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의 멍청한 성격 때문에 키르피첸코는 어떤 여자와 함께 있어도 항상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는 항상 전에 만나던 여자를 잊게 되고, 그리하여 모든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곤 했다. 일단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끝이었던 것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었다. 그는 일찍이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렇게 자신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번처럼 울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번처럼 멋진 휴가를 즐긴 적이 없었다.
작가들의 수필집을 읽으면 그 작가의 개인적인 면을 알게 되어 한층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의 생활 신조 등등 하루키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여행과 독서와 글쓰기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다.
이게 ‘fuck the duck‘이 되면 ‘일하지 않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운다‘는 다른 의미가 되는 모양이다. 말이라는 건 여러 가지로 어렵다. 고작 집오리한 마리를 ‘퍽‘ 하는데도 ‘한 마리의 그 부근에 있는 집오리 [a]‘와 ‘거기에 있는 특정한 집오리 [the]‘의 차이가 있어서 영어는두려운 것이다. 관사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범죄자를 비난하고 벌하는 건 물론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마도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똑같은 비참한 사건이 며칠 안에 다시 일어날 것이다. 말하자면 절망적인 빈곤이 구조적으로 만들어내는 비인간적인 폭력 행위의 연쇄를 끝내는 것은, 새끼 고양이 사샤를 떠맡듯이 그렇게 간단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동화가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다. 물론 모두 운 좋게 사샤처럼 행운을 만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글을 쓸 때도 그렇지만, 사람이 언제나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오랫동안 뭔가를 계속하자면 산도 만나고 골짜기도 만나는 법이다. 컨디션이 나쁠때는 나쁜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범위 안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무리하지 않고, 고개를 치켜들고 꾸준히 참고 해나간다면, 다시 조금씩 컨디션이 되돌아오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