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뼈 해부도감
모리구치 미쓰루 지음, 장하나 옮김, 박경한 감수 / 더숲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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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뼈 해부도감은 털과 가죽에 가려져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동물들의 내밀한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흔히 뼈라고 하면 으스스한 해골이나 죽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에 담긴 정교한 골격들은 생명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처럼 느껴진다. 하늘을 날기 위해 속을 비워 가볍게 진화한 새의 날개 뼈나 거대한 몸무게를 버티기 위해 기둥처럼 굵어진 코끼리의 다리 뼈를 보며 각자의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자연의 설계 능력이 신기했다.

다양한 동물들의 뼈 구조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과 같다. 물리치료학과 시절 밤새워가며 사람의 뼈 이름을 외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워야 하는 지식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동물의 뼈와 인간의 뼈를 비교해보니 해부학이 살아있는 생명의 테두리로 다가왔다. 겉모습은 전혀 다른 인간과 고래의 앞지느러미 뼈 구조가 닮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모든 생명이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되었다는 진화의 신비를 느꼈다. 단순히 뼈의 이름과 개수를 나열하는 지루한 해부학 책이 아니라 뼈의 형태가 동물의 움직임과 생활 방식을 어떻게 결정짓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자연사 도슨트 투어가 떠올랐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동물들의 진짜 모습을 뼈를 통해 들여다보는 과정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투명하고 깊게 만들어준다.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부터 생명의 구조적 미학에 관심이 많은 어른들까지 누구에게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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