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백수학
김상미 지음 / 드루주니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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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작가의 소설 ‘내 이름은 백수학’은 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이름은 백수학인데 정작 본인은 수학을 제일 싫어하는 수포자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수학 성적이 대학을 결정하고 대학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는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이름을 달고 사는 주인공의 고충이 남 일 같지 않았다.

나도 학창 시절 수학을 포기했던 수포자였다. 칠판 가득 적힌 숫자와 기호들이 암호처럼 보여서 답답했다. 수학 시간만 되면 투명 인간처럼 앉아 시간을 때우던 그때의 무력감이 떠올랐다. 주인공 수학이가 이름 때문에 겪는 에피소드들이 웃기면서도 짠하게 다가왔다. 수학을 못하면 마치 성실하지 않거나 머리가 나쁜 아이로 취급받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느꼈을 위축감이 전해졌다.

특히 이 책을 쓴 작가가 현직 고등학교 수학교사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래서인지 교실 풍경이나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매우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책 중간중간에 실제 수학 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도 이 책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소설을 읽다가 갑자기 수학 문제를 마주했을 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주인공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며 수학이 단순히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도구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성적 비관을 다루는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다. 수학이는 수학 공식은 못 외워도 친구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눈을 빛내는 아이다. 성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숫자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담백하게 보여준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입시 지옥에서 허우적대는 청소년이나 성적표만으로 아이를 판단했던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수학 문제 하나 틀린다고 인생이 틀리는 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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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서 - 사해 문서로 다시 보는
Daniel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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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작가의 사해 문서로 다시 보는 에녹서는 전문 신학자가 아닌 고문서 번역에 천착해 온 공학도 출신 작가가 쓴 책이다. 보통 에녹서라고 하면 낯선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사해문서 원본과 대조하며 에녹서가 신약 성경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담백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번역과 해설이 매우 논리적이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교회를 다녔을 때 주일마다 빠짐없이 예배를 드리고 성경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그때는 에녹이라는 인물이 그저 성경 속 족보에 잠깐 등장했다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라진 신비로운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목사님 설교 시간에도 에녹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나 네피림 같은 존재들이 신약 성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교회를 그렇게 오래 다녔는데도 이런 중요한 역사적 배경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건 성경에 짧게 등장하는 네피림이나 타락한 천사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펼쳐진다는 점이었다. 마치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재미가 있으면서도 이것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간절한 종말론적 신앙이었다는 사실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특히 신약 성경에 나오는 인자라는 개념이 에녹서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을 읽을 때는 숨겨진 보물지도를 발견한 것처럼 신비로웠다.

평소 성경을 많이 안다고 자부했는데 에녹서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성경의 거대한 빈칸을 채우게 되어서 정말 신기했다. 고문서라고 해서 어렵고 지루할 줄 알았는데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성경의 숨겨진 배경이나 고대 문헌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신비주의에 빠지지 않고 냉철한 이성으로 텍스트를 분석하는 저자의 태도에서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알던 성경이 평면적인 텍스트가 아니라 입체적인 역사로 보여질 것이다.

#사해문서 #에녹서 #사해문서로다시보는에녹서 #하움출판사 #서평단 #성경 @haum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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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록 :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
장형우 지음 / 아침사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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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의사의 비만록은 살 빼는 법을 알려주는 흔한 다이어트 책이 아니다. 비만 대사 수술 전문의인 저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기록을 통해 비만을 질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외치는 의료 에세이다. 우리는 흔히 살이 찐 사람을 보며 자기 관리를 못한다거나 게으르다고 쉽게 판단해버린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지한 것인지 지적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뜨끔했던 건 비만인들을 향한 나의 편견이었다. 살이 찐 건 게을러서라고 단정 짓고 자기관리가 부족이라고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저자는 비만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호르몬과 유전 그리고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성 질환임을 의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죽을힘을 다해 굶고 운동해도 요요가 오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생존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비만 대사 수술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성형 수술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막기 위한 최후의 치료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수술대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의 절박한 사연을 읽으며 그들이 겪었을 육체적 고통과 사회적 차별에 마음이 안타까웠다. 의사로서 환자의 삶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최근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술이라는 마지막 수단이 두려워 망설이던 환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단순히 식욕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호르몬을 조절해 체중을 감량시키는 이 약들의 기전은 비만이 의지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 질환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물론 약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지만 의학의 발전이 비만 환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 책은 다이어트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처방전 같은 책이다. 비만이라는 질환에 여러가지 해결 방법이 있고 그 중에서도 새로운 치료법들도 사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만록 #장형우의사 #아침사과출판사 #마운자로 #위고비 #나는마운자로를맞는의사다 #비만관리 #서평단 #범문에듀케이션 @panmun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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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개의 포춘쿠키 -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
오봉환 지음 / 아티서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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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환 작가의 소설 열두 개의 포춘쿠키는 지도를 따라 움직이는 여행과 내면으로 향하는 마음의 여행이 하나로 포개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좁디좁은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었을까라는 주인공의 독백은 안전하지만 숨 막히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민준이 떠나고 혼자가 된 주인공이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절망 속에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은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은 감정의 결과보다는 선택 앞에서 우리가 짓는 표정에 더 주목한다. 주인공은 사람은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길을 잃어봐야 한다는 포춘쿠키 문구에 이끌려 스스로 길을 잃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위험을 피하려다 삶 자체를 피해왔던 자신을 마주하고 이왕이면 제대로 길을 잃어보자고 나서는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사랑은 기억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문장은 책의 후반부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엄마가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존재 자체에 새겨진 연결의 증거를 발견하는 과정은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인간 본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개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삶의 장면들 속에 툭 던져진 질문들은 멈칫하게 만든다.

우리는 늘 정해진 해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이 소설은 답이 문장 속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QR코드는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세계로 경험을 확장시켜 주는 독특한 장치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설 속 배경이나 음악을 감상하며 읽으니 마치 내가 그 여행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넘어 잠시 멈춰 서서 인생의 소중한 목록들을 다시 펼쳐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열두개의포춘쿠키 #오봉환 #4bookAI #서평단 @4boo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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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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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야네라스의 ‘직관과 객관’은 복잡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느낌이 아닌 숫자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내 감이나 경험이 맞다고 믿지만 저자는 그게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의 데이터 저널리스트답게 방대한 통계와 사례를 들어 우리가 빠지기 쉬운 생각의 함정들을 짚어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우리의 직관이 얼마나 자주 빗나가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뉴스에서 자극적인 사건을 보면 세상이 망해가는 것 같지만 통계를 보면 실제로는 범죄율이 줄고 있다는 사실 같은 거다. 저자는 시끄러운 소음 대신 차가운 숫자를 볼 때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고 말한다. 평소에 나도 모르게 기분 내키는 대로 결정하고 나중에 후회한 적이 많았다. 내가 확신했던 것들이 사실은 편견 덩어리였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운명의 장난 우연의 힘을 무시하지 마라 챕터에서 깊은 공감이 생겼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실패하면 노력이 부족했다고 탓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설명할 수 없는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별생각 없이 한 일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다는 거다. 그동안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자책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모든 게 내 탓이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100퍼센트 확실한 건 없으니 확률로 생각하라는 조언이 특히 와닿았다.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는 법을 배운 기분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뭘 믿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직관과객관 #오픈도어북스 #키코야네라스 #서평단 #하움출판사 @haum1007 @opendoorbooks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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