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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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칼 포퍼의 에세이와 강연 원고로 구성된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는, 자연과학과 역사-정치에 대한 그의 생각이 총정리된 책입니다. 냉소주의와 비관주의에 대한 그의 반대는 유대계 영국인인 그가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으며 가까운 이들을 잃으면서도 고수한 사상이기에 더욱 힘을 가집니다.


처음부터 책으로 엮인 것이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칼 포퍼의 특징이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생각하며 명확하게 끊어 읽기보다는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흐름을 타듯이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주제다' 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칼 포퍼의 사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제 - 시도된 해결책들 - 제거'의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의 3단계 모델과 원시적 차원의 생물과 인간의 차이이자 과학적 접근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시도된 해결책을 의식적으로 비판하는 태도를 핵심으로 하는 과학적 접근법을 모든 사람이 활용하는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한 가지 의견을 진리라 고집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태도, 외부의 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당장은 고민을 덜하게 하는 쉬운 길이지만, 삶 전체나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을 생각해 볼 때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아무리 도출된 답이 만족스러워도 절대로 그것이 최종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훌륭한 답은 많지만 최종적 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답들은 전부 오류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p.352


그의 사상과 이론은 특정 부분에 대한 지식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진리와 앎을 향해가는 과정에 대한 그의 성찰을 통해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해져야 한다." "모르면서 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과 같은 태도를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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