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질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합리성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인간의 특성을 배신하는 것이다. - P30

도덕적 요구 사항(결과론, 의무론, 덕 윤리 등 어느 도덕이든)과 갈등을 일으킨다면 우리가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약속과 계획도 희생시켜야 한다는 도덕에 따라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일까? - P31

우리의 생활 중에는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측면들, 즉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측면들이 있다. 이런 측면들 중 하나가 사람들마다 다른 개성이다. - P31

사람들의 삶 속에는 그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다른 측면들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측면들도 있다. - P32

직업은 전반적으로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 P32

만약 우리가 우리보다 행운을 덜 누리는 사람들의 삶에 기여해야한다는 요청을 받는다면, 그런 기여가 그들의 삶을 좀 더 살 만한, 즉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 P32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소중하게 여긴다. 다시 말해 그들의 인생이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들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 P33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의 핵심적 의미는 그들이 유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유의미한 삶을 살아갈 자격이 있다면 나 또한 그런 삶에 자격이 있다. 그런데 남들이 유의미한 삶을 추구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내 삶을 유의미하게 만드는 것을 희생해야 한다면, 내 삶의 가치는 그들의 삶의 가치보다 떨어진다고 여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이렇게 된다. 만약 우리가 심각한 곤경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중요한 의무를 받아들였다면, 그 의무는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측면을 희생시키지 않는 행위들로 국한되어야 한다. - P33

우리가 굶고 있는 사람들, 혹은 탄압받는 사람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중요한 의무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핵심적 측면들을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반드시 승복해야 하는 도덕적 엄격함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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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가리켜 에우다이모니아의 삶이라고 주장했다. 이 그리스어는 종종 ‘행복happiness‘이라 번역되는데 ‘번창하기 flourishing‘가 더 좋은 번역어이다. 에우다이모니아의 삶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선은 영혼이 덕에 일치하여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 P22

덕 윤리가 결과론, 의무론과 뚜렷하게 다른 점은 도덕적 관심이 행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도덕적 상태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과론과 의무론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덕 윤리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 P22

잘 산다는 것은 아름다움, 절제, 지혜, 관대함 등의 여러 가지 덕목을 함양하고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양극단 사이의 중용을 취할 때 얻어지는덕목이다. - P23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결과론과 의무론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그리고 이 세 이론은 올바른 도덕적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 P24

얕은 연못가를 지나가다가 연못에서 익사 직전의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나는 당연히 그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아이를 꺼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내 옷은 진흙투성이가 될 테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이가 물에 빠져 죽는다면 너무나 슬프고 나쁜 일일 테니까 - P27

피터 싱어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연못에 빠진 이 아이를 구하려는 노력과 지구 반대편에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구제하는 데 힘쓰는 구호 단체에 수표를 써서 기부하는 행위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이어 피터 싱어는 단지 지구 반대편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연못에서 아이를 구하는 행위는 의무가 되고, 구호 기금을기부하는 것은 자발적 자선행위(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행위)가 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따진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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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평범한 사람보다는 약간 나은 사람, 그렇지만 이타주의자는 아닌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 P14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덕적 횃불이 되는 삶을 살아가기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도덕적 품위를 지키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비록 뒤죽박죽이기는 하지만 품위를 지키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 P14

결과론은 우리가 도덕적 비용을 최소로 지불하고 최대의 선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물론 그 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다. - P16

다르게 말해보자면, 결과론자들의 도덕적 결산서는 이 세상을 지금보다 얼마나 더 좋은 곳으로 만들었는가에 강조점을 찍는다. - P16

결과론자들의 도덕은 이 세상의 조건들을 개선시키는 것이고, 이런 계산이 목적을 달성하는 최고의 방법을 결정한다. - P18

사실 모든 도덕 이론이 그런 기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만약 그런 특징이 없는 도덕 이론이 등장한다면 다른 도덕 이론들은 모두 경쟁에서 퇴출될 것이다. 결과론의 기이한 특징 중 하나는 소위 도덕적 행운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도덕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려 했는데도 순전히 우연에 의하여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P18

이와는 정반대로 의무론은 결과보다는 행위자의 의도나 행위 자체를 중시한다. 때문에 위에서 방금 사례로 든 음험한 행동을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로 규정한다. 의무론자들은 결과보다는 수단으로 행위의 도덕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어떤 행위를 옳은 것 혹은 잘못된 것으로 만들어주는 기준은 그 행위 이면의 의도 혹은 그 행위가 생겨나는 방식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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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길도 끊기고 더이상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던 그 지역은 사람들 사이에서 금세 잊혀졌다. 일상은 정신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무도 찾지않는 K구역에 대해 까맣게 잊고 지냈다. 내 청춘의 가장 농밀했던 시간이 묻혀 있는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원래 일상은 그런 것이다. 마치 사막의 마른 유사처럼 한번 잡아끌기 시작하면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것. - P270

나는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을 지닌 사람이었으나 언젠가부터 합격 이후의 삶에 대해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내게 선명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찬란한 미래가 아니었다. 변해가는 애인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던 날들의 참담함. 내게 현실이란 그런 참담한 기억 뿐이었다. - P287

생존을 위해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 그런 커피 때문에 선배가 지금 여기에 이러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느껴졌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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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절박했기 때문에 나는 당신의 말을 기록했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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