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화가 되다
최종호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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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는 이 책은, 단순히 영화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화의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 첫 만남, 그리고 나의 설렘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왠지 모르게 설렜다. 검은색 표지에 대비되는 하얀 글씨, 그리고 그 아래 길게 뻗은 선 하나가 주는 미니멀한 느낌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스크린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평소에도 영화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이나 여운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시원함을 안겨줄 것 같았다.


특히 책 속에 삽입된 프리드리히의 <창가의 여자>나 앙리 툴루즈 로트렉의 <물랭루주에서 댄스> 같은 명화들을 보면서, 작가님이 정말 영화와 그림을 연결 지어 풀어내려 노력했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림을 보며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고, 영화를 보며 그림의 메시지를 곱씹는 경험은 정말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 영화, 명화가 되다: 익숙함 속의 새로움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 영화들을 공감, 관계를 구분하다, 인간을 관찰하다 등 다양한 테마로 묶어 명화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단순히 영화 줄거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깊이 탐구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케빈에 대하여>와 <비상선언>을 다룬 챕터였다.


<케빈에 대하여>: 육아의 어려움과 복잡다단한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영화다. 작가님은 이 영화를 통해 육아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제에 갇혀 본질을 놓치기 쉬운 육아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나도 어릴 적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오해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때 우리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셨을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먹먹해졌다. 영화 속 케빈과 에바의 관계를 보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공감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비상선언>: 이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님은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심,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휴머니즘을 명화에 빗대어 설명한다. 재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며,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다.


💖 개인적인 에피소드: 영화와 나, 그리고 그림


나는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풍부해서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여운이 너무 길어서 밤새 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특히 <시네마 천국>을 다룬 부분에서는 작가님이 생애 주기에 따라 감흥이 다르게 전달되는 영화라고 표현한 것에 공감했다. 중학생 때 처음 <시네마 천국>을 봤을 때는 토토와 알프레도의 우정에 감동했고, 스무 살이 되어 다시 봤을 때는 아련한 첫사랑에 울컥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생활을 하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시 <시네마 천국>을 본다면 또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까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영화가 시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마치 명화가 보는 사람의 시점과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영화(映畫), 명화(名畫)가 되다는 영화 평론집이 아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하며, 예술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와 예술을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삶의 의미와 인간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은 이들께.

일상에 지쳐 감성적인 위로가 필요한 이들께.


이 책을 통해 영화와 명화의 아름다운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깊이 있는 감상을 느껴보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나의 인생 영화들을 찾아보며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와 함께 이 매력적인 여정에 동참해 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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