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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그녀들 - 탐닉의 늪에서 탈주하기
임해영 외 지음 / 드루 / 2025년 4월
평점 :
중독된 그녀들을 읽으며 문득 삶의 무수한 중독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중독으로 내몰리는 복잡한 사회적 맥락을 풀어낸다 담담하게.
특히, 이 책은 마약과 도박, 인터넷, 쇼핑 같은 명백한 중독뿐 아니라 인정, 성취, 완벽함이라는 보이지 않는 욕망에 어떻게 중독되어가는지를 다뤄내 마음을 파고든다. 회복이라는 단어가 전해주는 따스함과 고단한 용기의 메시지가 가슴에 깊게 남았다.
책 속에서 성장 제일주의에 중독된 사회의 맹목적인 성취욕이 개인을 서서히 갉아먹는 묘사를 보며, 나도 문득, 내가 매달려 있던 성과에 중독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쉴 틈 없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숨 막혔던 때가 떠오르면서, 나도 어쩌면 중독된 삶을 살고 있었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에 묘한 안도감과 슬픔이 교차했다.
저자가 인용한 하이데거의 있음(existence)이 밖으로 나아가 관계 맺음을 의미한다는 대목을 보며, 진정한 회복이란 단지 개인적 극복만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치유라는 점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삶의 어두운 중독을 거쳐 회복과 성찰을 향해 나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결국 회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루어지는 것임을 느꼈다. 먾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