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결하는 인간
심현희 지음 / 이든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서점에 널린 흔한 에세이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기자라는 이성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 감성적인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심현희 작가의 연결하는 인간은 제목 그대로 단절된 세상 속에서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을 잇는 저널아티스트의 기록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다. 서울신문 공채 기자로 입사해 현재는 경제매체 유통산업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가 국내 최초로 현직 기자로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는 사실은 신선했다. 텍스트를 만들뿐만 아니라 음악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진심과 진정성이 결국 인간을 구원한다고 믿는 낭만주의자의 굳은 신념처럼 느껴졌다. 차가운 이성으로 세상을 보면서도 뜨거운 감성으로 노래할 줄 아는 야생의 기록자라는 추천사가 작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책은 3장으로 나뉘어 단절된 사회 속에서 작가가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고 세상과 연결되어 가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중에서도 3장 연결하는 인간에서 소개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정점의 절벽에서 발견한 진짜 정형외과라는 소제목 아래 등장하는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의 행보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전문직 종사자가 자신의 한계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영역으로 경계를 허물며 나아가는 모습은 직업의 확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묘한 자극을 주었다. 단순히 진료실에 머무는 의사가 아니라 세상과 다르게 호흡하려는 그 신기한 행보는 결국 스스로 장르가 되어버린 작가의 삶과도 맞닿아 있었다.
칼럼이 노래가 되고 글이 음악이 되는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조직과 틀 안에서 부단히도 단절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정해진 틀을 깨고 나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라고 용기를 준다. AI 시대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무엇인지 증명해 낸 작가의 실험은 팍팍한 일상에 힘을 준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선율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매력적인 저널아티스트의 책을 권하고 싶다.
#연결하는인간 #심현희작가 #에덴하우스출판사 #서평단 #에세이 #책추천 #저널아티스트 @knitting79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