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안형선 지음, 조원지 그림 / 크래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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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는 12년 차 직장인 생활을 정리하고 집수리라는 낯선 세계로 뛰어든 저자의 직업 생존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 수리 기사라고 하면 거친 남성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저자는 30대 여성으로서 공구 가방을 둘러메고 현장을 누빈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여자가 서 있으면 당황하는 고객들의 시선이나 힘이 약해 못할 거라는 편견을 실력으로 깨부수는 과정이 재밌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요즘 우리 사회도 직업에 남녀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남자가 간호사를 하거나 여자가 중장비를 운전하면 신기하게 쳐다봤지만 이제는 꽤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변화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증거다. 힘을 쓰는 일이나 거친 현장은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기술과 책임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증명한다. 이런 변화가 반갑고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성별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길 바란다.

사무실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에 매달리던 삶에서 땀 흘린 만큼 정직한 결과가 나오는 노동의 삶으로 전환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꽉 막힌 하수구를 뚫고 고장 난 문고리를 고쳤을 때 느끼는 즉각적인 성취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몸은 고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 스트레스 없이 오직 문제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술직의 매력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나도 집 안에 고장 난 곳들을 직접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싱크대 수도관을 혼자 교체해봤는데 고장날까봐 조마조마했다.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내 공간을 내 손으로 돌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로를 고민하거나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보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화려한 성공 신화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기 기술을 연마하는 직업인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여자인데요집수리기사입니다 #안형선작가 #조원지작가 #크래커출판사 #서평단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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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의 리듬운동 통증해방 - 국내 최고 스포츠의학 권위자의 회복운동 결정판
홍정기 지음 / 깸(여성경제신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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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 교수의 리듬운동 통증해방은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아다녀도 답을 찾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허리나 어깨가 아프면 뼈나 근육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엑스레이나 엠알아이 같은 검사 결과에 매달린다. 하지만 저자는 통증의 진짜 원인이 구조적인 손상이 아니라 깨져버린 몸의 리듬과 뇌에 새겨진 통증의 공포에 있다고 진단한다. 아프니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방어 기제가 오히려 몸을 더 뻣뻣하게 만들고 그 긴장이 다시 통증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신선했다.

책상 앞에 하루 종일 앉아 모니터만 바라보는 생활을 하다 보니 뒷목이 당기고 허리가 뻐근한 것이 일상이 되었다. 유튜브를 보며 무리하게 스트레칭을 따라 하다가 오히려 더 아팠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운동을 하라는 말이 숙제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책은 땀을 뻘뻘 흘리며 근육을 키우는 힘든 운동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자연스러운 리듬을 회복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제안한다. 살살 달래듯이 몸을 움직여 뇌에게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야 비로소 통증 스위치가 꺼진다는 원리는 그동안 통증치료에 왜 실패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었다.

물리치료사로서 임상 현장에서 만성 통증 환자들을 접하다 보면 아픈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온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우리는 이것을 보호성 근긴장이라고 부르는데 이 상태에서 억지로 근육을 늘리거나 강한 자극을 주면 뇌는 더 큰 위협을 느껴 몸을 더 단단하게 잠가버린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리듬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장점을 보여준다. 일정한 박자에 맞춰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는 행위는 뇌에게 지금 이 움직임이 안전하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주어 과민해진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딱딱하게 굳은 관절을 억지로 꺾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듯 자연스러운 리듬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해제하고 잃어버린 고유 수용성 감각을 깨워주는 과정은 우리가 치료실에서 시행하는 재활 치료의 원리와 동일하다.

책에 소개된 리듬운동을 직접 따라 해보니 거창한 도구도 필요 없고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어 부담이 없었다. 뻣뻣했던 관절이 기름칠한 기계처럼 부드럽게 돌아가고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통증은 내 몸이 보내는 적신호가 아니라 몸을 돌봐달라는 간절한 구조 신호였다.

이 책은 통증과 싸우느라 지친 현대인들에게 내 몸과 화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처방전이다. 병원 치료로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치고 이 책에서 제안하는 리듬운동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홍정기의리듬운동 #통증해방 #홍정기박사 #리듬운동 #출판사깸 #서평단 @kkae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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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 환자
계영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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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수 작가의 소설 실어증 환자는 제목에서부터 침묵이라는 단어가 느껴지는 책이다. 1980년대와 9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삶과 아픔을 그려낸 이 작품은 화려한 아메리칸드림 뒤에 숨겨진 짙은 그림자를 파고든다. 말리부 해변에서 남편이 실종되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낯선 땅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두 가족의 비극적인 서사를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주인공들이 겪는 실어증은 단순히 뇌의 병변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 의학적 증상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들어주는 이가 없어 입을 닫아버린 사회적 타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의 격변과 이민 사회의 차가운 현실 속에서 그들은 살기 위해 혹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겉도는 대화만 나누는 모습은 소통이 단절된 채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작가가 포착해 낸 이민자들의 디아스포라는 물리적인 고향 상실을 넘어 정서적인 안식처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고독을 대변한다. 말을 잃어버린 개인과 듣지 않는 사회라는 두 축 사이에서 우리는 모두 조금씩 실어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진심을 말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적당한 말을 고르느라 정작 중요한 감정은 삼켜버린 적이 꽤 많았다. 이 책은 그런 침묵 속에 감춰진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지 묻는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듯 시종일관 무겁고 진지하지만 그 끝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여운이 기다리고 있다. 언어가 닿지 않는 자리에서 오히려 더 진한 감정이 피어난다는 역설을 보여주며 진정한 소통은 유창한 언변이 아니라 상대의 침묵까지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됨을 알려 준다. 화려한 말들의 성찬에 지쳐 고요한 사색이 필요한 사람이나 관계의 단절로 외로움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실어증환자 #계영수작가 #미다스북스 #서평단 #장편소설 @mida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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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y, 코딩 없이 AI 앱 개발의 시작 - RAG·LLM 워크플로우 기반 에이전트로 완성하는 실무형 AI 시스템
멀티코어 외 지음 / 프리렉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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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y 코딩 없이 AI 앱 개발의 시작은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상력만 있다면 자신만의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를 보여주는 가이드북이다. 평소 나만의 앱을 만들고 싶어서 제미나이에게 코드를 짜달라고 한 적이 있다. 제미나이는 순식간에 복잡한 파이썬 코드를 뱉어냈지만 코딩 지식이 전무한 나에게는 그저 알 수 없는 외계어의 나열일 뿐이었다. 까만 화면 어디에 이 코드를 붙여넣어야 하는지 에러가 나면 도대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마치 최고급 식재료는 구했지만 정작 요리할 도구와 주방이 없어 멍때리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복잡한 코딩 언어를 입력하는 대신 블록을 조립하듯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기능을 연결하고 챗봇을 만드는 과정은 놀라울 만큼 직관적이었다. 제미나이가 재료를 구해주는 유능한 조수라면 Dify는 그 재료를 가지고 누구나 근사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게 해주는 최신식 주방과 같았다. 파이썬이라는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했던 나에게 이 책은 희망을 줬다.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을 넘어 내가 원하는 흐름대로 블록을 배치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I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RAG 기능을 통해 내가 가진 문서들을 학습시켜 나만의 똑똑한 비서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단순히 챗GPT와 대화하는 것을 넘어 실제 내 업무 매뉴얼이나 자료를 업로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답변하는 도구를 직접 구현할 수 있다. 이 책은 AI가 더 이상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 것인가 하는 기획력과 상상력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제미나이로 코드를 짜다가 실행조차 못 해보고 막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Dify가 얼마나 혁신적인 도구인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나만의 AI 앱을 꿈꾸는 모든 비전공자들에게 이 책은 가장 친절하고 강력한 안내서이다.

#Dify코딩없이AI앱개발의시작 #프리렉출판사 #Dify #AI앱개발 #서평단 @freelec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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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뼈 해부도감
모리구치 미쓰루 지음, 장하나 옮김, 박경한 감수 / 더숲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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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뼈 해부도감은 털과 가죽에 가려져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동물들의 내밀한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흔히 뼈라고 하면 으스스한 해골이나 죽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에 담긴 정교한 골격들은 생명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처럼 느껴진다. 하늘을 날기 위해 속을 비워 가볍게 진화한 새의 날개 뼈나 거대한 몸무게를 버티기 위해 기둥처럼 굵어진 코끼리의 다리 뼈를 보며 각자의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자연의 설계 능력이 신기했다.

다양한 동물들의 뼈 구조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과 같다. 물리치료학과 시절 밤새워가며 사람의 뼈 이름을 외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워야 하는 지식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동물의 뼈와 인간의 뼈를 비교해보니 해부학이 살아있는 생명의 테두리로 다가왔다. 겉모습은 전혀 다른 인간과 고래의 앞지느러미 뼈 구조가 닮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모든 생명이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되었다는 진화의 신비를 느꼈다. 단순히 뼈의 이름과 개수를 나열하는 지루한 해부학 책이 아니라 뼈의 형태가 동물의 움직임과 생활 방식을 어떻게 결정짓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자연사 도슨트 투어가 떠올랐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동물들의 진짜 모습을 뼈를 통해 들여다보는 과정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투명하고 깊게 만들어준다.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부터 생명의 구조적 미학에 관심이 많은 어른들까지 누구에게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동물뼈해부도감 #더숲출판사 #모리구치미쓰루 #서평단 @theforest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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