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이 몇 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만남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나일 수가 없는 것이다. - P177

"배우는 사람에게 큰 병통이 세 가지가 있다. 네게는 그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 데 민첩한 사람은 소홀한 것이 문제다. 둘째로 글 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게 병통이지,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거친 것이 폐단이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진단다. 답답한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 천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뚫는 것은 어찌하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네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히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아야 한다." - P182

따뜻한 가르침은 이렇듯 깊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 P186

그 옛날 더벅머리 소년에게 던져준, 오로지 부지런하면 된다던 스승의 따스한 가르침은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뒤바꾸어놓았다. - P194

마음 맞는 벗들이 한자리에 모여 허물없이 흉금을 털어놓는 광경은 참 아름답다. 아무 속셈도 없다. 굳이 말이 오갈 것도 없다.
바라보기만 해도 삶은 기쁨으로 빛나고 오가는 눈빛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친다. 이익을 따지고 출세만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한 경쟁의 피비린내만 끼쳐온다. - P195

무릇 절정의 순간은 오래 끌면 안 되는 법이다. - P207

슬의 소리는 맑고, 금의 소리는 그윽하다. 따로 들으면 맑은 것은 맑고, 그윽한 것은 그윽할 뿐이다. 하지만 합주를 하면 맑은 것은깊어지고, 그윽한 것은 시원스럽게 된다. 깊으면 아득하고, 시원스러우면 화합한다. 대저 뜻이 너무 맑으면 절도가 있고, 소리가 너무 맑으면 처량하다. 절도가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고, 처량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뜻이 너무 깊으면 생각에 잠기게 되고, 소리가 너무 그윽하면 희미해진다. 생각에 잠기면 근심스럽고, 희미하면 잦아든다. 맑은 것에 맑은 것을 보태면 소리가 격해지고, 그윽한 것에 그윽한 것을 합하면 소리가 펴지지 않는다. 둘다 잘못이다. 절도 있는 것이 깊어야, 짧던 것이 멀어진다. 생각에 잠긴 것이 시원스러워질 때 급촉한 것이 화합하게 된다. 듣는 사람만이 능히 이를 구별할 수가 있다. 슬을 타는 사람은 슬에만 뜻을 모으되 금과 더불어 어우러짐을 즐거워하고, 금을 타는 자는 금에만 뜻을 두면서 슬과 합주를 이룸을 기뻐한다. 한 가지에만 마음을 쏟으면 얽매이게 되어 즐거움 또한 크지가 않다. 뜻에 얽매임이 없으면 즐거움은 한없이 커진다. 들을 줄 아는 자가 아니고서는 누가 능히 알겠는가?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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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걸어가는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것은 왕왕 벽이 있는 자만이 능히 할 수 있다" - P17

세상은 재주 있는 자를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 - P50

능력 있는 사람이 손가락질 당하는 세상, 모자란 것들이 작당을 지어 욕을 하고 주먹질을 해대는 사회, 그러고는 슬쩍 남의 것을 훔쳐다가 제 것인 양 속이는 세상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 P50

정말 갸륵한 이는 진전이 없는데도 노력을 그치지 않는 바보다. 끝이 무디다 보니 구멍을 뚫기가 어려울 뿐, 한 번 뚫리게 되면 크게 뻥 뚫린다. 한 번 보고 안 것은 얼마 못 가 남의 것이 된다. 피땀 흘려 얻은 것이라야 평생 내 것이 된다. - P51

황덕길은 김득신의 피나는 노력을 말하면서,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단순무식한 노력 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다.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동안 내용이 골수에 박히고 정신이 자라, 안목과 식견이 툭 터지게 된다. 한 번 터진 식견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다. 한 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가 없다. - P65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마땅히 10년 간 뽕나무를 심고, 1년 간 누에를 쳐서 손수 오색실로 물을 들이리라. 열흘에 한 빛깔씩 물들인다면, 50일 만에 다섯 가지 빛깔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를 따뜻한 봄볕에 쬐어 말린 뒤, 여린 아내를 시켜 백 번 단련한 금침을 가지고서 내 친구의 얼굴을 수놓게 하여, 귀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玉)으로 축을 만들어 아마득히 높은 산과 양양히 흘러가는 강물, 그 사이에다 이를 펼쳐놓고 서로 마주보며 말없이 있다가 날이 뉘엿해지면 품에 안고서 돌아오리라.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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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역겨운 것들과 잘못된 것들을 다 일격에 격파하기 위해서 단지 <나 스스로 삶과 작별을 고하기〉― 그런 행동을 그렇게 고상하게 표현해도 된다면 - 만 하면 된다는 상상이 웬지 마음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었다. 홀가분한 마음 때문에 눈물도 그쳤고, 온몸이 떨리던 것도 진정되었다. 세상에 다시 희망이 있어 보였다. 다만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당장. 내게 다른 생각이 나기 전에 해치워야만 할 일이었다. - P88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뿐이었다. 떨어지는 것이라면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것이 무섭지 않았다. 내게 있어서 그것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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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들보다는 이 세상 전체가 불공정하고 포악스럽고 비열한 덩어리일 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노에 찬 자각 때문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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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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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엄마 생각을 했다. 엄마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랐을 때 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연명치료를 해야하나 아니면 집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해야하나 그런 선택의 순간이 온다는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지만 인간의 육체는 점점 그 기능을 잃어간다. 그리고 시대가 변해서 자식들에게 노후를 기대할 수도 기대서도 안 된다. 자신의 힘으로 생을 다할 때까지 버텨 나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서 힘을 길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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