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28km의 사랑 - 나폴리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축구에 관하여
김필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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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28km의 사랑


김필진 작가의 책을 읽는 동안, 낯선 도시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의 우연이 어떻게 깊은 우정과 사랑으로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듯했다.

특히 나폴리 축구팬들과의 이야기는 단순히 스포츠 기록이 아니라 삶의 뜨거운 온기와 사람 사이의 믿음을 보여준다.


책 속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장면들이 있다.

시장 골목에서 건네는 인사, 갑자기 내린 비 속에서 우산 대신 건네준 파란 우비, 혹은 한국 라면처럼 끓여 먹은 파스타.

하나하나가 거창하지 않은데도 묘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사랑이란 건 늘 이런 사소한 순간에서 시작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남는다.


나는 읽는 내내, 예전에 회사 근처 분식집에서 자주 보던 작은 풍경이 생각났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던 주인아저씨가 문득 내 단골 메뉴를 미리 준비해두곤, 오늘은 서비스야 하며 떡볶이를 더 얹어주던 순간.

별것 아닌 친절이었지만 이상하게 그날 하루를 버텨낼 힘이 되었던 기억.

이 책이 전하는 감정도 정확히 그랬다.


결국 '8928km의 사랑'은 내게 📦 약간 낡았지만 손때 묻은 머그컵 같았다.

겉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매일 손에 쥘 때마다 따뜻함을 건네는.

사랑도, 우정도, 인생에서 오래 남는 건 결국 이런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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