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소니아 나무는 왜 새를 죽일까? - 식물학 ㅣ 질문하는 과학 15
이영숙.최배영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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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길을 걷다 마주치는 나무나 꽃들을 보며 식물은 그저 한자리에 머물러 조용히 살아가는 정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했다. 움직이지 못하니 동물보다 수동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영숙 최배영 작가의 피소니아나무는 왜 새를 죽일까를 읽으면서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고 영리하게 전략을 짜는지 알게 되어 놀라웠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이 책은 식물학이라는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분야를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풀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 우리가 식물에 대해 가질 법한 엉뚱하고도 본질적인 질문들을 Q&A 방식으로 쉽게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식물도 똥을 눌까? 걸어 다니는 나무가 있다고? 같은 질문들은 읽는 즉시 해답이 궁금해져 책장을 계속 넘기게 만든다. 식물생리학자인 두 저자는 전문적인 지식을 어려운 학술 용어가 아니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게다가 책 중간중간 삽입된 나오미양 작가의 개성 있고 직관적인 그림들은 식물의 복잡한 구조나 생태를 단번에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어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다.

목차를 살펴보며 흥미로운 주제가 참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내 시선을 사로잡은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는 1장의 키 큰 나무는 어떻게 꼭대기까지 물을 끌어올릴까이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가 펌프 하나 없이 오직 증산 작용과 모세관 현상 그리고 물 분자의 응집력이라는 자연의 원리만으로 수분을 꼭대기 잎까지 올려보낸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식물이 겉으로는 고요해 보여도 그 내부에서는 중력을 거스르는 엄청난 물리적 활동이 쉴 새 없이 일어나고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두 번째로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2장의 식물도 전쟁을 한다고? 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숲속이 사실은 햇빛과 영양분을 차지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터라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뿜어내거나 덩굴로 빛을 가려버리는 등 생존을 향한 식물들의 무자비한 경쟁은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했다. 움직일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물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무서운 무기를 개발해 낸 식물의 진화 과정이 신기했다.

우리는 흔히 식물을 풍경의 일부나 인간의 필요에 의해 소비되는 자원으로만 여긴다. 그러나 이 책은 식물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치밀한 전략으로 번성해 온 주체적인 생명체임을 일깨워준다. 무심코 지나쳤던 초록색 생명체들의 치열하고도 경이로운 세계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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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시대, 세상을 연결한 부의 통로
조영헌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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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중국사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이나 다큐멘터리를 종종 찾아보곤 했다. 거대한 대륙을 무대로 펼쳐지는 왕조의 흥망성쇠나 영웅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로웠다. 하지만 조영헌 저자의 대운하시대 세상을 연결한 부의 통로는 그동안 내가 알던 정치나 전쟁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대운하라는 거대한 물길을 중심으로 경제와 상인들의 삶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명나라 영락제부터 청나라 건륭제까지 약 370년에 이르는 시기를 대운하 시대로 명명하며 이 물길이 어떻게 제국의 번영을 이끌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저자의 깊이 있는 연구 이력이다.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옌칭연구소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중국 근세 시대 상인들의 흥망성쇠와 대운하 연구에 오랜 시간 매진해 왔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시 상인들의 비즈니스 전략과 생존 방식을 복원해 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역사적 현미경으로 과거의 경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2장에서 다루는 부의 윤리와 상인의 품격이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상도덕을 지키고 부를 사회에 환원하려 했던 중국 제일 상인들의 모습은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과 겹쳐 보이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또한 평소 삼국지를 좋아해서 관우라는 인물에 익숙했는데 이 책에서 관우가 재물의 신으로 추앙받으며 상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어 반가웠다. 의리와 신용의 상징인 관우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숭배되었는지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한 대목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였다.

3장의 대륙을 가로지른 네트워크의 힘 역시 인상 깊었다. 1800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운하를 무대로 각 지역의 상인들이 어떻게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하며 거대한 상권을 형성했는지 그 역동적인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오직 물길을 통한 연결만으로 거대한 부의 흐름을 통제하고 지배했던 그들의 통찰력과 실행력은 경이로울 정도다.

과거의 역사 이야기지만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21세기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혜안을 준다. 난세에 기회를 찾고 변화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던 대운하 상인들의 생존 전략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유효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과거의 물길이 어떻게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지 경제적 혜안을 얻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대운하시대세상을연결한부의통로 #조영헌저자 #믹스커피출판사 #서평단 #중국상인 #대운하 #운하정신 @mixcoffee_onobooks @on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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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
박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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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AI가 인간의 지식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늘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나 역시 퇴직 이후의 삶이나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의 내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중 박진기 저자의 단독자를 읽게 되었다. 월급이 사라진 첫날 당신은 스스로를 온전히 먹여 살릴 무기가 있습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은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강력하게 내 의식을 깨웠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신뢰가 갔던 부분은 화려한 껍데기를 스스로 벗어던진 저자의 실전 이력이다. 핀란드 그룹의 해외 주재원으로 영국과 싱가포르를 누비며 이른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그는 37세라는 이른 나이에 조직의 권위가 신기루임을 깨닫고 스스로 은퇴를 결단했다. 명함이 사라진 야생에서 인테리어 현장 관리자로 땀 흘리며 흔들리지 않는 하방 요새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 삼아 부동산 투자 법인까지 성공시킨 그의 행보는 허공에 뜬구름 잡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혀 증명해 낸 실전의 기록이라 깊은 신뢰를 주었다.

책은 우리가 막연히 믿어왔던 평균의 종말과 대체 불가능한 실력의 중요성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그중에서도 4장 월 300만 원으로 완성하는 인생 바벨 전략 파트는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해 주어 무척 유용했다. 절실함이라는 독약과 리스크 관리술 그리고 단독자의 바벨 전략 실전 포트폴리오 등은 당장 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탄탄한 매뉴얼이었다. 무작정 퇴사하고 창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하방 요새를 먼저 구축한 뒤 상방 포텐셜을 노리는 바벨 전략은 그동안 내가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을 명쾌하게 걷어내 주었다.

또한 2장의 왜 신체자본에 먼저 집중해야 하는가라는 대목은 평소 물리치료사라는 내 직업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21세기의 가장 정직한 권력은 학벌이 아니라 자기 통제력을 보여주는 신체 자본 즉 건강과 체력이라고 강조한다. 타인의 신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건강한 움직임을 회복시켜 주는 나의 일이 단순히 기능적인 노동을 넘어 누군가의 가장 강력한 자본을 재건해 주는 대체 불가능한 작업임을 새삼 깨닫게 되어 자부심을 느꼈다.

단독자는 타인이 정해놓은 궤도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만의 실체적 기술과 정제된 신체 자본으로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길을 잃고 쫓기듯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생존 바이블을 추천한다.

♥<단단한맘수련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

#단독자 #모티브 #박진기저자 #단단한맘수련서평단 @gbb_mom @water_liliesjin @motiv_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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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 - 내 삶의 강박과 불안을 무너뜨리는 삭제 기술
북토크(이찬양) 지음 / 시그니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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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책들이 쏟아진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높이 성취하라는 압박 속에서 우리는 평생 채우는 법만 배우며 살아왔다. 나 역시 불안감에 쫓겨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스펙을 쌓으려 노력했지만 그 끝에 남은 것은 공허함과 지독한 번아웃뿐이었다. 그러던 중 북토크 저자의 딜리트는 더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덜어내야만 진짜 성장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가장 먼저 신뢰가 갔던 부분은 저자인 북토크의 독특하고도 이력이다. 재수 끝에 중등 영어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조직 문화에 환멸을 느끼고 사표를 던진 후 38만 구독자를 지닌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10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600개가 넘는 콘텐츠를 만들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울과 불안의 긴 터널을 마주해야 했다는 고백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머리로 짜낸 이론이 아니라 스스로 끝없는 더하기의 삶을 살다가 처절하게 부딪히고 깨어지며 얻어낸 덜어내기의 기술이기에 책의 모든 문장들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책은 우리가 진리라고 믿어왔던 5가지 거짓된 배움 자아실현, 강박, 노력을 향한 과신, 인정, 중독, 창의성에 대한 집착 조건부 행복을 하나씩 해체해 나간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강하게 울렸던 부분은 세 번째 딜리트 인정 중독 파트였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타인의 칭찬과 인정에 목말라하며 그것을 내 존재의 가치로 착각하도록 교육받아 왔다.

저자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나만의 굳건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기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먼저 고민했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타인의 인정을 구하는 잠재적 함정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 덕분에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이 배운 세대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불행한 세대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정보와 과부하의 시대 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강박들을 과감히 삭제 Delete 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비워낸 그 자리에 비로소 진짜 성장이 시작된다는 저자의 통찰은 무거운 짐을 진 현대인들에게 좋은 처방전이 되어준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쳇바퀴 속에서 지쳐버린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딜리트 #북토크저자 #시그니스출판사 #서평단 #자기계발서 #책추천 #삭제기술 @signis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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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는 인간
심현희 지음 / 이든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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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널린 흔한 에세이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기자라는 이성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 감성적인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심현희 작가의 연결하는 인간은 제목 그대로 단절된 세상 속에서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을 잇는 저널아티스트의 기록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다. 서울신문 공채 기자로 입사해 현재는 경제매체 유통산업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가 국내 최초로 현직 기자로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는 사실은 신선했다. 텍스트를 만들뿐만 아니라 음악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진심과 진정성이 결국 인간을 구원한다고 믿는 낭만주의자의 굳은 신념처럼 느껴졌다. 차가운 이성으로 세상을 보면서도 뜨거운 감성으로 노래할 줄 아는 야생의 기록자라는 추천사가 작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책은 3장으로 나뉘어 단절된 사회 속에서 작가가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고 세상과 연결되어 가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중에서도 3장 연결하는 인간에서 소개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정점의 절벽에서 발견한 진짜 정형외과라는 소제목 아래 등장하는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의 행보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전문직 종사자가 자신의 한계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영역으로 경계를 허물며 나아가는 모습은 직업의 확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묘한 자극을 주었다. 단순히 진료실에 머무는 의사가 아니라 세상과 다르게 호흡하려는 그 신기한 행보는 결국 스스로 장르가 되어버린 작가의 삶과도 맞닿아 있었다.

칼럼이 노래가 되고 글이 음악이 되는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조직과 틀 안에서 부단히도 단절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정해진 틀을 깨고 나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라고 용기를 준다. AI 시대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무엇인지 증명해 낸 작가의 실험은 팍팍한 일상에 힘을 준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선율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매력적인 저널아티스트의 책을 권하고 싶다.

#연결하는인간 #심현희작가 #에덴하우스출판사 #서평단 #에세이 #책추천 #저널아티스트 @knitting79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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