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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빛으로 - 상실을 통과하는 당신에게
윤현희(Lumi)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다시, 빛으로
어떤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것 같다. '다시, 빛으로'가 그랬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 안의 낡은 서랍들을 하나씩 여는 느낌. 잊고 지냈던 상실의 기억,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섰던 용기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책 속에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뒤, 고통과 상실 너머 빛을 향해 나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문장을 읽는데 문득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생각이 났다. 녀석을 처음 떠나보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그 빈자리가 다시 사랑으로 채워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울었는지. 시간이 흘러 무뎌진 줄 알았던 그 아픔이 이 책을 통해 다시 선명하게 느껴졌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더 잘 사는 기술이다라는 몽테뉴의 구절도 마음에 깊이 박혔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던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했다. 매일 마시는 커피, 창밖의 햇살, 그리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책은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이 책은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곁에 앉아 상실의 자리를 통과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조용하고 깊은 위로를 건넬 뿐이다. 살면서 마주했던 수많은 아픔들이 단순히 상처로 남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소중한 유산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은 따뜻하게 알려준다.
고독한 밤, 한 줄기 빛이 되어줄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꼭 만나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