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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구 생각 - 일상도 환경도 포기할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부터
녹색연합 외 지음 / 책밥 / 2025년 7월
평점 :
환경 보호는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환경 문제에 대해 "분리수거 잘하면 됐지 뭐"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살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질문에 답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책이 '오늘도 지구 생각' 이었다.
책 표지의 비닐봉투가 묘하게 시선을 끌었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가. "일상도 환경도 포기할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거창한 환경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해보자는 메시지가 나 같은 환경 초보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왔다.
미처 몰랐던 지구의 이야기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많이 접했다. 예를 들어, 재생 종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나는 재생 종이가 왠지 찜찜하고 질이 나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보니 재생 종이는 폐지를 재활용해서 만들고 표백 과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도 훨씬 적다고 한다. 무엇보다 재생 종이를 쓰면 나무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1톤의 종이를 생산하려면 수십 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하는데 재생 종이를 쓰면 그만큼 나무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내 무지함에 부끄러워진다.
또,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부분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우리 집 냉장고에는 언젠가 먹겠지 하며 넣어둔 채소나 반찬들이 유통기한을 훌쩍 넘겨 곰팡이 핀 채 발견되곤 한다. 책 속 에피소드처럼 나도 썩은 음식물을 발견하고 경악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책은 이런 나의 부끄러운 일상을 꼬집는 듯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는 식재료를 살 때부터 신중하게 계획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전기 절약 팁도 아주 유용했다.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중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일까? 나는 당연히 가스레인지라고 생각했는데 에너지를 활용하는 측면에서 전기레인지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내용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심코 사용하던 전기도 다시 보게 되었다.
나의 첫 번째 지구 생각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삶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퇴근 후 지쳐서 배달 음식을 시키려다가도 집에서 간단하게 요리해 먹기 시작했고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불필요한 포장재가 없는 물건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특히 썩어가는 식자재를 보며 반성했던 기억 덕분에 이제는 냉장고를 식량 창고가 아니라 식재료 현황판으로 생각하며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야심 차게 시작한 플라스틱 프리 도전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책에서 본 것처럼 칫솔도 대나무 칫솔로 바꾸고 샴푸바를 쓰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날 샴푸바를 잘못 골라 머리가 뻣뻣해진 거다. 결국 샴푸바는 구석에 처박아두고 플라스틱 용기에 든 샴푸를 다시 꺼내 쓰고 말았다.
이렇듯 나의 환경 실천은 아직 미숙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창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 책이 나에게 지구를 위한 마음을 선물했다는 사실이다. 나의 작은 노력이 언젠가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오늘도 나는 비록 플라스틱 샴푸는 쓰더라도 환경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환경을 어렵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