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이야기 - 생물학적 기능에서 사회적 상징까지 목에 대한 모든 것
켄트 던랩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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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목이 자주 뻣뻣하다.

몸은 컴퓨터 앞에서 고정돼 있고,

머리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하루 종일 생각만 하고 사는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 몸이 나의 일부가 아니라

그저 생각을 운반하는 도구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켄트 던랩의 '목 이야기'를 읽었다.

책은 제목 그대로 목의 이야기지만

사실은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화생물학자인 던랩은

이 짧은 부위를 통해 생명과 의식의 연결을 탐구한다.

목은 머리와 몸을 잇는 다리이자

생각과 감정, 숨과 목소리가 오가는 통로다.

우리가 고개를 돌릴 수 있다는 것,

하늘을 올려다보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울음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

모두 목 덕분이다.

읽는 내내, 자꾸 내 목을 만졌다.

긴장하면 단단히 조이고,

불안하면 미세하게 떨리고,

말을 삼키면 뜨겁게 응어리진다.

목은 연약하지만, 그 연약함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하루의 피로가 왜 목으로 몰리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단순히 자세의 문제만이 아니라

머리와 몸이 따로 사는 삶의 문제였다.

책을 덮고 나서,

잠깐 핸드폰을 내려두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숨을 길게 들이마시고

내 생각이 몸에 닿는 느낌을 느꼈다.

'목 이야기'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몸의 언어를 되살려준다.

몸은 늘 우리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는 걸,

생각이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걸.

요즘은 종종 나에게 묻는다.

지금, 내 목은 어떤 상태인가?

그 질문 하나로도

하루의 리듬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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