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폭력 - 편견사회에서 장애인권 바로보기 장애공감 2080
시몬 코르프소스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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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코르프소스 작가의 시선의 폭력은 편견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 인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남을 죽이는 시선이 있다. ‘남을 가두는 말이 있다. 무관심을 드러내는 사회적 행동이 있다.’라는 문장이 내 마음을 강하게 찔렀다. 평소에 장애인을 향해 대놓고 혐오를 드러낸 적은 없지만 은연중에 나와는 다른 불쌍한 존재로 타자화하며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나의 시선 역시 폭력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가는 모든 인간은 서로 다르면서도 동시에 닮아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타인의 다름을 밀어내고 정상성이라는 좁은 틀 안에 나를 끼워 맞추면서 스스로의 온전함을 확인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인 태도가 결국 장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소외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다름의 시선을 닮음의 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신분석학적 통찰은 물리적인 장벽보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이 장애인을 더욱 깊은 감옥에 가둔다는 아픈 진실을 일깨워 준다.

최근 몇 년간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솔직히 나 역시 바쁜 출근길에 열차가 지연될 때면 그들의 시위 방식이 이기적이라고 원망하며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무관심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사회적 폭력을 마주하고 나니 비로소 그들의 절박함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그들이 온몸을 던져 외치는 것은 단순한 떼쓰기가 아니라 비장애인 중심으로 철저하게 설계된 이 견고한 세상에서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한 처절한 생존 투쟁이었다. 내 안의 불편함과 외면이야말로 그들을 선로 위로 내몬 가장 잔인한 시선의 폭력이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장애 인권 헌장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며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들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걸고 싸워야만 얻을 수 있는 기적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시선의 폭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존엄의 시선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소중한 안내서다. 누군가를 동정하거나 차별하는 폭력적인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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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열두 가지 얼굴 - 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
류상철 외 지음 / 한길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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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철 박종호 정태관 작가가 함께 쓴 돈의 열두 가지 얼굴은 단순히 재테크 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다.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차가운 숫자에 가려져 있던 돈의 진짜 철학을 보여준다. 돈을 많이 버는 기술 대신 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가치관을 묻는 깊이 있는 인문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숫자 빼고 얘기하는 돈에 대한 진짜 철학이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돈과 인격 돈과 시간 돈과 신뢰 등 돈이 가진 다양한 얼굴들을 열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1장 돈과 인격 선택과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 파트를 읽으며 나의 모습을 성찰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보면 나의 진짜 가치관과 인격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늘 돈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정작 불필요한 과시용 소비에 돈을 쓰며 허영심을 채우려 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돈이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라는 작가의 통찰에 동의하게 된다.

8장 돈과 부채 파트에서 언급된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터는 약속이라는 구절은 현재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정확하게 조명한다. 끝없이 치솟는 집값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부채 그리고 고갈되어 가는 국민연금 문제는 결국 기성세대가 당장의 풍요를 누리기 위해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로 대출을 끌어다 쓴 참담한 결과다. 선심성 정책이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다음 세대의 지갑을 미리 털어 빚잔치를 벌이는 이기적인 대한민국의 사회 구조를 보며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꼈다. 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짊어진 세대 간의 갈등과 부채의 무거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11장 돈과 행복 불행을 막는 방파제 행복을 비추지 못하는 등대라는 대목은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돈이 없으면 겪게 되는 수많은 불행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돈 자체가 우리를 행복의 목적지로 안내하는 등대가 될 수는 없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돈을 삶의 목적 그 자체로 삼고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돈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12장 돈과 가족 사랑과 계산의 공존을 읽을 때는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문제를 건강하고 투명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신의 돈은 하인인가 주인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책을 덮은 후에도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그동안 나는 돈의 노예가 되어 통장 잔고의 숫자에만 일희일비하며 끌려다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 책은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내가 어떤 삶을 선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묻는 정직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팍팍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돈의열두가지얼굴 #경제 #한길사 #서평단 @hangi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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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가지 산업으로 분석하는 재무제표 - 숫자로 푸는 회계 계정과 투자 의사결정
신정훈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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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하고 장기 투자하는 것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신정훈 작가의 11가지 산업으로 분석하는 재무제표는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가치 투자의 기본은 기업의 내재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고 그 출발점은 당연히 재무제표를 읽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거듭할수록 똑같은 영업이익이나 재고자산 수치라도 기업이 속한 산업군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위험 식별은 분석의 본질입니다라는 문장이 가치 투자자인 나의 투자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어 깊은 공감을 했다. 수익이 커도 부도나는 기업과 현금이 말라도 성장하는 기업을 구분하는 눈은 단순히 숫자의 크기만 비교해서는 절대 길러지지 않는다. 파트 3에 등장하는 손상차손이나 차입원가의 자본화 그리고 우발부채 같은 항목들은 재무제표의 숨겨진 지뢰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무작정 싼 주식을 샀다가 숨겨진 부실 때문에 가치 함정에 빠져 큰 손실을 보았던 지난날의 뼈아픈 경험들이 떠오르면서 기업의 민낯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든든한 방패를 얻은 기분이었다.

파트 4의 산업별 재무제표 특성 분석이다. 식품 제조부터 화장품 반도체 2차전지에 이르기까지 11가지 주요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해부하고 그에 맞는 핵심 재무 비율을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은 단가가 실적을 결정하고 2차전지는 원재료 가격의 움직임이 핵심이라는 식의 입체적인 분석은 단순한 회계 지식을 넘어 실전 투자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동안 획일적인 잣대로 모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 했던 오만함을 반성하게 되었고 각 산업의 고유한 언어로 숫자를 다시 번역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가치 투자는 결국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숫자로 증명된 사실에만 배팅하는 지루하지만 확실한 싸움이다. 이 책은 얄팍한 테마주나 차트 매매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본질에 집중하려는 모든 가치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산업별로 다르게 숨 쉬는 숫자의 맥락을 짚어내는 작가의 통찰력을 통해 투자 안목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진 것을 느낀다. 책을 덮고 나면 빽빽하고 복잡하게만 보이던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가 내가 발굴할 위대한 가치주의 보물지도로 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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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사주 - 따끈하게 풀어낸 쉬운 사주 이야기
하원만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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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능 프로그램 운명대전에서 출연자들의 사주풀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명리학에 깊은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보려니 한자도 많고 용어도 어려워 망설이던 차에 하원만 작가의 떡볶이 사주라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 친근한 이 책은 맵고 달콤한 떡볶이처럼 누구나 쉽게 명리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아주 맛깔나게 쓰인 훌륭한 입문서다.

책의 뒷면에 적힌 사주에는 좋고 나쁜 사주가 없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내 마음에 들어왔다. 운명대전 같은 방송을 보면서 혹시 내 팔자가 나쁘게 나오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작가는 누구나 오행의 불균형을 안고 태어나며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곧 인생이라고 다정하게 말해준다. 결국 사주는 정해진 숙명에 무기력하게 굴복하는 학문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기 위해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따뜻한 안내서였다.

사주의 기본 재료인 음양오행부터 십신과 일주까지 마치 요리 레시피를 배우듯 아주 직관적이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나무 불 땅 쇠 물이라는 다섯 가지 색깔로 내 삶의 기운을 파악하고 예순 가지의 일주 레시피를 통해 내 운명의 맵단짠한 맛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복잡한 격식이나 어려운 한자어 대신 일상적인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니 내 사주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성향까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시야가 생겼다.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아주 훌륭한 자기 이해의 도구가 되어준다. 점집에 가서 수동적으로 내 미래를 묻고 두려워하는 대신 스스로 내 삶의 재료들을 파악하고 나만의 멋진 인생 레시피를 직접 요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떡볶이사주 #책과나무 #하원만작가 #명리학 #사주풀이 #운명대전 @book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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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인생 습관 - 정신과 의사에게 배우는 ‘내려놓기 기술’ 100가지
와다 히데키 지음, 홍성민 옮김 / 레몬한스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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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히데키 작가의 어른의 인생 습관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인생 후반전을 맞이한 어른들에게 전하는 백 가지의 내려놓기 기술을 담은 책이다. 인생은 붙잡을수록 무거워지고 내려놓을수록 가벼워진다는문장이 매일 무언가를 움켜쥐느라 전전긍긍하던 내 마음을 위로해줬다. 우리는 보통 나이가 들수록 더 완벽한 어른이 되어야 하고 노후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참아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삼십오 년간 수많은 환자를 치료해 온 저자는 무리하지도 않고 참지도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활기찬 인생 후반을 즐기는 비결이라고 단언한다.

일과 돈 그리고 인간관계와 노후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반을 가볍게 덜어내는 아주 구체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특히 1장과 2장에서 싫은 일이나 서툰 일은 하지 않는다거나 참으면서 절약하지 않는다는 대목을 읽을 때는 내 모습을 보며 얘기해주는 것 처럼 느꼈다. 그동안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떠맡고 불안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무조건 유보하는 것이 어른스러운 삶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다. 자책하지 말고 느슨한 삶을 즐기라는 작가의 처방전은 꽉 막혀 있던 숨통을 트이게 해주었다.

4장과 5장에 나오는 인간관계와 장래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이었다. 부모나 자식과 같이 살지 않는다거나 가족 간병은 직접 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칫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이 서로를 끝까지 사랑하고 지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지혜로운 거리 두기임을 깨달았다. 치매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덤은 없어도 된다는 쿨한 태도를 보며 늙어감과 죽음에 대해 내가 가졌던 막연한 공포심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억지로 인연을 이어가며 연하장을 보내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메세지도 공감갔다. 특히 한 챕터가 끝나면 불교용어로 삶을 가볍게 해주는 단어들이나 문장들이 좋았다.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해방 일지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중년들이나 벌써부터 노후의 불안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쓸데없는 걱정과 타인의 기대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훌훌 벗어던지고 내일 당장 어제보다 훨씬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 인생을 시작하게 만들어준다.

#어른의인생습관 #와다히데키 #정신과의 #레몬한스푼 #서평단 @bababooks2020.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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