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록 :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
장형우 지음 / 아침사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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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의사의 비만록은 살 빼는 법을 알려주는 흔한 다이어트 책이 아니다. 비만 대사 수술 전문의인 저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기록을 통해 비만을 질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외치는 의료 에세이다. 우리는 흔히 살이 찐 사람을 보며 자기 관리를 못한다거나 게으르다고 쉽게 판단해버린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지한 것인지 지적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뜨끔했던 건 비만인들을 향한 나의 편견이었다. 살이 찐 건 게을러서라고 단정 짓고 자기관리가 부족이라고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저자는 비만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호르몬과 유전 그리고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성 질환임을 의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죽을힘을 다해 굶고 운동해도 요요가 오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생존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비만 대사 수술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성형 수술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막기 위한 최후의 치료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수술대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의 절박한 사연을 읽으며 그들이 겪었을 육체적 고통과 사회적 차별에 마음이 안타까웠다. 의사로서 환자의 삶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최근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술이라는 마지막 수단이 두려워 망설이던 환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단순히 식욕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호르몬을 조절해 체중을 감량시키는 이 약들의 기전은 비만이 의지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 질환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물론 약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지만 의학의 발전이 비만 환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 책은 다이어트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처방전 같은 책이다. 비만이라는 질환에 여러가지 해결 방법이 있고 그 중에서도 새로운 치료법들도 사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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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개의 포춘쿠키 -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
오봉환 지음 / 아티서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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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환 작가의 소설 열두 개의 포춘쿠키는 지도를 따라 움직이는 여행과 내면으로 향하는 마음의 여행이 하나로 포개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좁디좁은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었을까라는 주인공의 독백은 안전하지만 숨 막히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민준이 떠나고 혼자가 된 주인공이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절망 속에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은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은 감정의 결과보다는 선택 앞에서 우리가 짓는 표정에 더 주목한다. 주인공은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는 포춘쿠키 문구에 이끌려 스스로 길을 잃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위험을 피하려다 삶 자체를 피해왔던 자신을 마주하고 이왕이면 제대로 길을 잃어보자고 나서는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사랑은 기억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문장은 책의 후반부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엄마가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존재 자체에 새겨진 연결의 증거를 발견하는 과정은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인간 본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개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삶의 장면들 속에 툭 던져진 질문들은 멈칫하게 만든다.

우리는 늘 정해진 해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이 소설은 답이 문장 속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QR코드는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세계로 경험을 확장시켜 주는 독특한 장치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설 속 배경이나 음악을 감상하며 읽으니 마치 내가 그 여행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넘어 잠시 멈춰 서서 인생의 소중한 목록들을 다시 펼쳐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열두개의포춘쿠키 #오봉환 #4bookAI #서평단 @4boo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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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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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야네라스의 ‘직관과 객관’은 복잡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느낌이 아닌 숫자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내 감이나 경험이 맞다고 믿지만 저자는 그게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의 데이터 저널리스트답게 방대한 통계와 사례를 들어 우리가 빠지기 쉬운 생각의 함정들을 짚어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우리의 직관이 얼마나 자주 빗나가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뉴스에서 자극적인 사건을 보면 세상이 망해가는 것 같지만 통계를 보면 실제로는 범죄율이 줄고 있다는 사실 같은 거다. 저자는 시끄러운 소음 대신 차가운 숫자를 볼 때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고 말한다. 평소에 나도 모르게 기분 내키는 대로 결정하고 나중에 후회한 적이 많았다. 내가 확신했던 것들이 사실은 편견 덩어리였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운명의 장난 우연의 힘을 무시하지 마라 챕터에서 깊은 공감이 생겼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실패하면 노력이 부족했다고 탓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설명할 수 없는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별생각 없이 한 일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다는 거다. 그동안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자책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모든 게 내 탓이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100퍼센트 확실한 건 없으니 확률로 생각하라는 조언이 특히 와닿았다.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는 법을 배운 기분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뭘 믿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직관과객관 #오픈도어북스 #키코야네라스 #서평단 #하움출판사 @haum1007 @opendoorbooks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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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텔링 - 운세와 미래에 관한 다섯 편의 소설 앤솔러지 느슨 1
김희선 외 지음 / 상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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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장진영 박소민 권혜영 김사사 다섯 작가가 함께 쓴 포춘 텔링은 운세와 미래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섯 가지 색깔의 이야기로 풀어낸 소설집이다. 보통 점이나 운세라고 하면 낡은 미신이나 과거의 유물로 치부하기 쉬운데 이 책은 그것을 가까운 미래나 SF적 상상력과 결합해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미래에도 인간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앞날을 불안해하고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 한다는 설정이 묘하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운명이라는 것이 정해진 길인지 아니면 만들어가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 역시도 매주 제미나이로 사주팔자로 운세를 확인한다. 각 단편 속 주인공들은 예언된 불행 앞에서 도망치기도 하고 맞서 싸우기도 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미래를 마주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명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나오거나 타로 카드가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되는 이야기들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기술이 발전해도 해결되지 않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불안을 건드린다. 우리는 왜 그토록 미래를 미리 알고 싶어 하는 걸까. 아마도 통제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특히 권혜영 작가의 언럭키 오타쿠의 새로운 숙명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귀멸의 칼날이나 진격의 거인 체인쏘맨 그리고 잘자 푼푼 같은 유명한 작품들을 이야기의 소스로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흥미로웠다. 랜덤 굿즈 깡을 하며 운을 시험하는 오타쿠의 일상을 소재로 삼은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소해 보이는 덕질의 순간에도 운명이라는 거창한 주제가 숨어있다는 걸 보여줘서 읽는 내내 공감하며 웃을 수 있었다.

다섯 작가의 개성이 뚜렷해서 지루할 틈 없이 읽혔다. 어떤 이야기는 서늘한 경고처럼 느껴졌고 어떤 이야기는 따뜻한 위로로 다가왔다. 불확실한 내일 때문에 힘들거나 사주팔자에 휘둘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라면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정해진 운명보다 중요한 것은 그 운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라는 사실을 담백하게 일깨워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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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일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설익은 인생 성장기
작은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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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콩 작가의 설은일기는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감과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불안함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인스타툰이다. 제목인 설은은 나이 서른과 아직 설익었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데 이 중의적인 표현이 절묘하게 잘 지었다. 저자는 20대 초반부터 류머티즘 관절염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며 남들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살아왔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서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오해를 받거나 열심히 살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좌절하는 모습은 아픈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을 사는 모두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건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식의 섣부른 위로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아프면 아픈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아 조급해질 때마다 나에게는 나만의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되뇌게 만든다. 완벽한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설익은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글로만 적혀 있었으면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인데 귀여운 그림체의 웹툰 형식이라 훨씬 쉽고 편하게 읽혔다. 아픈 상황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그림들이 오히려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작가의 감정이 더 생생하게 와닿았다. 긴 글을 읽기 부담스러운 날 가볍게 펼쳐 들었지만 그 안에 담긴 위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화려한 성공담보다 이렇게 묵묵히 버티며 살아내는 이야기가 더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덮고 나면 나를 괴롭히던 불안함이 조금은 잦아들고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나 자신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설은일기 #작은콩작가 #인스타툰 #서평단 #스튜디오오드리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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