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양들의 언어 -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일으키는 생명의 언어
김경림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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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흙냄새가 나는 책, '선한 양들의 언어'를 만나다


요즘처럼 차갑고 팍팍한 세상 속에서 마음 한 켠이 텅 비어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마치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풍기는 텅 빈 차가운 공기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온기가 사라진 것 같아 쓸쓸할 때가 있다. 그러다 '선한 양들의 언어'를 읽었고 내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시간이었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흑백의 단순한 그림과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색감도, 거창한 문구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렸다. 마치 빵집에서 막 구워져 나온 따뜻한 식빵처럼, 꾸밈없이 담백한 모습이 편안함을 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치 꽁꽁 얼어붙은 텃밭에 따뜻한 봄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메마른 땅이 촉촉하게 젖어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싹트듯 내 마음속에도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조금씩 피어나는 걸 느꼈다.


책은 단순히 듣기 좋은 말만 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던 교만과 아집의 벽을 먼저 허물라고 말하고 있다. 관계의 회복을 위해 상대방이 변하길 바랐던 이기적인 마음, 그것이 바로 내 안의 견고한 벽이었다. 이 책은 그 벽을 무너뜨린 것은 논리도 감정도 아닌 바로 '선한 양들의 언어'였다고 말한다. 자신을 낮추고 온전한 마음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말 한마디가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저자는 삶의 이야기로 담담히 들려주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말이 씨앗이다라는 구절이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내뱉는다. 그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때로는 위로와 용기를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가 마치 생명의 씨앗처럼 가정과 공동체를 살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씨앗을 뿌리려면 먼저 우리의 마음 밭을 부드럽게 갈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아내의 조용한 배려와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그 모든 것에 감사하지 못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저자의 고백은 내게 큰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거창한 사랑의 고백이 아니라,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당신이 있어서 든든해요와 같은 작은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알게 되었다. 마치 오랫동안 멈춰 서 있던 시계의 태엽을 다시 감아준 기분이 들었다. 멈춰 있던 시간,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선한 양들의 언어'는 마치 따뜻한 핫팩 같다. 차가운 겨울날, 주머니 속에 넣어두면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천천히 그리고 따뜻하게 녹여준다. 거창한 위로의 말 대신, 담백하고 진심 어린 한마디로 우리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 삶의 무게에 지쳐 위로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리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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