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 - 하루 10분 액션 플랜으로 시작하는 창업 교과서
이건호.강주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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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꼬박 이틀 밤낮을 새워 작성한 기획안이 보기 좋게 반려된 슬픈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는 또다시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가야겠다. 그런데 문득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 맞나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쳤다. 이런 막막한 기분, 아마 창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시작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거다. 사실 나도 10년 전쯤, 2년간 깐부치킨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며 비슷한 감정들을 수없이 겪었다. 그때는 정말 몸으로 부딪히고, 맨땅에 헤딩하며 배웠는데, 그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시절의 내가 이 책을 만났더라면, 아마 깐부치킨 운영도 지금과는 다른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던 나에게 다가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이다. 표지부터 노란색으로 시선을 강탈하며, 마치 괜찮아, 내가 옆에 있어줄게라고 말하는 듯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첫 페이지부터 머릿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문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된다면 카테고리별로 정리해보세요, 고객은 대부분 동의하는 척하지만 진정성은 지갑에서 나옵니다 등, 마치 옆에서 멘토링을 해주는 듯한 실질적인 조언들이 가득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만들고, 어디에서 팔지, 그리고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분류와 설명이었다. 깐부치킨을 운영할 때만 해도 맛있는 치킨과 시원한 맥주만 있으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제조 방식(직접 제조, 위탁 생산)과 유통 채널(온라인, 오프라인), 그리고 고객 유형(소비자, 기업)에 따른 비즈니스 유형을 세분화하여 보여준다. 당시 우리 매장은 홀 영업이 주력이었고, 배달 앱을 통한 판매는 부가적인 것이었다. 지금 이 책을 보니, 그때의 내 비즈니스 모델을 외식업 서비스(직접 제조, 오프라인 중심)로 더 명확히 분류하고, 배달 앱 매출 증대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펼쳤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지금 구상하는 아이템이 어떤 유형에 속하고,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수익성 분석과 손익분기점 분석, 개선 전략에 대한 내용은 그야말로 실전 꿀팁이었다. 깐부치킨을 운영할 때 재료비(닭, 소스 등 변동비), 인건비, 임대료(고정비) 등 매달 지출되는 비용을 일일이 수기로 장부에 기록하고 계산하며 끙끙댔던 기억이 난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밤늦게까지 홀에 남아 매출 그래프를 들여다보곤 했다. 이 책에서는 변동비와 고정비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판매량과 판매 가격 시뮬레이션까지, 숫자에 약한 나도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심지어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분석하는 방법까지 제시되어 있어, 과거의 나처럼 고생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기획안을 작성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가장 와닿았던 건 "창업에 부족한 시간을 확보합시다"라는 챕터였다. 깐부치킨 운영 당시에는 밥도 거르며 가게에 매달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시간 관리표를 보니 나의 비효율적인 시간 사용이 여실히 드러나났다. (웃음)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파악하고, 창업에 투자할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사업은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나 자신을 돌볼 시간조차 없으니 오래갈 수 없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막막함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창업이 막막할 때 필요한 책"은 나에게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혼자가 아니야, 너의 막막함을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어라는 따뜻한 응원을 건네는 책이었다. 나의 깐부치킨 운영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이 책은 막연한 창업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든든한 나침반이, 이미 창업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현명한 조언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진심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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