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앞두었을 때만, 심지어 바로 전날이라고 해도, 그런 상황에서만 사람은 희망을 품으려한다. - P38
과거에 무자비해져야 한다고. 왜냐면 과거 자체가 무자비하니까. - P49
잘라내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켜 욱신거리고 아프기만 한 맹장과 같은 그 흔적 기관. 그게 없어도 살 수 있다면 잘라 없애버리는 게 낫다. 그럴 수 없다면야. 뭐, 받아들이고 견디는 수밖에. - P49
과거는 값이 비싸고 누구나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지. - P62
가우스틴의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 과거는 과거이며, 우리는 과거로 걸어들어갈 때조차 현재로 나가는 출구가 열려 있음을 안다. 쉽게 현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이 문이 영원히 쾅 닫혀버렸다. 그들에게 현재는 외국이며 과거야말로 모국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들 내면의 시간과 일치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 P63
반드시 경험한 일만 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상상만 한 일이 과거가 되기도 한다. - P68
일어난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이유로 일어났지만,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일어나지 않았다. - P70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사실은 과거는 무엇보다도 다음 두 곳에 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오후에 (빛이 떨어지는 길을 따라) 그리고 향기 속에, 나는 바로 그런 곳에 덫을 놓았다. - P71
향기는 언제나 비교를 통해, 묘사를 통해 인식된다. - P74
그런데 사람은 얼마만큼의 과거를 감당할 수 있을까?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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