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 - 나를 위한 열두 달 원 디시 테이블
정지원(아무튼 봄) 지음 / 길벗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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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하고서 맞은 가장 큰 변화는 매 끼니를 스스로 챙겨 먹는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리라고는 부르기 민망한 인스턴트 음식의 조리만 하던 제가, 이제는 간식조차 만들어 먹기에 도전하고 있네요. 그러면서 저의 몇 가지 선호를 알게 되었는데요, 설거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식기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 그리고 직접 요리를 할 땐 영상이 아닌 종이에 쓰인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는 그런 저의 필요에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음식과 플레이팅이 너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는 책,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의 저자인 정지원 님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 면허를 취득했으며 식품 수입 업무에 17년이나 종사하셨다고 하네요. 게다가 라퀴진 푸드 크리에이터 코스와 푸드 스타일링 코스를 수료셨다고 하는데, 레시피와 블로그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던 플레이팅이 이렇게 완성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시피는 계절을 주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일에 필요한 체력을 북돋워주는 봄의 메뉴, 몸을 가볍게 하고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줄 여름 메뉴, 선선한 날씨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 좋은 가을 메뉴, 따뜻한 음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겨울 메뉴. 그러고 보니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과 평소보다 더 찾게 되는 음식이 계절별로 달랐다는 생각이 드네요.



양념에 대한 소개와 레시피의 자세한 설명, 레시피 순서대로 실려있는 조리 사진과 재료나 요리에 대한 팁은 요리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저에게 매우 유용했습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재료나 조리에 대해 궁금한 것이 참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알아보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브리치즈애플샌드위치나 청포도드레싱부라타 샐러드와 같은 브런치 메뉴, 미소가지덮밥과 구운명란밥케이크와 같은 밥 메뉴, 초계국수, 동죽칼국수 등의 면 요리, 로제떡볶이, 바비큐폭립, 스키야키 등과 같은 안주 및 손님 초대에도 손색이 없는 요리까지 무려 60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실려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의 음식들은 제대로 챙겨 먹는 느낌이 나는 메뉴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그릇에 맛과 영양을 가득 담았달까요. 그런 메뉴들이 요리 초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도전인 반면, 이 책은 저와 같은 요린이도 따라 해볼 수 있어서 요리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블로그의 레시피를 따라 볶음 우동을 해먹어 보았는데, 제가 한 요리인데도 불구하고(?) 꽤 맛이 있더라구요. 믿고 따라갈 수 있는 레시피가 생긴 것 같아 든든한 느낌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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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 클래식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디즈니 지음 / 아르누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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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좋아하는 영화 장르를 꼽으라면 애니메이션은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곤 합니다. 특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요, 알록달록 예쁜 색감이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을 주기도 하고 어떤 애니메이션이든 귀엽거나 유머러스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재미를 더해주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아마 디즈니의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이유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향수를 자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은 이름 그대로 컬러링북입니다. 복잡하지 않은 취미 시간을 갖고 싶어서 컬러링 북, 스티커 아트북, 오일 파스텔 그리기 등 여러 가지 미술 관련 활동을 해보았는데요,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은 지금까지 본 컬러링북 중에 가장 큰 사이즈의 책이었습니다.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에는 디즈니 포스터가 무려 53종이나 담겨있습니다. '클래식'이라는 명칭 그대로 우리가 흔히 '디즈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도널드 덕, 곰돌이 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덤보, 피터팬, 달마시안, 신데렐라, 백설공주, 칩과 데일 등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익숙한 캐릭터가 가득 수록되어 있습니다.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컬러링북으로서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책의 사이즈가 커서 그런지 큼직한 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디즈니를 좋아하는 어른들이나 연령이 어린아이들 모두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종이가 꽤 도톰해서 색연필, 오일 파스텔과 같이 종이에 덜 흡수되는 재료뿐만 아니라 물감, 사인펜과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구요. 특히 앞쪽은 밑그림만 있고 직접 색칠을 할 수 있는 컬러링 페이지이고, 뒤쪽에는 디즈니 캐릭터의 색감을 그대로 담은 오리지널 포스터 페이지가 있는데 포스터 페이지 역시 53가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컬러링 때 참고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로 떼어서 벽에 붙이기에도 좋을 것 같네요. 저도 몇 개의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포스터가 많아 어떤 것을 먼저 붙일지 기분 좋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의 컬러링북 경험으로 볼 때 컬러링북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일수록 더 재미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디즈니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뇌를 쉬게 하는 휴식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 그림 그리기는 좋지만 밑그림에 자신이 없는 분들, 마음 편안한 휴식을 위해 집중할 거리를 찾는 분들에게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은 좋은 선택이 될 듯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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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시크릿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11가지 법칙
다카하시 히로카즈 지음, 이선주 옮김 / 알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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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을 읽어보았거나 알고 계신 분이라면 익숙한 주제일 것 같습니다. '에너지를 끌어당겨 현실을 원하는 대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것이거든요. 아마 몇 년 전이었다면 저는 이 책을 그냥 지나쳤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노력 대신 말이나 상상 같은 것만으로 어딘가에 도달하려는 시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여러 책을 읽고 다른 경험을 하면서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제 생각의 여지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공통적인 체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보이지 않고 내가 알지 못하더라도 거기에 어떤 원리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구요. 마침 이것이 '양자역학'과 관련이 있는 개념이라는 정보를 접해서 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던 차에, 양자역학에 기반하여 소원 실현의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11가지 법칙'이라는 부제가 붙은 <퀀텀 시크릿>의 저자 다카하시 히로카즈는 양자역학 코치로, 자신이 공부한 동양철학, 성공철학, 심리학, 뇌과학 등과 직접 체득한 성공의 법칙과 소원 실현 방법을 양자역학 이론에 근거하여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원자와 전자, 소립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 자연의 움직임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쉽게 말하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해명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p.32). 그는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만물의 근본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주파수나 파동이 공명하게 되면 서로를 끌어당겨서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에 나타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끌어당김의 법칙'이며, 그가 말하는 '우주를 지배하는 11가지 법칙'의 기반이 됩니다. 그는 소원을 실현하는 사람이나 꾸준히 성공하는 사람들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비롯해 '사고, 말, 결단, 행동, 몰입, 영향력, 음양, 에너지, 중용, 목적의 법칙' 등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을 따른다고 이야기하며, 이를 소개합니다.

책은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쉽게 읽히며, 글이 짜임새 있게 전개되어 읽기에도 매우 편했습니다. 다만 과학에 대한 부분이다 보니 개인적인 역량으로 인해 아직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저자가 말하는 여러 내용들을 보며 살면서 경험한 신기한 일이나 의문이었던 부분들이 떠올랐고 그 이유에 대해 책의 개념과 연결시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엔 단순히 상상이나 확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사람마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으로 잠재의식 변화의 방법을 달리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며 권유하는 것을 보고, 제가 잘 모르고 오해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 중 '뱀은 인간이 보지 못하는 적외선을 보고 곤충은 자외선을 보는 등 같은 생물이라도 보이는 세계가 완전히 다르며, 우주에서 눈에 보이는 물질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과연 내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과, 그전에 내가 보고 있는 것,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얼마나 작은 세계일까 하구요. 위에 언급된 여러 법칙이나 확언 등에 대해서도 그것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궁금하신 분들, 또 언젠가의 저처럼 '보이는 세계'에 지나친 무게를 두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온전한 이해가 있다면 행동과 삶까지 변화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이따금씩 떠오르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자신과 세계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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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
고켄테쓰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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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하면서 취미 혹은 도움의 영역이었던 '식사를 위한 과정'은 오롯이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고 부담스러워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음식을 통한 건강에 관심이 유독 많으신 엄마의 말과 행동이 제 안에 오롯이 남아 '영양의 균형, 매 끼니 차려먹기' 등과 같은 것들에 큰 압박을 느끼고 있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코로나와 이후 급체, 장염 등으로 고생을 하면서 제가 가진 기준의 합당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대접하는 요리까진 안되더라도, 나를 위해 챙기는 끼니는 꽤 재미있게 느껴지게 되었구요.


'일본의 백종원'이라고도 불린다는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의 저자 고켄테쓰, 한국 이름으로 '고현철'씨는 한식 연구가 어머니를 둔 일본의 유명 요리 연구가라고 합니다.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 한국인이라 그런지 책에서 소개하는 그의 요리에는 일본과 한국의 재료나 소스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요리 연구가인 저자는 자신도 요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상을 갖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 표현, 보기 좋고 영양도 균형 있게 맞추기, 가짓수도 많이', 이에 더해 '손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파는 반찬이나 인스턴트식품을 구매할 때 느껴지는 죄책감'이라는 압박감도 갖고 있었구요. 그런데 저자가 가진 이상과 압박감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자와 일본의 엄마들뿐만 아니라 엄마와 나, 주변에서 보이는 '한국의 엄마' 등 우리들의 것이었거든요. 그러던 저자는 자녀가 늘어나고 코로나로 인해 가족 모두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신의 이상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가 만난 외국의 가족들에게서 '~해야만 한다'는 기준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분별하고, 할 수 있는만큼을 감당하는 모습을 배우기도 하구요.

사실 저는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많은 분들의 SNS에서 보이듯 음식과 밥상을 예쁘게 잘 차려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럴 실력이나 재능은 없고, 그 결과물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쁜 밥상과 요리는 다른 분들의 것을 보면서 감탄하는 것이 내 몫이구나 싶구요. 대신 예쁘지는 않지만 간편하게 끼니를 챙기고 설거지 거리를 줄여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지금 나에게 잘 맞는 '스스로를 챙기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더불어 이제 요리를 막 시작했으니 많지 않아도 적당한 갯수의 재료를 사용하고, 영양소를 챙기는 것은 한 끼 단위가 아닌 하루 혹은 며칠 단위여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리와 식사에 대한 저자의 경험담과 조언과 함께 설거지 거리를 줄이기 위한 한 그릇 사용, 요리한 냄비를 그대로 테이블에 올리는 등 '요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제안'이 위안과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에 더해 집밥과 애정의 관계, 부모의 역할 등 집밥으로 인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분들이라면 위로가 될 만한 이야기들도 많았구요.


집밥에서 시작된 이야기지만 내가 가진 '기준', '~'해야만 한다'고 여겨지는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나 의무는 저자의 표현대로 '이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상은 현실을 고려하고 반영하여 잘 조정해 나갈 때 나에게 유익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저자가 알려주는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레시피와 매일의 식사 준비를 가볍게 만들어줄 조언, 여러 가지 기준과 이상에 대한 성찰 등은 제목 그대로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많은 분들에게 여러모로 유익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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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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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칼 포퍼의 에세이와 강연 원고로 구성된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는, 자연과학과 역사-정치에 대한 그의 생각이 총정리된 책입니다. 냉소주의와 비관주의에 대한 그의 반대는 유대계 영국인인 그가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으며 가까운 이들을 잃으면서도 고수한 사상이기에 더욱 힘을 가집니다.


처음부터 책으로 엮인 것이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칼 포퍼의 특징이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생각하며 명확하게 끊어 읽기보다는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흐름을 타듯이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주제다' 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칼 포퍼의 사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제 - 시도된 해결책들 - 제거'의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의 3단계 모델과 원시적 차원의 생물과 인간의 차이이자 과학적 접근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시도된 해결책을 의식적으로 비판하는 태도를 핵심으로 하는 과학적 접근법을 모든 사람이 활용하는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한 가지 의견을 진리라 고집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태도, 외부의 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당장은 고민을 덜하게 하는 쉬운 길이지만, 삶 전체나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을 생각해 볼 때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아무리 도출된 답이 만족스러워도 절대로 그것이 최종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훌륭한 답은 많지만 최종적 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답들은 전부 오류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p.352


그의 사상과 이론은 특정 부분에 대한 지식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진리와 앎을 향해가는 과정에 대한 그의 성찰을 통해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해져야 한다." "모르면서 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과 같은 태도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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