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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개의 포춘쿠키 -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
오봉환 지음 / 아티서원 / 2026년 1월
평점 :
오봉환 작가의 소설 열두 개의 포춘쿠키는 지도를 따라 움직이는 여행과 내면으로 향하는 마음의 여행이 하나로 포개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좁디좁은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었을까라는 주인공의 독백은 안전하지만 숨 막히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민준이 떠나고 혼자가 된 주인공이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절망 속에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은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은 감정의 결과보다는 선택 앞에서 우리가 짓는 표정에 더 주목한다. 주인공은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는 포춘쿠키 문구에 이끌려 스스로 길을 잃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위험을 피하려다 삶 자체를 피해왔던 자신을 마주하고 이왕이면 제대로 길을 잃어보자고 나서는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사랑은 기억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문장은 책의 후반부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엄마가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존재 자체에 새겨진 연결의 증거를 발견하는 과정은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인간 본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개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삶의 장면들 속에 툭 던져진 질문들은 멈칫하게 만든다.
우리는 늘 정해진 해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이 소설은 답이 문장 속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QR코드는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세계로 경험을 확장시켜 주는 독특한 장치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설 속 배경이나 음악을 감상하며 읽으니 마치 내가 그 여행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넘어 잠시 멈춰 서서 인생의 소중한 목록들을 다시 펼쳐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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