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주택가는 달랐다. 길게 늘어선 집들, 무성한 나뭇잎, 그곳의 익명성, 예의 바른 부산함에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 P203

기네스를 다 마신 후, 나는 살인자로서 내 경력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살인에 흥미를 잃어서가 아니라 앞으로는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누구도 나와 그렇게 가까워지도록, 에릭처럼 내게 상처를 입히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성인이다. 상처받기 쉬운 어린 시절과 위험한 첫사랑의 시기를 무사히 넘겼다. 다시는 그런 처지에 놓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위안이 되었다. 이제부터 내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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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인간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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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하면 가족은 성별과 지리적 위치에 따라 갈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 나와 아버지는 동부에 남고, 어머니와 누나는 서부로 간 것처럼. - P76

미란다를 알게 된 처음 몇 년 동안 나는 그녀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 속이는 데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게 심한 착각을 했을까? - P79

"내가 살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죠? 사람들 생각처럼 살인이 비도덕적인 일은 아니라고 했잖아요? 난 정말 그렇다고 믿어요. 사람들은 생명이 존엄하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이 세상에는 생명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누군가 권력을 남용하거나, 미란다처럼 자신을 향한 상대의 사랑을 남용한다면 그 사람은 죽여 마땅해요. 너무 극단적인 처벌처럼 들리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모든 사람의 삶은 다 충만해요. 설사 짧게 끝날지라도요. 모든 삶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경험이라고요. - P85

"장미의 한순간과 주목의 한순간은 똑같이 지속된다.‘ 살인을 정당화한 말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래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강조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타인에게 이용당할 때까지 살고 싶어하는 거 같아요.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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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을 마시면 늘 그렇듯이 입가가 기분 좋게 무감각해졌고, 이대로 가다가는 술김에 너무 많이 떠들어댈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공항의 법칙이 있지 않은가. 설사 길동무가 우리 집에서 겨우 3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산다 해도, 난 벌써 그녀의 이름을 잊어버렸고 평생 다시 볼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낯선 사람과 술을 마시며 얘기하자니 꽤나 즐거웠다. 생각을 입 밖에 내기만 했는데도 분노가 조금은 해소되었다. - P16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게 왜 그리 끔찍한 일로 간주되는 걸까?
금세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차지할 테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죽을 것이다. 몇몇은 끔찍하게, 몇몇은 평온하게. 살인을 죄악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겨진 사람들 때문이다. 죽은 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지만 만약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었다면? - P58

이걸 명심하렴, 릴리. 세상이 늘 널 중심으로 돌아가진 않아.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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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지나친 관계가 그들을 괴롭힐 거야.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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