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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
박경만 지음 / 책글터 / 2025년 4월
평점 :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고, 내면을 단단히 채워줄 무언가를 찾고 있는가? 난는 얼마 전, 우연히 책 한 권 덕분에 그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로 박경만 작가님의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사실 필사라는 행위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릴 적 강제로 했던 베껴 쓰기가 떠올라서 좀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펜촉과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끌었다. 지적이고 싶다는 갈망은 늘 마음 한편에 있었으니까.
이 책은 명문장을 베껴 쓰는 것을 넘어, 그 문장들이 담고 있는 깊은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019', '036', '061', '071'과 같이 페이지 번호 대신 의미심장한 숫자들이 눈에 띄는데, 이 숫자들 아래에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 상황, 그리고 깨달음을 담은 문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들이 가득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성스레 손으로 옮겨 적을 때마다 마치 그 지혜가 내 안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많다. 예를 들어 61페이지에 나오는 "인생의 한계를 배운 사람은 결핍으로 인한 고통을 제거하고, 삶 전체를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 쉬운 일임을 알 것이다. 그래서 경쟁을 포함하는 행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필사할 때는 문득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늘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남들과 비교하며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문장을 쓰고 또 읽으며, 어쩌면 진정한 만족은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 안의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단단하고 강한 마음을 세워 집을 떠나서 밤낮으로 내면의 도를 닦으면 뿌리째 욕심은 사라지고 그 배움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은 항상 즐겁다." (71페이지)라는 구절이 있었다. 이 문장을 필사하며 내 마음속의 번잡함과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마치 오랜 시간 굳어있던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듯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요즘 이 책을 필사하는 시간은 마치 나만을 위한 명상 시간 같았다. 차분히 앉아 펜을 들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가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답답하고 힘들었던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지혜로운 선인들의 생각과 감성을 공유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베껴 쓰는 활동을 넘어, 나의 내면과 소통하고 나아가 삶의 지혜를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주제의 명문장들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어떤 날은 용기를 주는 글을, 또 어떤 날은 위로를 건네는 글을 만나며 그날그날 나의 기분과 상황에 맞춰 필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필사를 통해 그들의 깊은 사유를 내 것으로 만들고, 삶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 여러분도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싶거나,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을 꼭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글씨의 감각과 마음속에 울리는 지혜로운 문장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잔잔한 울림과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물해 줄 거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던 나를 찾아가는 소중한 여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