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
윤창화 옮김 / 민족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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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참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루는 온갖 정보와 소음에 휩쓸리고 밤이 되어서야 겨우 멈춰 선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게 어찌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다 『법구경, 마음에 말을 걸다』 를 읽었다.


제목처럼 이 책은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었다. 단순한 불교 경전의 해설이 아니라 복잡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언어로 가득했다. 책의 저자인 윤창화 님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부처님의 말씀을 편안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미움을 버리면, 사랑이 조용히 다가옵니다’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잊고 지냈던 평온함을 다시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매일 조금씩 마음에게 말을 걸듯 책을 펼쳐 보라는 문구에 이끌려 나도 그 여정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나 자신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일이든 하고 나서 후회 없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구절을 읽을 때는 내 삶의 방향을 다시금 되짚어 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후회 없이 기쁘게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계속 이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지혜로운 이는 탐욕에 이끌리지 않습니다.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며, 진리의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라는 글귀가 나의 게으른 마음을 찔렀다. 늘 바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진정한 성자는 세속도 수행도 내려놓고 욕심 없이 홀로 사는 사람이라는 구절을 보면서 삶의 본질을 되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스스로를 다스리며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깨끗한 그는 진리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라는 구절이었다. 이는 비단 종교적인 가르침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깊은 조언처럼 다가왔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힘, 그것이야말로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남는 구절들은 직접 노트에 필사해 보았다. 펜 끝이 종이에 닿는 사각거리는 소리,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옮겨 적는 과정 속에서 내 마음도 함께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미움을 버리면, 사랑이 조용히 다가옵니다'라는 문장을 필사할 때는, 그 문장의 의미가 내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마치 오래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책은 삶의 길잡이처럼 내 곁에 두고 싶어졌다. 지혜가 깊고 바른 길을 잘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성자라고 하듯이 나도 삶의 갈림길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필사를 마칠 때쯤, 나는 내 마음이 마치 오랫동안 닫혀 있던 창문을 활짝 열어둔 것처럼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복잡한 도시의 빌딩 숲 속에서 길을 잃었던 나에게 이 책은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만난 오아시스 같았다. 또는 바쁘게 돌아가는 롤러코스터에서 잠시 멈춰 서서 풍경을 바라보게 해주는 휴식 시간 같기도 했다. 롤러코스터가 다시 출발하더라도 이제는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속에 든든한 쉼터가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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