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 흔들리는 세계의 질서 편 - 시대의 지성, 노엄 촘스키에게 묻다
노암 촘스키.C. J. 폴리크로니우 지음, 최유경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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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마음이 심란하고, 세상 돌아가는 꼴이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늘 그랬듯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책이 정답이다. 그러던 중 노엄 촘스키와 C. J. 폴리크로니우의 공저, 어떻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흔들리는 세계의 질서 편, 표지에 담긴 고요한 그림과 촘스키의 깊이 있는 눈빛이 왠지 모르게 나를 끌어당겼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나는 첫 문장부터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후 위기에 대한 미국의 무대응을 지적하는 챕터였다. 기후 위기 외면한 미국, 반복되는 무대응의 역사라는 소제목 아래 2022년 7월 22일 날짜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에서 공동 개발한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미국이 180개국 중 43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늘 선진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미국의 민낯을 보는 듯했다. 어릴 적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어른들이 다 해결해줄 거라 막연히 믿었지만, 지금 보니 문제는 여전히, 아니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밀려왔다.


책은 기후 문제뿐 아니라 전쟁과 민주주의의 균열 등 전반적인 국제 정세에 대한 촘스키의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분석은 특히 흥미로웠다. 촘스키는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경제와 저항 의지를 무너뜨리는 것이며,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격렬한 선전을 쏟아내고 있지만, 냉전 시절에도 이런 수준의 선동은 본 적이 없다는 그의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늘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대로만 생각했던 내게, 좀 더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과연 바른 편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촘스키의 지혜와 통찰에 감탄했다. 90여 년의 삶과 사유를 통해 얻은 그의 제언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촘스키는 분명히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는 단순히 시사 문제를 다룬 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적인 질문서에 가깝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속에 작은 희망의 불씨가 피어오르는 듯했다. 세상이 아무리 흔들려도, 우리가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며 행동한다면 분명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 책을 통해 복잡한 세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촘스키의 깊이 있는 사유가 담긴 이 책은 분명 여러분의 삶에도 의미 있는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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