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그 애는 벽에 도달했어. 하지만 벽의 이점, 그건 거기 기댈 수 있다는 거지. 너, 반면에 넌, 내리막길에서 가속도가 붙은 사람처럼 숨이 턱에 차서 내달리지. 단지 너의 내리막길은 오르막길인 게 다를 뿐. 네 안에는 천재성이 있어. 난 그걸 알아본다. 거짓 겸손 따위는 집어치운다면, 나도 그것을 가진 적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건...... 예전 일이지만」 - P258

「그럴 줄 알았다. 조각을 한다는 게 뭔지 깨닫는 날, 넌 단순한 분수대만으로도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게 할 거다. 그동안, 미모, 충고 하나 하지. 인내해라. 이 강, 변함없이 고요한 이 강처럼 말이야. 이 강, 아르노강이 화를 낸다고 생각하니?」 - P258

예술은 때때로 피투성이 손에서 태어난다. - P262

그는 쉰 살인데도 얼굴에는 태양과 추위와 다양한 방식의 학대에 의해 1백 년치 모욕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르지 않는 기쁨의 샘에서 길어 올려 신선했다. - P275

「태어난 뒤로 우리가 하는 단 하나의 일이 바로 죽는 거란다. 아니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그 피할 수 없는 순간을 늦추려고 하거나. 나의 고객들은 모두 같은 이유로 온단다, 미모. 표현 방식이야 제각각일지라도, 그들 모두 겁에 질렸기 때문이지. 나는 카드를 뽑고 위로할 말들을 지어내. 그들 모두 올 때보다는 조금 더 고개를 쳐들고 돌아가고,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조금은 덜 두려워해. 그들은 그걸 믿으니까. 그게 중요한 거야.」 - P281

나는 열여덟 살이었고, 열여덟 살에는 그 누구도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기를 원하지 않는 법이다. - P317

난 2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책 속에 있지는 않았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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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 P76

죽음을 직면하고 삶에서 계속 멀어지면서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구해낼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기억으로라도. 그러고 나면 그 개인적 과거는 다 어디로 가는가? - P79

사람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것 같다. - P80

하지만 진짜 괴물은 노년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그리고 비운의) 전투다. - P84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은 신이 없다면과 상응하는 말이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말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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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앞두었을 때만, 심지어 바로 전날이라고 해도, 그런 상황에서만 사람은 희망을 품으려한다. - P38

과거에 무자비해져야 한다고. 왜냐면 과거 자체가 무자비하니까. - P49

잘라내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켜 욱신거리고 아프기만 한 맹장과 같은 그 흔적 기관. 그게 없어도 살 수 있다면 잘라 없애버리는 게 낫다. 그럴 수 없다면야. 뭐, 받아들이고 견디는 수밖에. - P49

깨달음은 다양한 방식으로 온다. - P49

과거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 P60

과거는 값이 비싸고 누구나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지. - P62

가우스틴의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 과거는 과거이며, 우리는 과거로 걸어들어갈 때조차 현재로 나가는 출구가 열려 있음을 안다. 쉽게 현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이 문이 영원히 쾅 닫혀버렸다. 그들에게 현재는 외국이며 과거야말로 모국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들 내면의 시간과 일치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 P63

반드시 경험한 일만 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상상만 한 일이 과거가 되기도 한다. - P68

일어난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이유로 일어났지만,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일어나지 않았다. - P70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사실은 과거는 무엇보다도 다음 두 곳에 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오후에 (빛이 떨어지는 길을 따라) 그리고 향기 속에, 나는 바로 그런 곳에 덫을 놓았다. - P71

향기는 언제나 비교를 통해, 묘사를 통해 인식된다. - P74

그런데 사람은 얼마만큼의 과거를 감당할 수 있을까?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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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 작업장은 거친 사내들, 전과자, 탈영병, 징집 회피자 등의 소굴이었고, 세상은 그런 모든 것을 하찮은 비열함이라고 여겼지만 사실 그런 비열함을 안고 살자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법이었으니까. - P241

「네 완성된 작품이 살아 숨 쉬는 모습을 생각해 봐. 그것이 어떤 효과를 낳을까? 네가 지금 작품 속에 응결시켜 놓은 그 순간의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려 보고 사람들이 그것을 머릿속에 떠올리도록 해야 해. 조각은 계시야.」 - P247

그가 내 새들을 향해 다가왔고 곧 묘한 반응을 보였는데, 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서 으레 나오는, 내가 평생 봐온 반응이었다. 멈칫하는 순간과 그 뒤로 작품과 나 사이를 오가는 시선. 어쩌면 이 상황은, 이런 말로 표현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아니, 이 난쟁이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해냈지? - P248

"착각하지마. 내 공방에 새로 조각가를 들일 자리가 있을까? 위계가, 전통이 있는 법이고, 이곳에서는 그것들을 지킨다. 그래, 네게 재능이 있다는 건 확실해, 그것도 대단한 재능이. 어쩌면 이제껏 내가 본 적 없던 가장 뛰어난 재능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왜 네 삼촌이 네가 미숙련공이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너의 집안 문제에 엮이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계속 절단 작업장에서 일해." - P249

「나도 한때 내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사람은 재능을 가질 수 없다는 걸 이해했지. 재능은 소유되는 게 아니란다. 그건 네가 평생을 바쳐서 붙잡으려고 애쓰는 증기구름이랄까. 그리고 뭔가를 붙잡으려면 두 팔이 필요하지.」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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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없으면 세상은 물론 훨씬 단순했다. 생각해 보면, 그런 세상은 그다지 보기 아름다운 건 아니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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