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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립과 공존 -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공영수 지음 / 소장각 / 2023년 11월
평점 :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을 펴기 전까지 인도 문화에 대해 완벽한 문외한이었다. 기껏해야 요가, 타지마할, 혹은 길거리에 소가 돌아다니는 나라 정도의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20년 이상 인도에서 생활한 공영수 작가의 인도 대립과 공존은 이렇게 무지했던 나의 시야를 넓혀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복잡하고 무거운 역사적, 사회적 주제를 어려운 학술 용어 대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인도 초보자도 푹 빠져들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충격을 받았고 또 깊이 생각하게 만든 부분은 카스트 제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특히 목차 2부의 '할당제에 갇힌 사람들' 장을 읽으며 카스트가 단순히 교과서에 나오는 과거의 잔재가 아니라 21세기 인도 사회를 뒤흔드는 현재 진행형의 갈등 요소임을 깨달았다. 하층 카스트의 신분 상승을 돕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공직과 대학 입학 할당제가 오히려 상층 카스트의 거센 반발과 역차별 논란을 낳고, 심지어 자신들을 하층 카스트로 강등해 달라는 기이한 폭동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했다. 견고한 신분제의 굴레 속에서 끊임없이 대립하면서도, 국가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춰가는 인도의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경이로웠다.
두 번째로 2부의 '암소 보호 운동과 힌두 민족주의'였다. 이곳에서 종교가 어떻게 정치적 무기로 변모하는지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소를 신성시하는 종교적 믿음이 단순히 문화를 넘어 힌두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와 결합할 때, 소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타 종교인을 탄압하는 무서운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현실이 놀라웠다. 다양성의 나라 인도의 이면에는배타성과 갈등이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이 책은 '대립'과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인도를 가장 완벽하게 요약해 낸다. 종교, 카스트, 부족, 언어 등 무수한 다름 속에서 매일같이 대립하고 찢겨 나가면서도, 결국 붕괴되지 않고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자 경제 대국으로 함께 공존하는인도의 저력은 무서우리만치 거대하다. 인도 문화를 전혀 모르던 문외한이었지만 지금은 국제 뉴스에 나오는 인도의 정치와 사회 이슈들이 뚜렷하고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저 멀고 낯선 나라가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짜 인도의 민낯을 마주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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