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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심리학 - 합본양장
박지영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심리학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꿈, 프로이트, 성격, 혈액형, 별자리 그리고 독심술 정도가 아닐까요? 학창시절 미팅 때 파트너가 심리학과에 다닌다고 하면 누구나 한번쯤 던졌을 법한 질문. "그럼, 제가 무슨 생각하는 지 아시겠네요?"
심리학과의 파트너는 펄쩍 뛰며 "심리학은 그런 것이 아니라 주절주절~~~"하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을 늘어놓았더랬죠.
이 책은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의 역사는?', '심리학의 필요성', '심리학의 방향' 등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모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그 때만큼이나 알아듣기 힘든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는 것들이라 이해하기는 비교적 쉽습니다.
학문이나 생각 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쉽게' 쓰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비록 머리 속으로는 이해를 하고 있다하더라도 그 생각을 언어로써 적절하게 전달하는 행위도 쉽지가 않은데, 내용을 담아내는 말까지 쉽게 사용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가 않습니다. 쉽게 쓴다는 의미를 중간 중간에 쉬운 토픽이나 내용을 끼워넣거나 우스개 소리를 중간에 넣는 것과 혼동하고 있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쉽다'는 뜻은 설명하는 용어부터 쉬워야하고, 내용이 쉬어야 하고, 이해가 쉬어야 합니다.
근래 베스트셀러에 심리학 책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대중들이 심리학에 가지는 관심의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려고 하면 '심리학'의 방대함에 놀라게 될 뿐 아니라, 그 난해함에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본 책은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심리학의 깊이도 적당하게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글자도 빽빽하고, 삽화도 하나도 없어 겉보기에는 지루해보이지만,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은 배어나오고, 심리학에 대한 허기를 달래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마치 '백설기'를 먹는 느낌이랄까요?
심리학의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 비스므레하고 있었지만, '사랑'에서부터 문제 해결, 리더십, 각종 장애, 남녀 차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회 현상들과 결부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생뚱맞게 왜 그리도 심리학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지 알 것도 같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꾸밀 줄을 모릅니다. 어쩌면 편집인이 꾸밀 줄을 모르는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이 책은 참 단백합니다. 글자도 작고, 분량도 적지 않습니다. 외형을 보면 유쾌하게 읽힐 성 싶지도 않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1권을 덮고, 2권을 보면 결코 유쾌하게 읽을 정도의 내용이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세상을 둘러보면 사람들과 유쾌하게 지내야하는 이유 정도는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