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이웃집 백만장자
토머스 J. 스탠리 & 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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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신이 현재 벌이가 비슷한 사람과 비교해서 부자인 지 아닌 지 아십니까? 이 책에 보면 그 공식이 있습니다. 비록 10년 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법입니다만, 한 번 해보시죠.
먼저 자신의 나이에 연간 소득을 곱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10으로 나누어서 나온 숫자가 기준입니다. 자신의 순자산, 즉, 자신이 소유한 재산에서 빚을 뺀 금액이 위에 나온 기준 금액 정도이면 평균입니다. 기준 금액보다 2배 많으면 부자이고, 기준 금액의 1/2이면 현재 벌이에 상관없이 문제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 책은 좀 오래됐습니다. 미국에서는 96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 출간되었습니다. 10년의 세월은 결코 적은 세월이 아닙니다. ‘강산을 변하게’ 할 정도로 긴 세월입니다만, 이 책을 읽어보면 부자가 되는 진리는 세월에 관계없이 불변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은 무얼까요?
1. 그들은 자신의 부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2. 그들은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3. 그들은 상류층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보다 재정적 독립을 더 중요시한다.
4. 그들의 부모는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보조를 제공하지 않았다.
5. 그들의 성인 자녀들은 경제 면에서 자립적이다.
6. 그들은 돈 벌 기회를 잡는 데 능숙하다.
7. 그들은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다.

좀 평범하죠? 돈을 버는 비결을 바라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퍽 실망스럽기도 할 겁니다. 부동산이 좋을 지, 주식이 좋을 지, 기타 어떤 현물이 좋을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니 말이죠. 단지, 그들의 인생관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한국에 있는 많은 부자들도 저러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 부자들은 생산적이지 않고, 단지 소비하는 데에 돈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어떤 부자는 롤스로이스를 공짜로 준다고 해도 거절합니다. 롤스로이스를 선물받음으로 인해, 구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심지어 생활 방식마저 바뀌게 될까 두려워서 말입니다.
검소하고, 과시하지 않는 삶. 매우 평범하지만, 소비를 권장하는 오늘의 사회에서 그렇게 행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한 핑계가 부자가 많지 않은 이유입니다.

책 말미에 부자들이 권하는 직업이 몇 가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전문변호사(상속, 세무, 이민), 의료전문가 / 치과의사, 자산청산관재인, 자산감정인, 교육전문가, 회계사, 주택건설 전문가 / 주거상품서비스 전문가, 기금조성상담원,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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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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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서부 히말라야 고원의 황량한 마을 라다크입니다. 저자는 이곳에서 현대 서구 사회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따뜻한 인간 관계에 반합니다. 네 것 내 것이 없는 모호한 소유 관계, 도통 화를 낼 줄 모르는 순박한 심성, 자연을 해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 방식 등에서 세상이 배워야 하는 어떤 모범을 발견합니다.

라다크의 모습을 기술한 내용을 읽노라면 개발 시기 이전의 우리를 보는 듯 합니다. 우리도 예전에 밥만 먹을 정도면 기꺼이 일을 하였고, 똥을 퍼서 비료로 썼고, 운명을 믿으며 그에 순종하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산업 개발은 순박한 그네들의 인간성을 망쳐놓습니다. 처음 대하는 현대화를 모조건 좋아하고 따라하는 그네들의 무지한 행위를 보노라면 가슴이 아립니다. 한 라다크인은 농산물을 팔 때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채소가 이곳 채소보다 훨씬 좋아요. 우리 것에는 적어도 일곱가지 화학물질이 들어있거든요.”

저자는 라다크의 부서져가는 모습과 그만큼 금이 가는 인간 관계의 모습에 안타까워합니다. 우리도 그랬지요. 세계가 깜짝 놀랄만큼의 경제 성장이 있었지만, 우리들이 깜짝 놀랄만큼의 비정한 범죄들도 늘어갔습니다.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한 개발 행위와 정신적 풍요를 유지하는 인간 관계는 해와 달 만큼이나 거리가 있나 봅니다.

저자는 기꺼이 과거의 라다크로 돌아가기를 희망합니다. 과거로의 변화는 ‘우리가 얼마나 덕을 보는가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더 적은 것으로 견뎌야 함’을 뜻합니다. 이렇듯 저자는 개발의 이름으로 서구 문화 중심으로 획일화되어 가는 모습을 경계합니다. 생태계 각각의 생명체마다 그 존재 이유가 있고, 그 고리가 끊어지면 생태계 자체가 위험하듯이 각각의 문화와 각각의 생산물 역시 그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궁극적으로 자기 존중과 자립을 증진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명을 떠받치는 다양성을 보호하고, 지역중심의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속가능한 만큼의 개발을 하고, 충분한 정서를 나누고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의 생활. 그것은 실험실 속의 작은 성공일 지 모릅니다. 실험실과 대량 생산은 엄연히 다릅니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멈추고, 다시 소에 쟁기를 매달아 논과 밭을 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개발을 할 때 그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복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합니다. 책 속에서 인용된 부탄의 국왕이 한 말이 퍽 기억에 남습니다. “한 사회의 복지의 진정한 지표는 국민총생산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이 되어야 합니다”..

얼마 전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환갑을 넘긴 그녀의 모습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보였습니다. 그네는 지혜와 자비로 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많이 만들어 얼굴을 자주 맞대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나날 속에서 근대화의 과정에서 파괴된 ‘진실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구 사회가 낙원처럼 인식되던 시대는 갔다. 세계화는 인류 모두를 가난하게 만드는 슬픈 현상이다. 노예제도는 없어지지 않았다. 금권 만능주의가 새로운 노예제도다. 불교 시각에서 오늘의 세계를 바라보면 이야말로 ‘무지’의 극치다. 깨닫지 못한 중생이 죽음의 길로 가고 있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우리 내부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다. 또한 그 일이 외부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아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운동이다. 공동체 안에서 소모임을 많이 만들어 함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고 밥도 지어 먹는 것, 이런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 마음이 움직여야 세상이 변한다.”

거대한 흐름을 바꾸려는 그녀의 무모해보이는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그녀의 앞날에 행운이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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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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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빨간색 렌즈의 안경을 쓰면 빨갛게 보이고, 파란색 렌즈의 안경을 쓰면 파랗게 보입니다. 프레임은 이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타인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프레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행동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자신의 그것과 다르고, 어떤 때는 그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고, 거꾸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저자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핵심 프레임으로 ‘자기, 현재, 이름, 변화’를 꼽습니다. 프레임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를 판단하며, 돈에 각종 이름을 붙여 관리하고, 변화에 쉽게 적응합니다.
 
그러면 어떤 프레임을 가져야 할까요? 그리고, 그 프레임은 어떤 목표를 지향하고 있어야 할까요? 저자는 궁극적으로 프레임의 이해를 통하여 독자들을 '행복'에 이르는 길로 안내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저자는 접근의 프레임과 회피의 프레임, 소유의 프레임과 존재의 프레임 등으로 나누고, 회피의 프레임보다는 접근의 프레임을, 소유의 프레임보다는 존재의 프레임을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10가지 행복 프레임입니다.
1.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2. 접근 프레임을 가져라.
3.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4.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5. 긍정의 언어로 말하다.
6.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7.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8.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9.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가져라.

"나는 대다수 사람들보다 더 많은 부와 권력과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다 가져도 공허감은 어쩔 수 없다." 1988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선거전략가였던 리 애트워터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 했다는 말입니다. 그의 나이 경우 서른 아홉이었습니다. 돈이면 모든 것이 다 될 것 같은 미국에서도 막상 돈만 있다고 행복해 질 수는 없었나 봅니다. 얼마 전에 신문에 욘족(Yawns) - ‘젊고 부자지만 평범하게 사는 사람’(Young And Wealthy but Normal) -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이제 사람들이 궁극적인 추구 대상을 물질적인 행복에서 정신적인 행복으로 바꾸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실제로 물질적인 부를 추구하다가 물질적 하향 이동을 택한 사람의 86%가 더 행복해졌다는군요.
 
심리학의 각종 개념을 간략하게 열거하는 책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잡학사전식의 심리학에 약간 식상한 분들은 이 책을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저자의 책인 ‘돈 보는 심리 돈 새는 심리’를 읽어본 분이라면 그와 비교하여 그렇고 그렇다고 반감을 가질 만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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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보는 세상의 틀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 <프레임>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7-29 23:52 
    프레임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는 심리학 서적인 줄 알았다. 물론 사람의 심리에 근거를 두고 많은 사례를 다루고 있기는 하나, 심리학 서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자기계발 서적이라고 보인다. 그만큼 대중성 있는 책으로 구성한 듯 하다.그래서 심리학에 대한 조금 깊이 있는 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은 안 될 듯 하다. 여기에 나온 사례들 중에서 일부는 나도 기존에 알고 있었던 사례들도 있었다. 이론을 얘기해도 사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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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인간에게 손가락질 하다 - 7가지 본능에 관한 철학적 대화
장 프아수아 부베 외 7인 지음, 심재중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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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이 동물보다 나을까요?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새삼스럽기까지 할 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품격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얘기할 때 동물에 빗대어 얘기합니다. 미련한 곰같다라든지, 교활하기가 여우같다라든지, 무식하기가 새대가리같다든지 하면서 말이죠. 

반대로 동물을 평가할 때 그들의 행동이 본능적이건 학습에 의해 체득된 것이건 간에 인간과 비슷하면 ‘기특하게’ 여깁니다. 침팬지가 도구를 쓰거나, 갈매기는 죽을 때까지 1부1처제를 유지할 때 말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동물들을 인간의 잣대를 가지고 재단할 만큼 똑똑한 존재이고, 동물들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하등 동물에 불과할까요?

이 책은 게으름, 탐식, 음욕, 분노, 시기, 인색, 교만의 7가지 범주에서 동물과 인간을 행위를 비교합니다. 원숭이가 인간에게 손가락질을 할 만큼 영특한 행위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편, 인간들이 잘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인간의 기준으로 동물의 행위를 판단하는 행위를 비판합니다. 또한 인간과 동물의 동일한 행위에 대해서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각을 비판합니다.

음식에 집착하는 이들을 보면 어떻습니까? 미련하다거나 무식하다거나 짐승처럼 보이나요? 원숭이들도 음식에 집착합니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먹기 위해 막대기를 쓰기도 하고, 샌들을 만들어 신기도 하며, 이가 안 좋으면 음식을 갈아먹기까지 합니다. 

인간은 어떤가요? 맛있게 먹기 위해 요리라는 미명하에 음식에 온갖 행위를 곁들이지 않나요? 스스로 우아하다고 생각하는 프랑스인이 만드는 푸에그라는 또 어떻고요? 인간은 자신이 ‘미식가’라는 것을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가 자랑인가요? 잔인하다는 생각은 안 드나요? 동물의 사냥은 잔인한가요? 하지만, 동물은 생존 이외의 쾌락을 위해 먹잇감을 색다른 방법으로 요리하지는 않습니다.

섹스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독교에서는 임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성행위는 죄악이라죠? 그렇다면, 기독교의 관점에서 보면 쾌락을 위해 성행위를 하는 인간이란 존재는 죄악투성이에 회개할 거리가 끊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반면, 원숭이들은 임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성행위를 쾌락보다는 주로 ‘친교’의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를 알지 못하는 인간들은 원숭이를 음탕한 동물로 규정해버립니다.

이 외에 인간이 규정한 몇 가지 죄악의 테두리에서 동물에게 가진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저자들은 그에 반박되는 내용들을 풀어내어 결국에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왜 하필 선(善)의 범주가 아닌 악(惡)의 범주에서 동물과 인간을 비교했을까요?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비해 월등한 존재임에는 분명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마치 말만 못하지 인간과 똑같은 지성체로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말을 하고 못하고는 진화 수준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감히 말도 못하는 동물들을 몇몇 본능에 기인한 ‘기특한 행위’때문에 동급으로 놓을 수는 없습니다. 저자들은 지성에서는 동물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인간이, 정작 행위에서는 동물과 별반차이 나지 않는 현상에 대해 한 마디 따끔하게 충고를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퍽 흥미있고, 반성할 거리를 제공하는 책입니다만, 곳곳에 보이는 번역의 미숙함은 읽기의 즐거움을 많이 반감시킵니다. 역자가 생태학이나 철학에 소양이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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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유쾌한 심리학 - 합본양장
박지영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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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꿈, 프로이트, 성격, 혈액형, 별자리 그리고 독심술 정도가 아닐까요? 학창시절 미팅 때 파트너가 심리학과에 다닌다고 하면 누구나 한번쯤 던졌을 법한 질문. "그럼, 제가 무슨 생각하는 지 아시겠네요?"
심리학과의 파트너는 펄쩍 뛰며 "심리학은 그런 것이 아니라 주절주절~~~"하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을 늘어놓았더랬죠.

이 책은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의 역사는?', '심리학의 필요성', '심리학의 방향' 등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모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그 때만큼이나 알아듣기 힘든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는 것들이라 이해하기는 비교적 쉽습니다. 

학문이나 생각 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쉽게' 쓰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비록 머리 속으로는 이해를 하고 있다하더라도 그 생각을 언어로써 적절하게 전달하는 행위도 쉽지가 않은데, 내용을 담아내는 말까지 쉽게 사용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가 않습니다. 쉽게 쓴다는 의미를 중간 중간에 쉬운 토픽이나 내용을 끼워넣거나 우스개 소리를 중간에 넣는 것과 혼동하고 있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쉽다'는 뜻은 설명하는 용어부터 쉬워야하고, 내용이 쉬어야 하고, 이해가 쉬어야 합니다. 

근래 베스트셀러에 심리학 책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대중들이 심리학에 가지는 관심의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려고 하면 '심리학'의 방대함에 놀라게 될 뿐 아니라, 그 난해함에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본 책은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심리학의 깊이도 적당하게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글자도 빽빽하고, 삽화도 하나도 없어 겉보기에는 지루해보이지만,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은 배어나오고, 심리학에 대한 허기를 달래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마치 '백설기'를 먹는 느낌이랄까요?

심리학의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 비스므레하고 있었지만, '사랑'에서부터 문제 해결, 리더십, 각종 장애, 남녀 차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회 현상들과 결부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생뚱맞게 왜 그리도 심리학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지 알 것도 같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꾸밀 줄을 모릅니다. 어쩌면 편집인이 꾸밀 줄을 모르는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이 책은 참 단백합니다. 글자도 작고, 분량도 적지 않습니다. 외형을 보면 유쾌하게 읽힐 성 싶지도 않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1권을 덮고, 2권을 보면 결코 유쾌하게 읽을 정도의 내용이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세상을 둘러보면 사람들과 유쾌하게 지내야하는 이유 정도는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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