.
예방이라는 표현이 강하지만 의료적 효과와 직접적으로 등치시키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매일 10분 두뇌 훈련'은 과대포장된 두뇌 혁명서 대신, 잊힌 기본 감각을 조금씩 복귀시키는 꾸준한 기초 훈련서다. 인지의 근육을 길러주는 스케치북에 가깝다. 심미적 창의성을 키워주진 않지만 어떤 사유도 결국 가장 기초적인 정보 처리 기능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간단히 말해, 생각의 체력을 단련하는 일상적 장치로서는 충분히 쓸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