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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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에서 만난 또 다른 나 – 문주 《미술관에 간 심리학》 리뷰


며칠 전 우연히 발견한 책, 바로 문주 작가의 '미술관에 간 심리학'.

처음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을 사로잡혔다. 미술과 심리학 — 내가 늘 사랑하는 두 단어가 함께 있으니까.



🖼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에서 시작된 기억


책을 펼치자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이야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일본 나오시마에서 직접 보았던 그 풍경이 떠올라서. 파란 바다 위에 앉아 있던 노란 호박은 귀엽고도 기묘했다.


책에서는 그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연의 세계가 현대 문화 속에서 얼마나 이질적으로 보이는가를 드러내는 장치.”




단순히 예쁘다고만 생각했던 내 경험이 새로운 언어로 다시 열리는 순간이었다.



📖 책 속에서 건진 인상 깊은 장면들


이 책은 작품과 화가의 삶을 심리학적 코드로 풀어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내면을 비추게 한다.


프리다 칼로의 교통사고 이야기를 읽을 땐, 나도 고등학교 시절 큰 사고로 병원에 누워 있던 시간이 겹쳐 떠올랐다. 칼로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그 아픔이 그림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걸 느꼈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를 통해 종교와 무의식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대학 시절 종교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하셨던 말 — “상징은 무의식의 언어다” — 가 겹쳐 들려왔다.


색채 심리학 파트에서는 외국인 여성들이 그린 하트 속 노랑이 화남과 긴장을 의미한다는 부분에서 멈춰 읽었다. 나는 늘 노랑으로 태양을 그렸는데 단순히 밝음의 색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게 내 내면의 어떤 신호였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책이 준 울림과 여운


책을 다 읽고 난 뒤, 제일 기억에 남은 문장은 이거다.


“사람들이 훌륭한 미술 작품에 반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 이미지들은 우리를 끌어당기고, 설득하고, 매료시킨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몇 해 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앞에 서 있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데, 이유도 필요 없는데, 눈물이 차올랐던 순간.


그 기억과 이 책의 문장이 포개지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림 앞에서 느낀 그 벅참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내 무의식의 언어였다는 것.



💡 마무리


문주 작가의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해석을, 심리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색다른 시선을 선물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내겐, 오래전 기억과 감정을 다시 불러와 삶의 조각들을 엮어주는 따뜻한 경험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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