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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열두 가지 얼굴 - 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
류상철 외 지음 / 한길사 / 2026년 3월
평점 :
류상철 박종호 정태관 작가가 함께 쓴 돈의 열두 가지 얼굴은 단순히 재테크 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다.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차가운 숫자에 가려져 있던 돈의 진짜 철학을 보여준다. 돈을 많이 버는 기술 대신 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가치관을 묻는 깊이 있는 인문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숫자 빼고 얘기하는 돈에 대한 진짜 철학이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돈과 인격 돈과 시간 돈과 신뢰 등 돈이 가진 다양한 얼굴들을 열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1장 돈과 인격 선택과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 파트를 읽으며 나의 모습을 성찰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보면 나의 진짜 가치관과 인격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늘 돈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정작 불필요한 과시용 소비에 돈을 쓰며 허영심을 채우려 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돈이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라는 작가의 통찰에 동의하게 된다.
8장 돈과 부채 파트에서 언급된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터는 약속이라는 구절은 현재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정확하게 조명한다. 끝없이 치솟는 집값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부채 그리고 고갈되어 가는 국민연금 문제는 결국 기성세대가 당장의 풍요를 누리기 위해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로 대출을 끌어다 쓴 참담한 결과다. 선심성 정책이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다음 세대의 지갑을 미리 털어 빚잔치를 벌이는 이기적인 대한민국의 사회 구조를 보며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꼈다. 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짊어진 세대 간의 갈등과 부채의 무거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11장 돈과 행복 불행을 막는 방파제 행복을 비추지 못하는 등대라는 대목은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돈이 없으면 겪게 되는 수많은 불행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돈 자체가 우리를 행복의 목적지로 안내하는 등대가 될 수는 없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돈을 삶의 목적 그 자체로 삼고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돈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12장 돈과 가족 사랑과 계산의 공존을 읽을 때는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문제를 건강하고 투명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신의 돈은 하인인가 주인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책을 덮은 후에도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그동안 나는 돈의 노예가 되어 통장 잔고의 숫자에만 일희일비하며 끌려다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 책은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내가 어떤 삶을 선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묻는 정직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팍팍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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