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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면허 -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
패트릭 빅스비 지음, 박중서 옮김 / 작가정신 / 2025년 7월
평점 :
#여행면허 #여권의역사
다들 여권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해외여행 갈 때 필요한 신분증? 아니면 그냥 종이 한 장? 난 이번에 여행 면허: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라는 책을 읽고 여권에 대한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단순히 여행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안에 인류의 복잡한 역사와 개인의 자유, 그리고 통제의 메커니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 내 삶 속 여권의 의미, 그리고 책과의 만남
사실 나에게 여권은 늘 설렘 가득한 존재였다.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고 떠났던 가족 해외여행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은 여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때는 몰랐다, 이 작은 책자가 이렇게 깊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을 줄은.
평소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여권의 역사라는 부제에 이끌렸다.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책의 흡입력에 매료되어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마치 직접 시간을 거슬러 여권의 탄생부터 현대까지의 여정을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 여권, 단순한 증명서가 아니었다!
책은 여권의 역사를 고대 이집트 람세스 2세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낸다. 단순히 연대기적 나열이 아니라, 여권이 어떻게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었는지, 개인의 이동의 자유와 어떻게 긴밀하게 얽혀왔는지 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여권 이야기였다. 1924년, 그가 금주법 시대의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갈 때 여권 사진에 가족 사진을 첨부해야 했다는 대목에서는 왠지 모를 인간적인 감성이 느껴졌다. 마치 그 시대의 여권이 단순히 신분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한 가족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사진첩과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조이스 가족의 1915년 여권 사진을 보면서는 흑백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다. 여권이 34cm x 54cm 크기의 양면 종이로, 무려 10개의 칸에 다양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여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다.
🗣️ 아이웨이웨이와 마흐무드의 대화: 여권에 담긴 인간 존엄성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는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와 마흐무드의 대화였다. 여권에 적힌 인적 사항 페이지 내용을 읽어주는 장면에서, 아이웨이웨이가 여권을 주머니에 집어넣는 척하며 당신 천막도 드릴게요.라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의미심장했다. 그리고 마흐무드가 여권을 도로 내밀며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답하며, 서로 여권을 존중합니다. 저는 당신도 존중합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은 여권이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존엄성을 상징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해 주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숙연해지더라.
이 대화는 여권이 통제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개인의 정체성과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 여권, 그리고 나의 생각
이 책을 읽고 나니, 여권에 대한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단순히 해외여행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자유와 통제의 줄다리기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람세스 2세 시대부터 일론 머스크의 우주여행 시대까지, 여권은 늘 우리 곁에서 인간의 이동을 규정해 왔다.
현대 사회에서 여권은 더욱 정교하고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자여권, 생체 인식 등 기술의 발전은 여권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개인 정보 보호와 같은 새로운 논쟁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현재와 미래의 이슈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 마무리하며
여행 면허는 여권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인류의 역사, 문화,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다. 여권을 통해 본 세상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복잡했다. 평소 역사나 인문학에 관심이 많거나, 해외여행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통해 여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거라 확신한다.
나처럼 여권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여행 면허를 만나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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