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을 마시면 늘 그렇듯이 입가가 기분 좋게 무감각해졌고, 이대로 가다가는 술김에 너무 많이 떠들어댈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공항의 법칙이 있지 않은가. 설사 길동무가 우리 집에서 겨우 3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산다 해도, 난 벌써 그녀의 이름을 잊어버렸고 평생 다시 볼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낯선 사람과 술을 마시며 얘기하자니 꽤나 즐거웠다. 생각을 입 밖에 내기만 했는데도 분노가 조금은 해소되었다. - P16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게 왜 그리 끔찍한 일로 간주되는 걸까?
금세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차지할 테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죽을 것이다. 몇몇은 끔찍하게, 몇몇은 평온하게. 살인을 죄악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겨진 사람들 때문이다. 죽은 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지만 만약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었다면? - P58

이걸 명심하렴, 릴리. 세상이 늘 널 중심으로 돌아가진 않아.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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