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모든 것이 해안에 도착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으나, 밤에 깨어나면 이 모든 것이 공허하고 아무런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산속에서 죽을 가능성이 높았고,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 P36

죽기 전에 한 말이라고 모두 진실은 아니야. 이 행복은 그 터전이 사라졌다 해도 변함없이 진짜야. - P38

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P40

작은 약속을 어기면 큰 약속도 어기게 된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P42

할 일의 목록은 없었다. 그 자체로 섭리가 되는 날. 시간. 나중은 없다. 지금이 나중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워 마음에 꼭 간직하고 있는 것들은 고통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슬픔과 재 속에서의 탄생. 남자는 잠든 소년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한테는 네가 있는 거야. - P64

전에는 우리도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하곤 했어. 하지만 이젠 안 해. 왜 그럴까? / 모르겠어. /죽음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지. 이야기할 게 남지 않은 거야. - P67

네가 진실과 직면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일은 없을 거야.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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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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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엘리엇은 깨닫는다. 감정을 잘 간직하는 사람에게는 8년이라는세월이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결국 웬트워스 대령윈도 맨의 마음을 알게 된다. 레이디 러셀 역시 처음에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앤을 설득해 그 둘을 헤어지게 했음을 인정하고, 그 둘의 결합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맨은 레이디 러셀의 설득이 위험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것이었기에 그녀의 설득에 넘어갔던 것은 자신의 의무였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진실된 마음은 언젠가는 전해진다는 것을 앤 엘리엇은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할 줄 아는 레이디 러셀의 성숙한 태도는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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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발자크에게 한번도 수치로 여겨진 적이 없었다. 그것은 심리적인 유연성을 증언하는 일일 뿐이었다. 일을 많이 하고 돈을 조금 버는 것만이 멍청한 일이고, 잽싸게 한 판 벌여서 큰 돈을 버는 것은 영리한 일이었다. - P131

그의 유일한 명예욕은 어떤 자리든 어떤 수단을 쓰든 상관없이 자신의 힘을 방출하는 것, 써버리는 것이었다. - P131

최초의 예술적인 착상이 생기면 곧바로 갈등과 그 해결책까지 한 번에 보아버리듯이, 투자를 할 때마다 언제나 과다한 탐욕에 사로잡혀 자기가 백만장자가 된 모습을 그려보곤 하였다. - P132

그에게 삶으로 난 길을 닦아주기 위해 노력한 사람은 다시 한 번 더 친구이자 애인인 이 여자였다. - P135

그는 우리의 물질주의 시대에 돈이 가지는 막강하고 악마적인 의미를 체험하였다. 파리의 작은 가게들과 큰 사무실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어음과 채무증서를 둔 싸움들, 술책들과 기만들은 바이런의 해적선과 월터 스콧의 고귀한 기사들 못지않게 힘겨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노동자들과 노동을 하고 고리대금업자들과 싸우고 절망적인 경계심을 품고서 물품공급자들과 거래를 해봄으로써 그는 자신의 동료들인 빅토르 위고, 라마르틴, 알프레드 드 뮈세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맥락과 모순들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들 다른 작가들은 낭만적인 것, 고귀한 것, 위대한 것만을 추구하였던 반면, 발자크는 인간 속에 감추어진 작지만 잔인한 것, 천박하게 추악한 것. 감추어진 폭력을 보았고 묘사할 수가 있었다. - P153

그가 현실세계에서 실패하고 난 지금 비로소 그의 내면에 있는 예술가가 성숙해서 자신의 세계를 현실세계와 나란히, 그리고 그 위에 건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P154

내 생애의 모든 시기에 걸쳐서 나는 언제나 용기가 내 불행보다 더 큰 것을 보았다. - P156

"그가 칼로 시작한 일을 나는 펜으로 완성하련다." - P163

그의 앞에는 언제나 이 자극이 있었다. 극단적인 것을 감행하고 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람에게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이런 경고가 놓여 있었다. 나폴레옹도 한때는 파리의 좁다란 지붕 밑 방에서 해를 거듭해 기다리다가 칼 하나만 달랑 뽑아들고 시대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그와 똑같은 단호함으로 오노레 발자크는 책상으로 다가가서 펜을 무기 삼고 종이첩을 대포 삼아서 자신의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였다. - P163

스물아홉 발자크가 열아홉 발자크를 비할 바 없이 능가하는 것은 바로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안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안다는 사실에 있었다. - P164

처음으로 그는 경박하고 낯선 문필가들에게서 베낀 프레스코 기법이 아니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참된 세부묘사가 위대한 소설에 설득력 있는 생명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진실성과 성실성 없이는 예술이 생겨나지 않으며 인물들은 직접적인 주변세계, 대지, 풍경, 그리고 시대의 환경과 특별한 공기와 결합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로 실제로 작용할 수 없는 법이다. 자신의 첫 작품과 더불어 사실주의자 발자크가 시작된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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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한 번 더 겨울을 난다는 것은 죽음을 뜻했다. - P8

남자가 아는 것이라고는 아이가 자신의 근거라는 것뿐이었다. 남자가 말했다. 저 아이가 신의 말씀이 아니라면 신은 한 번도 말을 한 적이 없는 거야. - P9

이윽고 그들은 암회색 빛 속에서 아스팔트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발을 질질 끌며 재를 헤치고 나아갔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다. - P10

우린 죽나요?
언젠가는 죽지. 지금은 아니지만. - P15

네가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들은 거기 영원히 남는다는 걸 잊지 마. 한번 생각해보렴. 남자가 말했다.
어떤 건 잊어먹지 않나요?
그래. 기억하고 싶은 건 잊고 잊어버리고 싶은 건 기억하지. - P17

암흑은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귀를 기울이면 귀가 아플 암흑이었다. - P20

어떤 사물의 마지막 예(例)가 사라지면 그와 더불어 그 범주도 사라진다. 불을 끄고 사라져버린다. - P35

‘늘‘이라는 것은 긴 시간이다. 하지만 소년은 남자가 아는 것을 알았다. ‘늘‘이라는 것은 결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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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밤에 잠도 잘 잤고, 꿈에 기차를 자주 보았다. 특히 자주 나오는 기차가 있었는데, 그는 석탄 연기 냄새를 맡으며 그 기차에 타고 있었다. 세상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그 세상 속에 서 있고, 기차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 P79

글래디스는 이 모든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도 말해주었다. 그녀는 죽음 때문에 미래를 잃었고, 산 자들에게 아이를 잃었다. 케이트는 불길을 피해 도망쳤다. - P82

그가 왜 찾아가기도 힘든 그 오두막으로 자꾸만 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아마 한두 명쯤 있었겠지만, 그레이니어는 단 한번도 말해주지 않았다. 거기에 머무르기로 서약했기 때문이라는 진실을. 그는 숲이 불탄 뒤 십 년쯤 지났을 때 일어난 모종의 일에 놀란 나머지 그런 서약을 하게 되었다. - P102

짐승들의 합창은 보름달이 뜬 밤에 가장 화려해지는 것 같았다. 가장 광란의 소리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 비루했다. - P103

틀림없이 산꼭대기와 능선에서 모이강을 내려다보는 동물 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녀석들이 한 마리도 빠지지 않고 울어대는 것 같았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이 짐승들을 그 무엇도 달랠 수 없다는 듯이. 그레이니어는 감히 잠을 자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엄청난 징조 같아서였다. 어쩌면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경보일 수도 있었다. - P103

그가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아이는 굳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알아본 기색 같은 것이 저절로 나타나서 이 아이가 케이트임을 증명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이의 눈에는 오로지 두려움뿐이었다. 늑대의 눈처럼. 그래도. 그래도. 케이트였지만, 이제 케이트가 아니었다. 이제 케이트가 아닌 아이가 모로 누워 있었다. 옆으로 구부러진 왼쪽 다리의 무릎 아래에 부서진 뼈가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와 있었다. 세 발로 기어다니다가 완전히 지쳐서 부서진 다리를 질질 끌고 온 아이일 뿐이었다. 그는 가끔 아기 케이트의 머리카락이 어떤 모양인지, 아이가 그대로 살았다면 어떤 모습이 되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아이는 거의 대머리였다. 듬성듬성 몇 군데에만 머리카락이 있을 뿐이었다. - P106

아이는 숨이 반만 붙어 있는 상태로 잠들어 있었다. 그는 한참동안 아이를 지켜보았다. 노인처럼 피부가 쪼글쪼글했다. 손은 아래로 구부러지고, 손목 등 쪽에는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발은 나무의 마디처럼 단단하고 울퉁불퉁했다. 잠들어 있는데도 왜 얼굴이 늑대처럼, 짐승처럼 보이는 걸까? 그는 답을 알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있는 얼굴에는 생기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 이 생물의 머릿속에는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 P108

저쪽 세컨드 스트리트에서 감리교 신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보너스 읍내에서 다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레이니어는 아직 드물게 예배에 참석했다. 마침 예배가 있는 시간에 읍내에 나왔을 때. 교회에서 사람들은 그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었다. 글래디스와 함께 거의 매주 예배에 나오던 시절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체로 교회에 간 것을 후회하는 편이었다. 교회에서 그는 자주 울었다. 모이 계곡에서 살 때는 자잘하게 할 일이 워낙 많아서 다른 데 신경을 쓸 틈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슬프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러다 찬송가가 시작되면 기억이 났다. - P111

그레이니어는 여든 살이 넘어서 1960년대까지 살았다. 살아있는 동안 태평양에서 수십 마일 떨어진 서부까지 여행한 적도 있지만, 바다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동쪽으로 가장 멀리 간 곳은 몬태나주 경계선 안쪽으로 40마일 거리인 리비였다. 그가 사랑한 사람은 한 명(아내 글래디스)이었으며, 재산은 땅 1에이커, 말 두 마리, 수레 한 대였다. 그는 술에 취한 적이 없고, 총기를 구매한 적도 없고, 전화기로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다. 기차를 자주 탔지만 자동차도 많이 탔고 비행기도 한 번 타본 적이 있었다. 말년의 십 년 동안 그는 읍내에 나올 때마다 텔레비전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으며, 자손을 남기지도 않았다. - P119

그 지역의 거의 모든 사람이 로버트 그레이니어를 알았지만,1968년 11월 언제쯤에 잠을 자다 숨을 거둔 그가 가을과 겨울내내 오두막에 혼자 누워 있었어도 그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봄에 등산객 두 명이 우연히 그의 시신을 발견하고는, 다음날 의사를 데리고 왔다. 의사는 사망증명서를 작성한 뒤 두 등산객과 함께 오두막에 기대어져 있던 삽으로 땅을 파서 마당에 무덤을 만들었다.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지금도 그곳에 잠들어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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